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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빠져나가는 글로벌 자금, “투자 더욱 축소될 것” - 탈중국 글로벌자금, 미중간 투자전쟁 발발 - 중국으로의 투자자가 사라졌다! - 글로벌 자금의 중국 투자, 앞으로 더 축소될 것
  • 기사등록 2023-07-29 0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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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글로벌자금, 미중간 투자전쟁 발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에 이어 이젠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자금마저 속속 이탈하고 있어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점 중국 시장을 건너뛰는 대신 미중 갈등과 중국의 성장 둔화로부터 반사이익을 얻는 신흥국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미중간 무역·기술 분야에 이어 투자 분야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글로벌 자금의 중국 이탈은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더딘 중국의 경기 회복세,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부재에 따른 실망감, 미중간 긴장 고조 등이 주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로이터의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투자에 주력하는 뮤추얼 펀드에서 6억7천400만 달러(약 8천610억원)가 순유출된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뮤추얼펀드에는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인 'MSCI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 ETF' 한 곳에만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수의 주요 보유종목은 TSMC와 삼성전자 등이다.


또한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상위 10개 뮤추얼 펀드의 규모는 2021년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12개월간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 주식 매수액은 390억 달러(약 49조8천억원)에 이르렀다. 이 자금 규모가 선강퉁·후강퉁 등을 통한 중국 본토 주식 매수액을 앞선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직접적인 이득을 보는 국가로, 제조업 공급망에서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을 대체하는 멕시코·인도·베트남 등을 꼽았고, 또한 중국보다 나은 성장 전망 덕분에 매력이 올라간 브라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ETF 운용사 Global X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말콤 도슨은 “중국의 수출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멕시코,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 등 다른 신흥 시장 국가가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필요한 변화의 규모가 향후 10년간 이러한 자본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SEI투자의 아시아 태평양 및 신흥시장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라우는 "중국은 신흥국 가운데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주요국가 중 하나"라면서 “라틴아메리카 시장의 양호한 성장과 밸류에이션, 한국과 대만 기업의 기술 중심 순풍, 공급망 변화가 투자자들에게 중국보다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으로의 투자자가 사라졌다!]


그런데 중국 경제의 진짜 위기는 글로벌 자금들이 중국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닝스타가 추적하는 상위 10개 중국 집중 뮤추얼 펀드의 규모도 2021년 정점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잘 알려진 UBS 중국펀드(UBS China Opportunity Equity Fund)도 6월 말까지 자산이 45억 달러로 줄어들어 2021년 1월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국부 펀드 GIC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리 젠수바키는 “글로벌 자본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로 혜택을 받는 부문과 국가로 ‘점진적으로’ 자본을 이동했으며, 그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국가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펀드 매니저와 어드바이저들은 중국 중심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투자자문업체 케임브리지 어소시에이츠의 벤저민 로는 “최근 12개월간 중국 투자 상품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고객들은 대신 “일본 같은 아시아내에서의 중국 외 지역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금의 중국 투자, 앞으로 더 축소될 것]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자본의 중국 투자가 앞으로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로이터는 “서방의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중국 투자에 따른 '평판 위험'도 커지고 있으며, 중국 투자 시 내부 감사부서에 정당성을 설득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니 중국에로의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군사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금지한 이후 주춤하던 투자자들은 조 바이든 정부가 칩과 양자 컴퓨팅 등의 분야를 포함하도록 금지 목록을 확대한 이후 더욱 주춤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25일(현지시간)에도 미국 투자자가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지분을 획득할 때 미국 재무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채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양자 컴퓨팅, AI 부문에 대한 투자를 심사하고 금지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렇게 중국을 향한 글로벌 투자를 더욱 옥죄이는 형국에서 감히 중국으로의 투자 자체를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반(反)간첩법 제정을 비롯한 중국 당국의 강압적인 사회 통제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對)중국 첨단산업 규제 조치가 외국인의 중국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 지역 신입사원들에게 “2025년이 돼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 일감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컨설팅 업체 매킨지 중국지사 직원 절반가량도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중국 지사는 최근 일감 수주를 위한 전략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홍콩 소재 헤지펀드의 한 사업 개발 매니저는 로이터에 “투자자들이 여전히 (경제 재개 등) 기대할 만한 것이 있었던 작년보다 상황이 훨씬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 헤지펀드는 지난 몇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와 관련해 APS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웡콕호이는 “미국·캐나다와 일부 유럽 투자자들은 정치적 압력 때문에 중국을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미국이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에 이어 투자전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차이나머니도 맞대응, 탈서방화]


글로벌자금이 탈중국을 하는 가운데 중국 자본, 이른바 차이나머니도 서방세계를 탈출하고 있어서 글로벌 자금과 중국 자본 모두 서로가 손해 보는 ‘마이너스섬’ 게임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가 1470억 달러(약 189조3360억 원)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최대였던 2016년(1961억 달러)과 비교하면 25% 줄었다.


특히 미국, 유럽 같은 서방 선진국에서 중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갔다. 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와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2016년 중국 기업이 G7 국가에서 진행한 인수합병(M&A)은 120건이었지만 지난해 13건에 그쳤다. 같은 해 중국 기업의 전체 해외투자 중 42.8%인 840억 달러(107조6712억 원)가 G7에 쏠렸지만 지난해는 18%인 74억 달러(9조4779억 원)에 그쳤다.


중국 자본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선진국에서 대형 부동산을 대거 매입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 같은 투자는 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격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 부동산이나 기업이 더 이상 중국 자본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차이나머니의 대이동은 시진핑 주석의 글로벌 정책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자본들은 미국 등의 부동산보다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같은 신흥시장의 재생에너지나 전기차 배터리 같은 미래 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전쟁의 결말은 이미 드러나 보인다. 글로벌 자금의 탈중국은 중국 경제 기반에 관련된 것이어서 타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 정부가 갑자기 글로벌기업들을 달래고 투자 유치에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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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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