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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의 최대 패착, 나토 32+1체제 본격화 - 튀르키예 ‘깜짝’ 동의… 스웨덴, 나토 32번째 회원국 - 러시아에게는 안보지형상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 것 - 우크라 침공, 러시아 국경을 1천200여km 에서 2천550㎞로 만들어
  • 기사등록 2023-07-12 0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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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깜짝’ 동의… 스웨덴, 나토 32번째 회원국]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스웨덴이 핀란드에 이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32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하게 된다. 여기에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사실상의 준회원국 대우를 받게 됨으로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그동안 중립국을 표방해 오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역의 안보 위험이 커지면서 나토 가입을 추진해 왔는데, 11일부터 열리는 정상회의 직전에 그동안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반대해 오던 튀르키예가 극적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보도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12일까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반(反)터키 무장단체의 활동을 용인한다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지만,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지역의 방어 및 억제력 강화를 위해 튀르키예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튀르키예의 친러시아 태도 등으로 인해 주저해 오던 F-16 전투기와 기타 무기를 튀르키예에 팔 수 있다는 암시로 널리 해석됐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찬성하는 대신 튀르키예의 EU 가입을 원한다고 했는데, 이 또한 긍정적 반응을 얻게 되면서 결국 튀르키예가 그동안 완강하던 태도를 바꾸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밤(현지 시각)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튀르키예가 동의했다고 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친러시아 편에 서 있는 헝가리도 그동안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헝가리는 그동안 “튀르키예가 동의할 경우 따르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스웨덴 가입을 막는 장애는 사실상 이날로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의미하는 것은?]


그렇다면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기로 한 것이 러시아에게는 어떤 의미를 던져주게 될까? 한마디로 러시아에게는 안보지형상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러시아의 북유럽 활동 영역이 축소되고, 유럽 중북부 구소련권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스웨덴은 그 자체의 국방력으로 나토의 집단방위에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은 해군력이 강한 데다가 전투기까지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로서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웨덴이 나토에 제공할 안보이익은 최근 31번째 동맹국으로 가세한 핀란드와 한 쌍을 이뤄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지난 3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스웨덴 없이 완성되지 않는다”고 밝힐 정도로 스웨덴의 나토가입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렇게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당장 러시아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인 발트해를 사실상 점거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러시아 해군에게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스웨덴, 핀란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나토 동맹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과 발트해를 둘러싸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러시아 해군이 활개치던 발트해를 나토동맹국이 장악하게 되고,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까지 수복하게 된다면 흑해에서의 러시아 해군도 대폭 위축되면서 러시아 해군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동안 발트3국은 러시아 본토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까닭에 안보불안을 느껴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그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 그런데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나토는 스웨덴, 핀란드를 통해 더 쉽게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어 집단방위 체제의 결속과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이언 브레진스키 선임 연구원은 “스웨덴이 합류하면 발트해가 '나토의 연못'이 된다”며 “이에 따라 유럽 중북부에 안보와 군사적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장기적으로 보면, 스웨덴의 나토 합류는 서방이 러시아의 북극해 전략을 통제하는 데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스웨덴은 미국,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극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전망은?]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 절차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우크라이나의 나토 신속 가입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혔던 정치·국방·경제 개혁 관련 절차가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집약적인 회담 끝에 나토 동맹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에서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을 제거하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나토 가입 희망국은 정치와 국방, 경제 수준을 나토 회원국에 요구되는 수준으로 개혁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이 절차를 면제하기로 기존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다만 MAP가 면제됐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가입이 허용되는 건 아니다.


당장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 가입) 준비가 안 됐다”면서 “가입 투표 요구는 시기상조”라며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신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미국이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있는 이스라엘 사례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장 나토 가입을 하는데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고, 전쟁이 마무리되면 나토 가입을 본격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작년 2월부터 시작된 전쟁이 끝나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도출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방 외교관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 내에서의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지위'라는 표현과 '상황이 허용할 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는 문구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시기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사실상의 준회원국 대우를 하면서, 때가 되면 휴전조건으로 나토가입을 추진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명목상 존재하던 나토를 러시아가 다시 부활시켰다!]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토는 ‘종이 호랑이’나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 동서 냉전 구도 해체 이후 몸집은 비대해졌지만 대응 태세는 느슨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나토가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강력한 군사동맹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다 러시아 푸틴 덕이다.


어디 그뿐인가? 푸틴 때문에 나토국가의 수도 늘어났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가입은 푸틴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수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도 전쟁이 끝나게 되면 곧바로 나토에 가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나토의 확대 및 강화는 푸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건 이유중 하나가 나토 확장을 저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나토는 확장되었고, 부실하던 나토는 더욱 강건해졌다.


결국 러시아는 이웃 국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게 됐다. 크렘린궁도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며 구체적인 대응 수단이 없음을 인정했다.


특히 이제 러시아는 기존의 1천200여km 국경에 더해 이제는 2천550㎞에 달하는 서북쪽 국경을 나토 동맹과 마주하게 됐다. 이는 푸틴에게 끔찍한 시나리오다. 당장 그 국경선을 방어할 군대도 없고 무기도 없다. 그저 국경선이라는 가상의 선만 존재하는 그야말로 안보공백 상태를 그대로 노출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발칸 반도의 코소보와 보스니아도 친(親)러시아 노선을 표방한 세르비아가 자국을 위협할 수 있다며, 나토 가입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앞으로도 나토의 확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결국 지난해 나토 동진(東進)을 막겠다며 감행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히려 나토를 앞마당으로 불러온 자충수가 된 셈이다. 그야말로 아이러니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무기화도 실패해 버렸고, 경제는 서방의 제재로 갈수록 부실해지고 있다.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던 푸틴의 꿈은 이렇게 모두 다 무너져 내려 버렸다. 이것이 지금의 러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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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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