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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우크라전쟁 끝내기 수순 돌입, 강철비폭탄 보낸다! - 우크라에 무차별 살상무기 ‘집속탄’ 공급하는 美 - 전쟁 종식을 위한 마무리펀치로 사용될 집속탄 - 나토사령관, "집속탄은 러 방어망 뚫기 위한 효과적 무기"
  • 기사등록 2023-07-08 04: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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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무차별 살상무기 ‘집속탄’ 공급하는 美]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결단의 시점이 왔다고 판단하고 국제적으로 사용을 중단하고 있는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강철비’라 부르는 집속탄은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무차별 살상무기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500일을 앞두고 총력 지원하는 차원에서 공급 방침을 굳힌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자 지면을 통해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모두 8억 달러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한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집속탄 지원을 계속 요청해 왔고, 미국이 고민 끝에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


*‘집속탄’이란 무엇인가?


‘집속탄’이란 하나의 폭탄(모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자폭탄)이 들어 있는 무기로, 시한 장치를 통해 모폭탄이 목표 상공에서 터진 뒤 그 속에 들어 있던 자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강철비’라고도 불린다. 인명 살상 뿐 아니라 기갑 부대 공격에도 활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러시아군의 확고한 진지를 효과적으로 타격하고 인력과 포병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게 함으로써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로라 쿠퍼 국방부 부차관보는 지난 6월 말 미국 의회의원들에게 “미 국방부가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유용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특히 전장에 파고든 러시아 진지에 대항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속탄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사실 집속탄 사용이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불발탄 때문이다. 집속탄은 원래 지면에 닿는 즉시 폭발하도록 설계되었지만 그동안 사용 예를 보면 불발탄 비율이 일반 폭탄보다 상당히 높아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불발탄이 남으면 전후에도 상당기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인도주의 단체에 따르면, 자폭탄의 5분의 1 이상이 폭발하지 않고 남아 있다가 수년 후 폭발하거나 취급할 때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NYT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집속탄으로 인해 56,500~86,5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집속탄으로 인해 수많은 미군 장병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발칸 반도, 라오스의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도 집속탄 잔재물로 인한 사건으로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에 보내는 집속탄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이중 목적 개량 재래식 탄약 또는 D.P.I.C.M.(Dual Purpose Improved Conventional Munitions)이라고 하는 폭발성 수류탄이 장착된 155mm 포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 포탄은 장갑차와 주변의 병력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155밀리미터 D.P.I.C.M. 포탄은 88개의 자탄을 장착할 수 있는 M483과 72개의 자탄을 장착할 수 있는 장거리용 M864 두 가지가 있다. 키이우에 어떤 버전이 고려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관리들은 “자국이 보유한 집속탄은 불발 확률이 낮아 민간인 피해가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집속탄을 둘러싼 우려에 대한 질문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는 집속탄은 불발 비율이 2.35% 이상인 구형 폭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국 의회는 매년 불발율 1%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지만,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집속탄이 과연 그러한 불발율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8년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은 불발율이 1% 이상인 집속탄의 생산 및 사용 또는 이전을 금지하도록 지시를 내리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무기를 10년 내에 파괴하도록 한 바 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불발탄 한도와 이를 초과한 탄약의 폐기 일정을 모두 변경했으며, 이후 의회는 주요 방산업체들이 주주와 여론의 압력으로 생산 계약을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발율이 1% 이상인 집속탄의 사용, 생산 또는 이전을 위한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입법 문구를 채택했다.


*미국은 집속탄을 지금도 생산하고 있나?


그렇다면 미국은 지금도 집속탄을 생산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모든 주요 전쟁에서 집속탄을 사용했지만, 수년 동안 새로운 집속탄은 생산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러나 휴먼라이츠워치가 국방부 보고서를 토대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5억 개 이상의 집속탄 또는 폭탄을 포함한 470만 개의 집속탄, 로켓, 미사일, 폭탄이 군 재고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집속탄은 사용금지되어 있지 않나?


집속탄은 무차별 살상무기인 탓에 상당수 국가가 사용을 중단했다. 실제 2010년 120개국은 집속탄 사용·제조·보유 등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에 서명했는데,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빠졌다.


집속탄금지협약 채택 이후 전 세계 집속탄 비축량의 99%가 폐기되었다고 집속탄금지연합(Cluster Munition Coalition)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에서 싸우고 있는 많은 최전선 지역이 이미 지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무기를 신중하게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이 사용된 적이 있나?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은 집속탄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다. 국제적 감시단체들은 지난 여름 연례 보고서에서 집속탄으로 인해 전투 첫 6개월 동안에만 최소 68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분쟁에 사용된 무기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인구 밀집 지역에서 수백 건의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은 지난해 4월 크라마토르스크의 혼잡한 기차역에서 집속탄을 장착한 미사일로 수십 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공격이다.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내는 것에 대한 동맹국 의견은?


사실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을 해 왔던 나토 동맹국들은 대부분 집속탄 사용 금지 협약에 이미 서명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도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집속탄 지원을 망설여 왔던 것이다. 자칫 동맹의 단결을 해칠 우려가 있어서다. 참고로 나토의 31개 회원국중 8개국은 이 비준에 동참하지 않았다.


[전쟁 종식을 위한 마무리펀치로 사용될 집속탄]


미국이 국제적 논란을 각오하고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으로 흔들린 틈을 타 ‘전쟁 종지부’를 찍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린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NYT는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기대했던 반격에 앞서 러시아군은 수 마일의 참호, 탱크 함정 및 지뢰를 사용하여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데, 수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이 이러한 방어를 극복하는 데 집속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집속탄은 러시아군 장비의 장갑을 뚫거나 러시아군 병사들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집속탄으로 인한 불발탄이 공격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러시아군이 광범위하게 깔아놓은 지뢰 등의 방어망을 파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집속탄을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WP에 “키이우의 지속적인 반격에 있어 이 무기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물론 서방진영에서 많은 포탄 등을 지원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비축량이 부족하고 제조가 수요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집속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레즈니코프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미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역시 집속탄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면서 “민간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현재로서 미국은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결단의 시점이 다가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남부 전선에 광범위하게 쳐놓은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뚫지 못하면 전쟁은 장기전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미국도 더 이상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WP는 미국의 집속탄 지원과 관련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초기에는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반대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제공과 관련해, 미 유럽사령부 수장이자 나토 최고 연합군 사령관인 크리스토퍼 카볼리 육군 장군은 지난 3월의 미 하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집속탄은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전장 무기”라고 극찬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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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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