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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싱하이밍 대사 경질? 갑자기 한국에 추파 던지는 중국 - 싱하이밍 중국대사 경질설, 천하이 미얀마 대사 내정설 - 돌연 태도 바꾼 왕이, 한국에 추파던지는 이유 있다 - 시진핑의 신형대국관계 이루기 위한 한미일 이간책 일환
  • 기사등록 2023-07-05 12: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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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경질설 대두]


한국을 향해 오만방자한 망언들을 쏟아내면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우리 정부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올 하반기에 이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의 외교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한국을 향해 추파를 던지면서 갑자기 중국의 외교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게 만든다.


한중간에 외교적 충돌을 일으켰던 싱하이밍 대사는 당시 사건 이후 어떤 유감이나 사과 표명도 없이 지난 6월 19일 슬그머니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사건 직후 대통령실은 “중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의 공을 중국 측에 넘겼다. 문제는 중국 대사가 이렇게 우리 정부와 각을 세우고 대충돌을 한 상황에서는 사실상 대사로서의 직무를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측 대응이 어떻게될지 주목되어 왔었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사실상 경질 요구에 대해 즉각적으로 소환하게 되면 자국의 잘못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이미 임기 3년을 거의 채운 싱하이밍 대사를 올 하반기에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수순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후임 대사로는 역시 강경론자인 천하이(陳海) 주미얀마중국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천 부국장은 2016년 12월 아주국 부국장으로서 사드 문제를 담당하면서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방한해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마뜩치는 않기는 하다.


그럼에도 현재의 중국 외교 기조가 전랑외교를 통한 강한 중국을 대내외에 공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싱하이밍의 후임으로 ‘천하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싱하이밍의 교체를 통해 한국 정부에 틈새가 벌어진 외교관계를 봉합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한국에 추파 던지는 왕이]


이렇게 주한 중국대사의 교체 움직임과 함께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3일 “한·중·일 3국은 지리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교류 증진이 중요하다”며 “비바람이 지나간 뒤 햇빛이 찾아오듯 기회를 움켜쥐고 손잡고 나아가 세 나라와 지역에 더 많은 공헌을 해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의 강경 태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드러운 태도로 협력 강화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왕이는 이어 “현재 ‘역사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및 외교장관 회의 등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 이웃 국가인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상황 관리’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다.


실제로 왕 위원은 “3국은 아시아인이란 뿌리를 인식해야 한다” “관계 개선에 자신이 있다”며 한·중·일 협력의 중요성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이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개최한 ‘3국 협력 국제포럼(IFTC)’에 중국 외교 라인 서열 1위가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다. IFTC는 지난 2019년 이후 4년만에 대면으로 개최됐으며 이번이 10회째를 맞는다.


왕이 위원은 이날 ”중국은 향후 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에 나설 것”이라며 “한일이 중국이란 고품질 발전의 쾌속열차에 올라타 아시아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만들자”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인공지능(AI), 자동차, 디지털 등을 언급하며 “손을 맞잡고 협력하자”고 했다. 또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2020년 중국 주도로 체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이행을 언급하며 “여러 다자 간 협력 시스템을 통해 서로 이득을 얻자”고도 했다.


[왕이의 추파가 의미하는 바는?]


그런데 이번 IFTC에는 한국의 박진 외교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단지 화상으로 축하의 인사만 건넸을 뿐이다. 그런데도 굳이 중국 외교의 1인자인 왕이가 직접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과 일본을 향해 직접 던질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왕이 위원은 화상으로 인사말을 한 박진 장관을 향해 산둥성에 위치한 태산을 함께 등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한·중·일 3국 유대와 협력을 강조한 왕이 위원의 발언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둘러싼 한중간 갈등 고조 국면, 그리고 미중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한미일의 결속이 강화되고 있는 측면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왕이 위원의 “비바람 뒤 햇볕든다”는 말도 지금의 중국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마디로 한미일이 하나로 뭉쳐지고 있음을 바라보면서 중국도 여기에 끼어들어 한중일 연대를 만들어 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는 한미일 연대가 곧 反중국의 길로 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한미일 공조는 중국의 고립과 함께 디리스킹의 강도를 깊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한미일 연대를 흔들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일이 어쩔 수 없이 연대를 한다 하더라도 최대한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적대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글로벌 디리스킹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마저 중국에 등을 돌리게 된다면 그야말로 중국은 설 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을 향해 전랑외교식의 강경자세로는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돌연 태도를 부드럽게 바꾼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도 밀어 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난 건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게 된다면 12월 서울이 개최지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왕이 위원은 이날 한·중·일 3국 간 공통점과 유대를 강조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왕 위원은 인사말에서 “코로나 3년 동안 세 나라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한 배를 탔고 어려움을 극복한 수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남겼다”며 “가까운 이웃의 정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왕 위원은 “일부 국가의 패권적 행태에 반대한다” “한일이 세계 각국과 관계를 발전하는 것을 존중하지만 어떤 관계도 주변국을 억제·봉쇄하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이는 분명히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향해 미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여기에 왕이가 왜 돌연 한국을 향해 부드러운 제스처를 보이는지 이유를 알 수가 있다.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를 꿈꾼다!]


왕이 위원은 이날 “중일한 3국과 아시아 각국은 개방된 지역주의를 실천하고 포용적인 아시아의 가치를 고취하며, 전략적 자주 의식을 배양하고 지역의 단결과 안정을 유지하며, 냉전사고의 권토중래를 배격하고 패권·패도의 위협을 받지 않고 자국과 자기 지역의 운명을 자신의 손에 확실히 쥐고 있어야 한다”면서 “한·중·일이 각자 전략적 자주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이 위원의 발언 속내는 간단하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중단하고, 오히려 중국과 유대관계를 깊게 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싱하이밍이 미국이 아닌 중국에 베팅하라고 했던 말과도 상통한다.



이러한 왕이 위원의 태도를 CNN도 흥미롭게 보도했다. CNN은 4일(현지시간) “미중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왕이 위원은 일본과 한국이 서방으로부터 '전략적 자율성'을 키우고 '아시아 부흥'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왕이 위원은 아시아는 뿌리가 하나이니만치 뭉쳐야 한다”면서 “중국-한국-일본의 운명은 우리에게 달려 있으니 당연히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CNN은 이러한 왕이의 발언은 그동안 중국 당국이 행해왔던 행동과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도 한 번도 한국과 일본의 편을 든 적도 없고, 오히려 북한 편에 서서 그들의 도발을 옹호해 왔다. 그래서 한-미-일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군사훈련도 하고 공조도 강화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중국은 과연 무엇을 했냐고 되물은 것이다.


결국 이날 칭다오의 IFTC에 왕이가 나타나 일장 연설을 한 것은, 한마디로 한미일의 결속을 방해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중국의 품 안에 두려는 ‘의미심장한 유혹’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신형대국관계와 맥을 같이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은 글로벌 외교의 초점을 신형대국관계에 두고 있다. 태평양 건너편은 미국이, 그리고 아시아는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겠다는 것이고, 당연히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영향권하에 두겠다는 오만방자한 발상을 하고 있다.


왕이가 이날도 미국이 아닌 중국 편에 서라고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진 것도, 이러한 시진핑의 신형대국관계론을 이루기 위한 노림수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왕이나 시진핑이나 모두 착각하는 것이 있다. 아무리 사탕을 발라 단맛으로 유혹한다 할지라도 한국이나 일본은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일부 정치권에서는 그럼에도 중국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중국의 속내를 알고도 그런 주장을 이어간다면 이는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과 같은 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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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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