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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세계화 꿈 中위안화의 대추락, 러시아마저도 투매 - 위안화 약세에 결국 중앙은행 수장 교체하는 중국 - 끝없는 위안화 추락. 결국 중국경제 침체가 원인 - 러시아마저도 투매하는 위안화, 국제화는 불가능
  • 기사등록 2023-07-04 0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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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에 결국 중앙은행 수장 교체하는 중국]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한없이 추락하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당장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수장도 교체하면서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시진핑 주석의 위안화 국제화의 꿈은 이미 물거품이 되어 버린 듯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을 중국인민은행 당서기에 임명했다”면서 “이에 따라 판궁성 부행장이 향후 중국 거시경제 사령탑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궈슈칭 인민은행 당서기와 이랑 당부서기는 면직처분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인민은행은 서열 1위인 당서기가 부총재를, 2위인 부서기가 총재를 맡아왔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이강 총재는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인민은행은 기존 2인 지도 체제에서 1인 지도 체제로 바뀌게 됐다.


판궁성 신임 당서기는 대표적인 외환 전문가로 꼽힌다. 1963년생인 판궁성은 중국인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후 캠브리지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등에서 공부했다.


그는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2008년에는 농업은행의 IPO(기업공개)를 주도해온 핵심 인물 중 하나다. 2012년 중국인민은행 부총재에 임명된 판궁성 당서기는 2016년 1월 이강 전 총재의 뒤를 이어 국가외환관리국장을 맡아왔다.


SCMP는 “이번 개편은 팬데믹 이후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고, 중국과 미국 주도의 서방 간 지정학적 긴장이 격화되면서 위안화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중국이 올해 초 강력한 부패 단속과 새로운 금융 규제 기관을 도입하는 등 중국 공산당의 금융 부문에 대한 지배력 강화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판궁성 당서기는 지난달 금융컨퍼런스인 루자주이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외환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신감, 조건, 능력이 있다”며 위안화의 안정적 운영에 자신감을 피력한 적이 있었는데, 그간 위안화 환율을 지탱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만큼 위안화 약세 흐름 속에서 적극적인 환율 개입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판궁성 당서기의 임명에 대해 현지 언론은 “적시에 관련 정책을 내놓음으로서 환율 안정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발신했고, 이는 외환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인민은행 수장 인사가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불룸버그는 “위안화 가치 급락, 외국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민은행 수장이 옐런 장관과 마주 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끝없는 위안화 추락,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중국 위안화의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두 달 가까이 맥을 못 추고 있다. 5월 중순 1달러당 7위안의 벽이 무너진 데 이어 6월 30일에는 7.2513위안(이하 역외위안화 환율 기준)까지 치솟았다. 1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위안이 들어간다는 것이니까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위안화 가치의 추락은 중국 시장에 대한 비관적 기대 때문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을 낙담시키고 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이 처한 현실은 앞으로도 위안화 추락을 막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미중간 충돌로 인하여 중국 경제는 계속 발목이 붙잡혀 있고 여기에 반도체 등의 추가 제재는 중국 경제의 미래를 더욱 더 비관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GDP의 25~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몰락은 외국의 자본가들을 더욱 실망시키면서 중국에 대한 매력을 사라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의 위안화 가치가 더욱 더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금리 차 확대로 중국 내 해외 자금 유출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에 대한 비관론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는 핵심이다. 관타오 중국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하락은 회복세가 둔화됐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는 기본적인 경제 사실에 대한 반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모든 경제지표들은 중국 당국의 기대와 달리 뒷걸음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30일 발표된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집계됐다. 5월의 48.8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4월에 50 이하로 떨어진 이후 3개월 연속 축소 국면(50 이하)을 기록했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실물경제 지표들도 지지부진하다. 5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는 데 그쳐 4월(18.4%)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에도 소비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성장을 견인했던 투자 부문까지도 부진하다는 점이다. 1∼5월 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누적치(4.7% 증가)와 시장 예상치(4.4%)를 모두 밑돌았다. 고용 시장도 얼어붙었다. 5월 16~24세 청년실업률은 20.8%로 전월(20.4%)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수치도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해도 고용률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실제 고용 문제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민은행이 긴급조치에 들어간 것이고, 이젠 책임자까지 교체하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굳은 의지가 엿보인다. 문제는 위안화 추락을 막는 것이 중앙은행의 노력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 정부 당국의 경제정책과 맞물려 있어서다.


[러시아마저도 투매하는 위안화]


시진핑 주석의 세계패권 장악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전초작업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위안화의 국제화 꿈도 허망한 일장춘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 제재로 대러시아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이 늘면서 중국 당국이 올해초 “위안화가 달러를 대처할 것”이라고 기세를 올린 바 있었는데 현실은 이와 딴판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6일 중국 정취안왕 등의 현지매체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5월 자료를 인용해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이 달러화 42.6%, 유로화 31.7%, 파운드화 6.47%, 엔화 3.11%에 이어 2.54%로 5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의 2.29%보다 소폭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시진핑 주석이 중남미 대국인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위안화 무역 결제를 확대하기로 합의하는 등 기세를 올리면서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2개월 간 3.2%로 세계 4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리고, 5월에는 수출마저 감소한 것으로 나오자 위안화의 가치는 계속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위안화의 가치가 지금보다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긴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미 레드라인으로 여기고 있던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포치(破七)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 위안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위안화의 가치 추락을 더욱 부추긴 것은 소위 ‘피를 나눈 형제’라면서 ‘위안화의 달러 대체’를 외치던 러시아가 위안화를 대대적으로 처분하고 있어서다. 러시아는 지난해 대중국 무역에서 354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거뒀다. 이전같이 달러가 아닌 위안화와 루블로 거래했으니 그에 해당하는 막대한 위안화가 러시아 손으로 넘어온 것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지난 5월까지 80억 달러 수준의 흑자를 봤다.


그런데 러시아는 이렇게 들어 온 위안화 중 45억 달러 어치를 작년 한 해 동안 처분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로 바꾼 물량도 있고, 중국 국유은행 계좌를 거쳐 서방 채권자 등에게 돈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부족한 재정도 보충하고 또 해외 채권자들에게 부채 상환도 한 것이다.


그런데 위안화의 해외 매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는 3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장 중국이 당황하고 있다. 러시아마저도 위안화를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국제통화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국 당국도 열불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국제적 상황까지 받쳐주지 않고 있으니 위안화의 처지는 더욱 더 불쌍하게 생겼다.


그런데 위안화의 가치 추락의 근본적인 문제 하나 짚고 가야할 것이 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금융계에 대한 공산당 직할 체제를 더욱 강화한 것은 중국 경제의 추락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고, 더불어 위안화의 회생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금융이 중국 공산당의 돈줄이다보니 직할체제를 강화한 것이지만, 그러한 체제가 자칫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것’은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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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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