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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드러나는 푸틴의 무능함, 반란 알고도 못막았다! - 사실로 드러난 푸틴 철권통치의 현실 - 푸틴은 왜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에 동의한 이유있었다! - 푸틴, ‘피의 숙청’ 단행할지도 관건, 오히려 쿠데타 부추길 수도
  • 기사등록 2023-06-30 05: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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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로 드러난 푸틴 철권통치의 현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계획을 이틀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를 막지도 못했고, 그저 안절부절하면서 쳐다만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푸틴의 무능함을 넘어 과연 푸틴 체제가 앞으로 지속가능한지의 의문까지 들게 만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복수의 서방 정보기관 당국자를 인용해 “푸틴이 프리고진의 반란계획을 이틀 전에 파악했음에도 그들의 모스크바 진격을 막지 못했다”면서 “이로인해 푸틴 대통령의 ‘철권통치’ 체제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키기 최소 이틀 전 반란 계획 정보를 입수했다. 당시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우크라이나 전쟁 총사령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 국경 남부 지역을 방문하는 때를 노려 생포하려 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올리는 핵심 측근 중 하나인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 대장도 27일 현지 매체에 “6월 22일~25일경 시작될 반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프리고진 진영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이 반역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영·미 정보기관도 통신 도청과 위성 사진 분석 등으로 일찌감치 알고 있었으며, 이 정보는 극비로 취급돼 다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에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한다. 반역이 있기 며칠 전부터 바그너그룹이 전차와 장갑차, 이동식 방공망 등을 이동시키고 탄약과 연료를 모으는 활동이 포착됐다면서다.


이렇게 프리고진의 반란 사실을 푸틴을 비롯한 크렘린 지도부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전 대응도 하지 않았고, 또 심지어 모스크바를 향해 진군했음에도 이를 차단하지도 않았다. 실제 크렘린궁은 정보 입수 후 23일 프리고진에 대한 체포령과 대테러작전체제를 발령했지만, 프리고진이 수도 200㎞ 앞까지 진격하는 동안 별다른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결국 프리고진이 자신의 반란 계획이 유출되었음을 알고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23일 급하게 거사를 강행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군부가 프리고진의 모스크바 진격을 막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통한 한 서방 정보 기관 관계자는 WSJ에 “프리고진의 원래 계획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었다”면서 “이 정보가 러시아 보안 기관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프리고진이 즉석에서 고안한 대안으로 모스크바를 향해 올라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방의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측이 프리고진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고도, 러시아 정규군이 프리고진의 모스크바 진격을 막지 못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나 판단력에 구멍이 생겼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WSJ는 “푸틴의 권위가 어느 정도냐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프리고진은 23일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수 시간 만에 러시아의 남부의 러시아군 거점기지인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했고, 모스크바까지 북진을 거듭하다가 수도를 200㎞ 앞둔 지점에서 철수를 발표했다. 바그너그룹이 1000㎞를 순식간에 이동, 푸틴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는 약 3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인구 백만 명의 대도시에 군용 공항도 갖추고 있는 로스토프나도누가 너무나 쉽게 바그너그룹의 손에 떨어진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바그너 용병이 점령한 기지가 우크라이나 남부전투를 총괄하는 군사기지인데도 사실상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무혈 입성을 했다는 점에서 러시아 정규군의 협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부르고 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그너그룹과 밀접한 관계였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통합 부사령관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관련 소식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WSJ에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이 반란의 결말은 정규군과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무장 대치로 끝나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왜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에 동의했을까?]


그런데 또 하나 의문이 생기는 것은, 반란 직후 프리고진 세력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선언했던 푸틴이 왜 바그너 반란 세력에 대한 사면과 함께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에 동의했을까 하는 점이다. 단지 러시아 정규군과 바그너 용병들간의 유혈충돌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해석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8일(현지시간) 미국전쟁연구소(ISW)의 보고서를 인용해 “푸틴이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을 인정한 것은 그를 제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푸틴이 바그너그룹에 대해 러시아가 전액 자금지원을 해 왔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이는 자충수라고 뉴스위크는 판단했다. 사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지난해까지 바그너그룹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고, 더더욱 바그너 용병집단과 러시아 당국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그동안의 러시아 당국의 공식 발표가 모두 허위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 법률에 따르면, 국가가 용병을 고용해서도 안되고 이들에게 자금 지원을 한다는 것은 더더욱 완전한 불법이다. 그럼에도 푸틴이 이들에게 자금 지원을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ISW는 “푸틴은 프리고진이 파렴치하고 부패한 인물, 또한 거짓말쟁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술책”이라 평가했다. 이는 아마도 프리고진이 러시아 사회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어서 그의 평판을 나쁘게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푸틴은 러시아 대중들이 프리고진을 파렴치한 인물로 낙인찍음으로써 대중의 환호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바그너 용병들의 벨라루스 결집을 방해하고,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프리고진을 분리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ISW의 해석이다.


그러나 푸틴의 프리고진에 대한 낙인찍기 작업에도 불구하고, 푸틴에 대한 평판이나 통치능력 등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도 재평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사임한 전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의 반란 시도가 궁극적으로 푸틴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면서 “전쟁이 계속되면서 러시아 엘리트들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푸틴을 축출해야 한다는 합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엘리트들 사이에서 실망과 분노, 짜증이 서서히 커지고 있었는데, 이번 프리고진 사태가 큰 자극을 주었고, 사람들은 상황이 매우 잘못되었고 매우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이 상황은 결국 푸틴이 물러나야 한다는 큰 이해로 이어질 것이며, 앞으로 반란은 아니더라도 푸틴의 등 뒤에서 이런 이야기가 점점 더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푸틴, ‘피의 숙청’ 단행할까?]


이 시점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푸틴이 반란과 관련해 소위 ‘피의 숙청’을 단행하게 될 것인지의 여부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바그너용병그룹 대표의 반란과 관련된 사람들을 처벌하려 하지만, 프리고진과 러시아 지배 엘리트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적으로 프리고진이 공개적으로 칭찬했고, 사전에 반란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이 처벌 대상으로 집중 거론된다. 수로비킨 장군은 지난 24일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친러 블로거들은 당국이 프리고진과 연관된 군인들을 수사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그동안 워낙 발이 넓었다는 점에서 아무나 처벌대상으로 삼기 어려운데다 사실 프리고진을 가장 옹호했던 이가 푸틴 자신이었다는 점에서 누가 누구를 처벌하느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심지어 페스코프 대통령궁 대변인의 아들도 바그너 용병그룹 포병에 지원해 훈장을 받았다. 이렇게 인맥이 얽히고 섥혀 있는데 누가 누구를 처벌하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 몰두해야 할 시기에 프리고진 잔당 축출 작업에 열중하게 된다면 또다른 문제도 불거질 수 있고, 이 와중에 자칫 이러한 숙청에 대한 반발로 또다른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푸틴 역시 굉장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푸틴을 정말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과연 군부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CNN은 28일(현지시간) “푸틴에 대한 일부 러시아 군대의 충성심에 대한 의문이 지속된다”면서 “바그너 용병들이 모스크바로 진격할 때 그들을 막기 위해 나선 것은 체첸군대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그너의 반란에 대응하는 쇼이구 국방장관의 무능함과 군대통솔 능력까지 의심을 받고 있어서 어차피 대대적인 군부의 개편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CNN은 내다봤다.


이렇게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일단락 되었지만 그 후폭풍이 가라앉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과 함께 이로인한 또다른 사건들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란 그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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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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