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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안화 가치 추락에 초비상 걸린 중국 - 위안화 가치 마지노선 진입에 화들짝 놀란 중국 - 커지는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 - 외부 입단속하는 중국, 그런다고 진실이 없어지나?
  • 기사등록 2023-06-28 1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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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마지노선 진입에 화들짝 놀란 중국]


중국 당국이 전방위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모습으로 인해 곳곳에서 ‘병든 경제’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에는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7.25위안에 근접하자 중국 당국과 국유은행이 달러 매도와 고시 환율 등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등의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54분께 7.2495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면서 “역내위안/달러 환율 흐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고, 전날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0.84% 올라 2월 3일(+0.9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7일 하루의 역외위안/달러 환율을 보면, 오전에 최고치를 찍자 당국이 급히 개입하면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7.2196위안으로 마무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1개월 추이로 살펴보면, 지금 중국의 역외위안/달러 환율이 얼마나 요동치고 있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한달전과 비교하면, 환율은 0.1546위안이 올았으며 증가율은 2,19%였다.


이를 올 연초와 대비해 보면, 지금 중국 경제의 흐름이 어떠한지 쉽게 정리된다. 연초 대비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0.3211위안이 상승했으며, 이는 무려 4.66%나 올랐다. 중국 당국이 계속 개입을 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렇게 환율이 요동을 치는 것은,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예상보다 더딘 중국의 경제 회복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미중간 금리 격차 확대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다보니 중국의 주가지수 또한 최저치로 향하고 있다. MSCI의 중국 주식 지수는 올해 1월 고점보다 거의 20%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주요 국유은행들이 역외 현물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안화 약세 속도를 늦추고자 하는 당국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중국 국유은행들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대신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게 일반적이며, 이외에도 고객들을 위해 외환 거래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의 지적대로 인민은행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낮은 수준의 고시 환율을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42위안(0.06%) 올린 7.2098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를 절하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7.2194위안)보다 절하 폭이 작았다.


이에 대해 다수의 외환 트레이더는 “전날 국내 장 마감 직전 국유은행들이 달러 매도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올리려 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마감 환율은 다음날 고시 환율에 영향을 끼친다”고 전하기도 했다.


화교은행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도 “고시 환율 수준은 인민은행이 최근 위안/달러 환율이 7.20위안에서 7.25위안으로 너무 빨리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면서 “어떠한 개입도 위안화 약화 속도를 늦추는 정도가 될 것이며, 7.25위안이 첫 저지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은 “위안/달러 환율 7.25위안은 여전히 중요한 문턱”이라면서 “이 수준을 넘어서면 환율이 지난해 고점 수준으로 빠르게 갈 수 있다”고 봤다.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7.32위안을 넘긴 바 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이러한 환율 위기에 대해 관영매체인 중국증권보는 27일자 보고서에서 “위안화에 대한 압력은 성장 촉진 조치로 인해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위안화 환율도 정상궤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 본 것이다.


또한 다음 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도 흘러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너무 늦게 대응하고 있고, 그 효과도 어느 정도일지 아직 미지수라는 점에서 환율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커지는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


이와 관련해 S&P 글로벌은 25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5월 데이터로 볼 때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부진하다”며 “중국의 회복은 투자와 산업의 지체로 고르지 못한 속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를 내린 바 있었던 S&P는 이번에 또다시 5.5%에서 5.2%로 하향 조정했다. 한마디로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매우 비관적으로 본 것이다.


블룸버그도 “하락세를 늦추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다른 나라들과의 정책적 괴리감이 심리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중국 거시전략 책임자인 베키 류는 블룸버그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며, 중국의 회복이 강력한 부양책의 부재 속에서 기대보다 더뎌 위안화는 단기적으로 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안화가 달러당 약 7.3 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3분기 말이나 4분기에는 안정되고 어느 정도 기반을 되찾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것도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갔을 때 그러할 것이라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의 건설업체 2곳이 지난 23일 추가로 달러 채권 상환에 실패히는 일이 발생했다. 블룸버그는 “수주 규모로 중국 내 33위인 센트럴 차이나 리얼 에스테이트와 100위 밖인 리딩 홀딩스 그룹이 채권 상환에 실패했다”면서 “중국 건설업체들은 주택 판매 부진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의 미흡으로 고전하고 있으며, 지난주에도 몇몇 업체가 기일 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외부 입단속하는 중국, 그런다고 진실이 없어지나?]


문제는 중국 경제의 현실에 대해 당국이 경제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거나, 왜곡하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하고, 또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온 재야 경제학자가 소셜미디어(SNS) 게시 금지 조치를 당했다. 27일 신랑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는 전날 밤 유명 재야 경제학자인 우샤오보 계정의 게시 기능을 중단시켰다.


그는 웨이보 팔로워가 473만명에 달하고, 동영상 누적 재생 수가 2천152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저명인사다.


그런데 그의 계정을 차단한 이유는 “그가 중국의 실업률을 조작하고 증권시장 발전에 부정적이거나 유해한 정보를 유포했으며, 중국의 정책과 관리 제도를 공격하고 부정하는 내용을 게시해, 관련 법률과 법규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작년 6월에도 유사한 이유로 게시 기능이 차단된 바 있었는데, 현재 그의 웨이보 계정 하단에는 '관련 법률·법규 위반에 따라 이 계정은 게시 금지 상태'라는 안내 글이 올라와 있다.


중국의 경제 정책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사이다 발언'에 네티즌들의 열띤 호응을 얻는 우샤오보는 지난달 27일 웨이보에 글을 올려 당국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우샤오보는 최근 “당국의 부동산 규제 이후 지난 3년간 집값이 급락해 수십조 위안(약 수천조원)이 증발했다”며 “작년 11월 당국이 부동산 부양 정책을 내놨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시장이 회복돼야 내수가 살아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한 부동산 보유세에 대한 당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분양가 상한제 전면 폐지, 기존 주택의 담보 대출 금리 인하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매우 현실적인 대책이며, 또 실제로 중국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이지만, 문제는 그러한 생각이 시진핑 주석과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대안 제시도 하지 못하도록 입을 틀어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 경제가 잘 될 턱이 없다.


앞서 런쩌핑, 관칭여우 등 많은 경제학자와 경제 분석가들이 지난해 당국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가 SNS 게시 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이렇게 여론을 통제하고 재갈을 물리는 작업을 하는 곳이 바로 인터넷정보판공실이다. 이 기관은 지난 2021년 8월 온라인 플랫폼과 1인 미디어를 통제하는 조치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인터넷 정화' 작업을 벌여왔다.


이 기관은 지난달 27일 “두 달간의 인터넷 정화 특별 단속을 통해 규정을 위반한 92만7천여개 계정을 적발해 이 중 6만6천여개 계정을 영구 폐쇄했으며, 141만9천여건의 규정 위반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국은 문제의 계정이나 게시물들이 허위 정보나 유언비어를 유포, 사회 혼란을 유발했다고 밝혔지만, 당과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렇게 중국은 오직 공산당의 생각만이 길이고 진리인 국가다.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중국이 공론화의 장을 반길리도 없고, 또 중국 공산당과의 이견을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그러니 중국 경제가 저 모양으로 병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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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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