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러 용병반란에 충격받은 시진핑, “푸틴의 위기는 중국의 위기” - 러 용병반란, 시진핑에 '대만 침공 리스크' 경종 - 러시아의 반란, 중국에도 심각한 위협 - 러시아 내부 반란에 불안한 중국, 지원 나서
  • 기사등록 2023-06-27 12:16:35
기사수정



[러 용병반란, 시진핑에 '대만 침공 리스크' 경종]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용병단의 반란 사태가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특히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과 맞물려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교훈'을 주었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선임 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이 대만을 구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프리고진의 반란이 시 주석에게 경고장이 됐을 수 있다”면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시진핑에게 침략은 너무 불확실하고 위험하다는 교훈을 주고 대만을 침략하지 않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진 이후, 시진핑 주석이 유용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지난해부터 있어 왔다”고 전제한 후, “단순해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꽤 복잡하다는 점, 패배할 수도 있다는 점, 주민들이 저항을 위해 조직될 수 있다는 점, 외부 동맹국들이 실제로 방어를 위해 올 수도 있다는 점, 자국 군대가 뛰어난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들면서 “결국 시진핑이 대만에 대한 군사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다른 많은 교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며칠간의 바그너그룹의 반란사건은 시진핑에게 분명한 교훈과 함께 더 큰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에이브럼스 선임 연구원의 지적이다. 다시말해 “대만 침공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는 당연히 알 수 있지만 어떻게 끝날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또 하나의 교훈을 줬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에는 바그너그룹과 같은 용병단이나 프리고진 같은 인물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유사점을 찾을 필요는 없지만 에이브럼스 연구원은 “프리고진의 반란이 군사적 승리가 즉각적이지 않을 때,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대중의 지지가 불확실할 때, 군대의 일부가 다른 부분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이브럼스 연구원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개시됐을 때 이 침공이 바그너 그룹의 정부 전복 시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에이브럼스 연구원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신 푸틴의 권력을 흔들었다”며 “아마도 확실성은 환상이고 불확실성은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 점이 우리가 시 주석이 얻도록 바라는 교훈일 것”이라고 썼다.


에이브럼스 연구원은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과 미국 시사 잡지 '디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과 있었던 대만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련된 토론을 소개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대만 해협이 '포스트 우크라이나' 전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그러한 토론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골드버그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에 대해 질문하자 설리반은 “러시아와 같은 비교도 안될 정도의 군사력을 가진 나라라 할지라도 아주 작은 나라를 공격했을 때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면서 “(중국이) ‘아마도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


골드버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서방이 승리하면 중국이 더 이상 대만 침공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가?”라고 묻자 설리반 보좌관은 “시진핑의 마음을 쉽게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런 측면에서 프리고진의 반란이 대만에 대한 침공 욕심을 상당히 망설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에이브럼스 연구원의 진단이었다.



[러시아의 반란, 중국에도 심각한 위협]


블룸버그도 지난 25일(현지시간) 할 브렌드(Hal Brands)의 오피니언 글을 통해 “러시아의 반란은 중국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친한 친구’인 푸틴의 권력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권위주의의 글로벌 축이 위태로워지고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어 “이번 바그너 용병의 반란 사건이 4가지 측면에서 중국을 뒤흔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1) 러시아의 격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


첫째, 러시아의 격변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대반격을 막 시작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러시아 내부의 반란은 군대의 조직력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제 본진을 투입하면서 대대적 공격을 펼친다면 전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2) 러시아의 미래에 미칠 영향


둘째, 프리고진의 반란은 러시아의 미래를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푸틴 정권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멸종 위기에 처한 러시아의 민주적 성향의 자유주의자들이 아니라, 푸틴 자신만큼이나 무섭고 권위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는 민족주의 우파로부터 나왔다.


지금 우리는 푸틴과 아프리카의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모스크바의 공격에 충격 부대를 제공하는 등 러시아의 더러운 일을 하면서 이름을 알린 사람 사이의 권력 경쟁을 목격하고 있다. 누가 승리하든 정치적으로 개방적이고, 지정학적으로 온건한 러시아가 조만간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 러시아에서 야기될 사회적 불안정


셋째, 구소련의 많은 지역에서 더 큰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반란은 점점 푸틴의 꼭두각시가 되어가는 벨라루스 지도자 알렉산더 루카셴코에게 실존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첸의 군벌 람잔 카디로프는 바그너의 반군에 맞서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의 혼란은 또한 푸틴이 오랫동안 중재자 역할을 해온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등 구소련 공화국 간의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다.


(4) 중국에게 미칠 전략적 고민


넷째, 이번 반란사건은 러시아의 불안을 야기하면서 중국에게 심각한 전략적 골칫거리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등 중국에게 일정한 이득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푸틴의 침공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독재적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게 만들었다. 이제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실패가 모스크바에 정치적 격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매우 가시화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안 유럽에서 미국의 힘에 도전할 수 있는 우호적이고 상대적으로 강한 러시아가 필요하다. 러시아가 내전에 빠지거나 우크라이나에서 굴욕을 당하고, 내전으로 혼란에 빠지게 되면 시진핑 주석은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현재의 불안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과 같은 중국의 뒷마당에 있는 구소련 국가들 간의 분쟁 위협도 높이게 될 것이다.


물론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파트너십은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또 다른 독재자가 나온다 할지라도 여전히 중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러시아 민족주의자가 푸틴처럼 시 주석과 잘 지내지는 않을 것이며, 모든 러시아 민족주의자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는 대가로 러시아의 주권을 중국에 기꺼이 저당 잡히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불안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지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모스크바가 속한 더 큰 독재권력에게도 얼마나 큰 목표였는지를 강조한다. 2022년 2월, 러시아 군대는 위협적으로 보였고, 중-러 파트너십은 견고하고 목적이 있으며 상승하는 것처럼 보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는 두 가지 전선에서 동시에 도전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푸틴은 해외 침략 전쟁의 결과를 처리하기 보다는 국내에서 전쟁을 치러야 할 위험에 처해 있다. 그리고 시진핑은 자신이 “가장 친하고 가장 친밀한 친구”라고 불렀던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약하고 유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매우 불의한 전쟁의 정당한 결과 중 하나이다.


[러시아 내부 반란에 불안한 중국]


분명한 것은 중국이 푸틴의 권좌가 흔들리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 주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힘'이 빠지거나 심지어 권좌에서 물러남으로써 러시아에서 친서방 세력이 힘을 얻는 상황을 중국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의 상황으로 기울고 있어서, 중국은 오히려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중국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적당한 수준에서 잠정 휴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푸틴 정권이 계속 유지되길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푸틴 정권이 흔들리면서 실각하는 사태가 온다면 중국 역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전쟁으로부터의 이익’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반란 사태 이후 친강 외교부장이 중국을 찾은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다양한 논의를 하면서 푸틴 정권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렇게 푸틴의 위기는 곧 중국의 위기로 연결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 여파가 어떻게 진전될지 중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537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