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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반란 그후... 숨어버린 푸틴 - 거세진 반란 후폭풍, 푸틴의 끝이 보인다! - 무능했던 러시아, 미국은 반란을 이미 알고 있었다! - 러시아 내부의 균열, 갈수록 더 심각해져
  • 기사등록 2023-06-27 04:39:43
  • 수정 2023-06-27 05: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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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진 반란 후폭풍, 푸틴의 끝이 보인다!]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에 의한 반란 후폭풍이 러시아를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당장 푸틴은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내부에서는 추가 쿠데타 우려까지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트층들은 푸틴의 리더십 한계를 지적하면서 공공연하게 ‘푸틴 이후’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26일(현지시간) 안드레아스 클루스(Andreas Kluth)가 쓴 글을 통해 “바그너 용병의 반란은 푸틴의 나약함과 무능함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크게 세 가지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실수1) 프리고진의 반란을 1917년 혁명과 비교한 것


푸틴은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가혹한 처벌을 약속했다. 그런데 그때 푸틴은 그들의 반란을 1917년 초 러시아 군인들의 반란과 비교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1917년 당시 집권자는 유약하고 인기가 없었던 차르 니콜라스 2세로 결국 그는 가족과 함께 처형당했다. 그런 그를 당연히 지금의 푸틴과 대비시키는 우를 범한 것이다.


또 그 당시에 러시아는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는 역시 우크라이나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


또 하나, 1917년 사건은 혁명과 내전을 불러왔었는데, 이번 바그너의 반란 역시 같은 개념으로 러시아 국민들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대실수를 범했다.


(실수 2) 반란을 가혹하게 처벌할 것이라 천명한 것


푸틴의 두 번째 실수는 정말 심각했다. 반란군에 대해 푸틴이 가혹한 처벌을 하게 될 것이라고 국민들 앞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 마초적인 발언은 어쩌면 푸틴의 그동안 이미지를 다시 깨어나게 만드는 그런 역할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 푸틴은 그러한 선언을 스스로 백지화시켜 버렸다.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없던 일로 해버렸기 때문이다.


(실수 3) 푸틴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번 반란 과정에서 러시아 국민들에게 진짜 충격을 준 또 하나의 사실은 푸틴이 주도적으로 뭔가 해결해 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숨었다. 스스로 나서서 반란을 진압해 가려는 의지조차 없었다. 자신이 집사처럼 부리던 프리고진의 반란 앞에 푸틴이 한 일은 그저 이웃 국가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밖에 없었다. 이로인해 반란 24시간 동안 모스크바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이런 푸틴의 모습은 전쟁을 대하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현격하게 대비되었다. 젤렌스키는 위기의 순간에 전면에 나서서 지휘를 했지만, 푸틴은 그저 숨어버렸고 급기야 루카센코를 앞세워 중재를 시도했다. 그저 나약하고 무능한 졸장부의 이미지를 온 러시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버린 것이다.


[무능했던 러시아, 미국은 반란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 과정에서 러시아는 다양한 치부를 세트로 드러냈다. 우선 막강하다고 소문났던 러시아의 정보망이 모두 무너졌음을 여실히 보여줘 충격을 주었다.


사실 크렘린은 프리고진의 용병들이 반란을 획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몰랐지만, 미국의 정보관리들은 이미 지난 6월 10일부터 프리고진이 반란을 준비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가장 주시했던 것은, 프리고진이 과연 러시아의 핵무기 체계에까지 손을 뻗을 것인지의 여부였다. 그래서 미국은 위성 등을 통해 이러한 점을 집중해 관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푸틴과 프리고진]


반란 기간 내내 이렇게 형편없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던 푸틴이 내란이 종료된지 하루가 지나도록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또다시 위기에 대처하는 푸틴의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실 이런 위기 상황에 제대로 된 지도자라면 젤렌스키 같이 수시로 국민들에게 얼굴을 비추면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푸틴은 또 숨어 버렸다. 그러다보니 리더십 공백도 나타나고 당연히 혼란과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물론 로시야TV가 이날 “특별군사작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지만, 이는 사전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행방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야당 웹사이트를 인용해 “푸틴의 전용기가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이륙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했으며, 트베리 지역 주변에 이르러 위치 추적 시스템을 껐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 지역에 비밀별장을 가지고 있다.


프리고진의 행방도 묘연하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TV네트워크의 질문에 “적절한 통신에 접근할 수 있을 때 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포착된 바그너그룹 군단은 모스크바-로스토프 고속도로에서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프리고진의 행방에 대해 CNN은 “프리고진이 당분간 불규칙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면서 “몇달동안 종적을 감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푸틴이나 프리고진이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것일까? 뉴욕타임즈(NYT)는 이에 대해 “혼란과 불확실성이 러시아 전역에 퍼져 있다”고 평가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인들은 당국이 신중하게 쌓아온 전능함이 아니라 취약성을 드러내는 새로운 현실과 씨름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WSJ은 “핵심 선수 중 누구도 내전을 통해 권력을 강화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물론 언제까지 행적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스트롱맨이라 불렸던 푸틴이 반란이 마무리되었음에도 자신의 신변에 대해 아직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고, 프리고진 역시 반역자는 반드시 처단한다는 푸틴의 속내를 잘 알기 때문에 행적을 철저하게 감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이번 반란 사태 후 현재까지 바그너 그룹의 운명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결정 난 것이 없다”고 보도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러시아 내부의 균열, 갈수록 더 심각해져]


진짜 문제는 반란의 끝이 새로운 러시아 내부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CNN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분열을 집요하게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 전에 없던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게 확실하다”라며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 자체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부 문제까지 겹치면서 러시아가 전쟁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도 26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의 반란은 러시아의 정치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면서 “이러한 체제의 나약함은 앞으로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푸틴의 권좌가 그렇게 단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엘리트층들이 당연히 푸틴의 권좌를 시험하고 또 도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약해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엘리트들이나 러시아 내 체첸공화국, 타타르공화국 등의 지도자들로부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J 역시 “이번 사태가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한 추가적인 음모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반체제 인사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WP에 “현재의 위기가 어떻게 끝나든 궁극적으로 푸틴 정권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국가가 자체 기능을 통제할 수 없었다. 국가가 무력 사용을 아웃소싱했고, 법을 어기도록 허용했다”며 “이는 무력 사용에 대한 국가의 독점권을 놓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번 사태가 “국가 제도의 붕괴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독립신문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의 편집자 콘스탄틴 렘추코프는 BBC에 “민간 군대의 출현이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 내 여러 파벌이 권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 많은 무기를 갖고 있다. 심지어 범죄자들도 무기가 많다. 모두가 무기를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지금 상황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는 과연 푸틴이 언제까지 권좌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고르바초프와 옐친 재임 시기 발생한 쿠데타를 언급하며 “처음에는 실패한 쿠데타였지만 그 이후로는 지도자의 권력이 살아남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러시아 안보문제 전문가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더타임스에 “푸틴 정권의 3가지 기반은 개인적 정당성, 보안기구에 대한 통제력, 돈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라며 “현재 이들 3가지 모두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니 푸틴의 종말이 곧 다가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 외교매체 포린폴리시(FP)도 “프리고진의 반란은 푸틴 종말의 시작”이라며 “바그너그룹이 정규군의 저항 없이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하면서 정규군의 부패와 무능함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특히 “다른 반란이 다시 발생하면 이를 진압할 정규군 병력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가디언은 스스로의 욕망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맥베스 왕을 다룬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거론하며 “푸틴이 ‘맥베스 순간’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푸틴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과연 그 때가 언제인지, 또 이러한 러시아의 대혼돈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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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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