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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실상 항복한 푸틴,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 36시간의 대혼란, 벨라루스에 긴급 지원 요청한 푸틴 - 러시아군은 바그너용병을 막을 수 없었다 - 치명상 입은 푸틴, 추락은 이제부터다!
  • 기사등록 2023-06-26 04: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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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시간의 대혼란, 푸틴은 사실상 항복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코앞까지 거침없이 진격하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만에 마무리됐다. 비록 벨라루스의 중재로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등에 칼이 꽂혔다”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하던 푸틴 대통령은 이로 인해 사실상 항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와 함께 권위의 실추로 인해 러시아의 혼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로 향하던 반란군들이 극적으로 크렘린궁과 타협을 하면서 반전으로 돌아섰지만, 이번 쿠데타는 푸틴이 지난 1999년말 집권한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이었다”고 보도했다.


*23일(금) 오전 11시(이하 현지시간); 프리고진 경고 성명


바그너그룹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바그너그룹에 공격을 가해 왔다”면서 이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는 성명을 냈다.


*24일(토) 0시 이후; 크렘린궁 프리고진 체포 명령


프리고진의 도발성 성명에 대해 러시아연방보안국은 즉각 그를 무장반란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고 체포명령도 내렸다.


이 시간 바그너그룹 용병은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크렘린궁 역시 모스크바 일대에 경계령을 내리고 군사 배치를 시작했다.


*24일(토) 오전 7시 30분; 바그너, 로스토프나도누 장악


러시아군의 방어조치에도 불구하고, 바그너 군대는 별다른 저항없이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했다. 그리고 오전 7시30분, 프리고진은 자신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4일(토) 아침; 바그너, 모스크바로 진격


이날 아침 바그너 용병들은 곧바로 모스크바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별다른 저항없이 보로네시 지역에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를 바그너그룹이 격추하기도 했다.


*24일(토) 오전 10시 30분; 푸틴이 연설하다


푸틴은 이날 오전 10시, “우리의 단결을 분열시키는 행동은 우리 나라와 우리 국민의 뒤통수를 찌르는 것”이라며 반란군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을 맹세했다.


*24일(토) 이른 오후; 바그너 용병 선두, 엘레츠 도착


바그너 기갑부대는 북쪽으로 계속 진군했다. 하루만에 거의 1천km를 진격한 바그너 용병은 모스크바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리페츠크주의 엘레츠까지 접근했다. 이로인해 크렘린궁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24일(토) 오후 8시30분; 바그너 용병과 벨라루스간 협상


사실상의 전면적 유혈충돌 직전, 벨라루스의 루카첸코 대통령과 프리고진과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졌다. 이에 프리고진은 병력 철수를 지시했다. 그는 "그들은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했고, 우리는 23일 정의의 행진을 시작했다"며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거의 200㎞ 내까지 왔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이 취소될 것이며,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토) 오후 11시; 바그너 용병, 로스토프 철수


밤 11시 바그너 용병은 로스토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프리고진 역시 경비가 삼엄한 가운데 검은색 SUV를 타고 도시를 빠져 나갔다. 이로인해 반란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러시아군은 바그너용병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바그너 용병의 반란 과정에서 짚어봐야 할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바그너 용병이 하루만에 거의 1000km이상 전진할 때 러시아군이 보여준 태도였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해 “바그너 용병집단은 현재 러시아군이 보유한 장비보다 훨씬 수준이 높으며 훈련도 비교가 안될 장도로 잘되어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많은 병력이 투입되어 있는 상황이라 바그너그룹의 진격을 막을 힘도, 능력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별다른 저항없이 파죽지세로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해 갔던 것이다.


두 번째로 짚어봐야 할 것은 벨라루스의 루카첸코가 왜 바그너 용병의 모스크바행을 가로 막으며 협상을 진행했는가 하는 점이다. 일단 파국의 위기의식을 느낀 푸틴이 루카첸코에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반란이 일어나자마자 푸틴은 이웃국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러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카자흐스탄은 푸틴에게 전적으로 러시아 내부의 문제라면서 도움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단지 벨라루스만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에 나섰을 뿐이다.


그래서 벨라루스는 푸틴과 프리고진 사이에 사태 진정을 위한 중재에 나선 것이고, 벨라루스의 일정 영토를 바그너그룹에 공여하고, 안전도 보장하며, 사면을 해 주는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남는 의문이 협상 조건이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알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프리고진이 첫 번째 처단 대상으로 꼽았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처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의 여부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를 불러온 최고의 책임자는 쇼이구 장관”이라면서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24일밤 쇼이구가 해임되었다는 소문이 모스크바에서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란이 진정된 직후, 크렘린궁에서의 기자회견에서 패스코프 대변인은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 문제는 푸틴대통령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사실 쇼이구의 국방장관 적합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문제들이 제기된 바 있다. 그가 소련정보기관 출신도 아니고, 더더욱 군대에 복무한 경험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단지 구소련과 아프간 등에서 인도주의 업무만을 담당해 왔었다. 그럼에도 푸틴과 아이스하키를 같이 하면서 푸틴 곁에 눌러 앉아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쇼이구에 대해 프리고진은 계속 문제 제기를 해 왔으며, 이번에 자신이 반란을 일으키게 한 장본인이 바로 쇼이구라고 지목했다는 점에서 그의 경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치명상 입은 푸틴, 추락은 이제부터다!]


그런데 이번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인해 가장 주목할 점은, 과연 푸틴의 리더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의 여부다. 더타임스는 “이번 반란으로 푸틴의 몰락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단언했다.


가장 큰 문제가 러시아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과 이로인한 리더십의 상실이다. 푸틴은 프리고진을 향해 “반역자에게는 자비가 없을 것”이라면서 큰소리를 쳤다. 물론 프리고진의 군대가 1000km밖에 있을 때 그런 말을 했다. 그러나 바그너 용병들이 모스크바 코 앞까지 다다르자, 푸틴은 휴전 조건으로 반란 세력에 대한 전면 사면과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이로써 푸틴의 ‘스트롱맨’ 이미지도 사라져 버렸다. 그가 더 이상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권력자가 아니며, 반란세력에까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허망한 권력자라는 점을 만방에 알렸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푸틴의 종말이 다가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푸틴은 바그너그룹의 반란에서 겨우 살아 남았지만 크렘린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면서 ”잘못된 우크라이나 침공과 실패로 인해 심하게 부서진 푸틴의 무적과 통제의 아우라는 이제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1991년 소련 붕괴와 1990년대의 굴욕 이후, 러시아의 자존심을 회복해 줄 것이라며 푸틴을 불굴의 구세주로 여겼던 수백만 명의 러시아인들은 이제 손상되고 실패한 푸틴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소련의 지도자들은 쿠데타가 처음에 실패하더라도 쿠데타 이후에도 오래 살아남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91년 8월, 크름반도의 별장에 갇혀 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크렘린 강경파의 쿠데타를 막았지만, 5개월 만에 권력이 약화되어 소련 지도자의 지위를 잃은 바 있다.


텔레그래프는 또한 ”대국민성명 연설을 하는 푸틴의 모습은 창백한 얼굴로 불안에 떨고 있었고, 심지어 바그너 용병의 반란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프리고진의 쿠데타에 대한 푸틴의 첫 번째 반응은 숨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바그너 용병들이 비록 러시아 본토는 아니더라도 바로 이웃인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다는 점은 두고두고 염려의 대상이 될 것이고, 또한 바그너 용병들의 반란 모습을 지켜봤던 러시아군과 엘리트층들 역시 푸틴의 권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 때문에 언제든지 푸틴을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푸틴이 그동안 유지해 온 독재 체제의 궁극적 장점인 완전한 통제력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러시아는 무너져가는 전선을 지키기 위해 수십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야 했고, 이로 인해 대규모 이민이 발생했다“며 ”러시아 내륙 깊숙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일상화하면서 푸틴이 공들여 쌓아온 강인한 이미지에 구멍이 뚫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군들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리안해도 사기가 떨어져 있었는데 이젠 전쟁을 계속 치러야 할 명분까지 사라지고 있어서다. 특히 프리고진이 푸틴을 향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이 모두 거짓이라고 설파한 부분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은?]


그렇다면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에 대해 미하일로 포돌야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러시아 엘리트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러시아의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부 분열도 확대되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리고진의 반란도 이러한 과정 가운데 촉발된 것이란 분석이다.


또 하나, 지난 6개월 동안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바그너그룹이 1000km를 전진하며 모스크바로 접근하는데 단 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러시아군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비록 정리되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기강이 제대로 서겠느냐는 점이다. 이 점이 앞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과 맞물리면서 러시아군에게는 상당한 후유증을 일으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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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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