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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군사반란, 최대 위기 몰린 푸틴 - 바그너 용병그룹 반란, “군 지도부 처단하겠다!” - 바그너그룹, 북쪽으로 이동중, 러시아 남부 사령부도 장악 - 결정적 열쇠는 러시아 보안군의 충성도
  • 기사등록 2023-06-25 04: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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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용병그룹 반란, “군 지도부 처단하겠다!”]


결국 우려하던 최악의 ‘내우외환’ 상황이 러시아의 푸틴을 덮쳤다. 그동안 바흐무트를 지키던 용병집단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용병 수장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지도부 처단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면서 모스크바로 진격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해서 이번 러시아 내부 반란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에 푸틴은 “반역에 직면했다”며 반란세력 처벌을 말했지만, 이미 남부지역을 점령하기 시작한 바그너그룹의 기세를 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24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의 반란을 시시각각으로 보도하면서 이로인해 러시아가 혼돈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점령지였던 바흐무트에서 철수해 부근에 주둔중이던 바그너그룹은 전날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기지를 장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에서 자신이 로스토프나도누의 러시아 군사 본부 안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그너그룹이 비행장을 포함한 도시의 군사 기지를 통제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모스크바의 최고위층을 무너뜨리겠다고 맹세했다”고 했다. 이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던 프리고진은 이날 또다시 러시아군 지도부가 바그너그룹 본거지를 공격하면서 학살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프리고진은 그러면서 “러시아 군부의 악랄한 만행에 참을 수가 없다”면서 “이들을 반드시 처단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장관이 바그너그룹 주둔지 인근인 로스토프에 와서 바그너그룹의 후방캠프에 대한 공격을 직접 지시했으며, 이 작전을 하는데 포병과 헬리콥터 등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전면 부인했다.


프리고진은 “이러한 러시아 국방부의 도발이 자신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도발에 응징하기 위해 결국 반격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프리고진은 자신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정의의 행진’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은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지 말라!”면서 “우리는 25000여명의 전사들과 함께 군 지도부를 처단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엄포를 놨다.


한편 CNN은 24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바그너그룹이 로스토프에 이어 보로네시(Voronezh)에 있는 군사 시설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 북쪽으로 이동중]


바그너그룹의 현재 위치와 관련해 영국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보로네시 오블라스트(Vorenezh Oblast)를 거쳐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로네시는 수도인 모스크바와 바그너 용병 그룹이 현재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도시인 로스토프 사이의 중간 지점에 있으며, 모스크바로부터 약 480km정도 떨어져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 내부의 불화가 군사적 대결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푸틴에게는 엄청난 도전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영국 국방부는 그러면서“ 바그너그룹이 전진하는 동안 러시아 정규군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러시아 정규군들 사이에 어느 쪽에 충성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국방부에 의하면, 실제로 바그너그룹이 보로네시로 진입할 때 200여명의 러시아 정규군이 별다른 저항없이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 ‘무장반란’이라 호칭]


이러한 바그너그룹의 남부지역 장악과 군 수뇌부에 대한 처단 성명이 나오자,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이날 프리고진에게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관련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예브게니 프리고진 때문에 확산 중인 진술들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이 진술들과 관련해 FSB는 무장반란을 촉구한 데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바그너그룹이 러 국방부 등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모스크바 일대의 보안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날부터 정부기관과 교통 인프라 등 모스크바의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를 위해 경찰과 방위군을 배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한 러시아 내부의 여론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친러시아 군사블로거인 이고르 스트레이코프는 “결국 러시아내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면서 “이는 러시아 내부의 권력투쟁일 수 있다”고 CNN에 밝혔다.


반면 러시아 정치학자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반란이 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프리고진은 푸틴을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등에 칼 꽂은 반역 직면” 성토]


프리고진의 반란에 직면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침 TV 연설에서 이처럼 밝히고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라며 “러시아군은 반역을 모의한 이들을 무력화하도록 필요한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은 전체 군의 단결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속고 있는 이들에게 호소한다. 어떤 차이점도 특별군사작전 중에는 덮어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푸틴은 “"무장 봉기가 진행되는 동안 로스토프나도누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면서 “로스토프에서는 민정과 군사 행정 업무가 기본적으로 차단돼 있다”는 말도 했다.


[주시하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프리고진의 군사반란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최대 약점이 결국 터졌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무모한 침공이 러시아를 혼란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도 “격동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며 “러시아의 경쟁 파벌들이 권력과 돈을 놓고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의 상황을 주시하고 이와 관련해 동맹국,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애덤 호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중국은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해 전혀 보도도 하지 않고 있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프리고진의 반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프리고진의 반란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프리고진의 반란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러시아 군 지도부가 자신을 죽이려 했기 때문에 반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쉽사리 흐지부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만약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정규군 사이에 군사충돌이 실제로 벌어지게 된다면, 이는 러시아 내부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될 것이다. 실제적 내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반(反)푸틴 인사로 찍혀 수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해온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자신의 텔레그램에 “프리고진의 반란은 준비 부족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명성에 가장 큰 타격”이라고 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이어 “우리는 (프리고진을) 도울 필요가 있고, 필요할 때 우리도 싸울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와 맞서기로 결정한다면 ‘심지어 악마’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에 의하면, 실제로 러시아 군내에서 바그너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할 뜻을 밝히는 그룹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된다면 진정으로 크렘린궁을 위협할 수 있는 반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프리고진의 반란이 반 푸틴 세력의 결집을 가져오면서, 크렘린을 단번에 최대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 열쇠는 러시아 보안군의 충성도]


이런 점에서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의 성패는 결국 모스크바를 지키는 러시아 보안군의 충성도가 어떻게 표현되는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는 “바그너그룹이 반드시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보안군이 바그너를 묵인하면서 수동적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우크라 전쟁과 푸틴에 미칠 영향은]


이 시점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프리고진의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이다. 미국의 전쟁연구소는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인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중요한 것은 당장 바그너그룹이 점령중인 로스토프의 군사기지(Rostov-on-Don)가 러시아군의 남부지역 전쟁을 총자휘하는 사령부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프리고진은 전날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의 명분이 모두 거짓이었다면서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비난했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그래서 프리고진과 우크라이나군과의 결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4월에도 우크라이나군 지도부와 프리고진 사이에 바흐무트를 두고 소통한 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런 측면에서의 전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푸틴은 최대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당장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푸틴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게 될 것이고, 러시아 군부의 혼란도 불보듯 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CNN은 “푸틴이 권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앞으로 24시간이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가 과연 프리고진의 25000명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자중지란에 빠진 러시아. 푸틴은 이렇게 하루 앞도 내다보지 못할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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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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