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시진핑의 유혹과 협박, ‘자유 없는 짱깨’는 싫다! - 中야망 드러낸 ‘글로벌 외교전략’, 세계 패권 장악 야욕 - 중국, 미국더러 세계 질서 양분 요구, 미국은 완강하게 거부 - 한국을 유혹하고 윽박지르는 중국, 싱하이밍 발언도 연장선
  • 기사등록 2023-06-26 12:16:30
기사수정



[中야망 드러낸 ‘글로벌 외교전략’]


우리나라에는 거의 보도가 되지 않은 중국의 중요한 외교전략 문서가 있다. 그것이 지난 21일 발표된 ‘글로벌 개발 및 안보 이니셔티브(GSI: Global development and Security Initiatives)다. 그런데 이 문건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왜 이렇게 벼랑끝 외교를 펼치는지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이를 배경으로 우리나라에도 외교적 유혹과 압박을 동시에 시도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중국의 GSI가 서구의 질서를 대체하려는 중국의 야욕이 그대로 담겨 있다”면서 “이에 대한 서구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GSI는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내용으로 올해 2월에 초안이 발표되었으며, 이번에 공식화된 문건이다. 이 내용은 중국 정부의 또다른 제안인 글로벌 개발 이니셔티브(GDI)를 보완한 것인데 한마디로 중국의 외교적 방향을 선언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두 문건 모두 민주주의와 인권과 같은 자유주의적 글로벌 가치를 반박하면서 중국이 꿈꾸는 세상을 설파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동맹과 파트너십을 약화시켜 중국이 주도하는 신시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퇴임을 앞둔 미 국무부 중국 조정실 책임자인 릭 워터스(Rick Waters)는 “중국은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으며, 이를 위한 경제, 외교, 군사, 기술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국가라고 자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곧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GSI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도 22일, “시진핑 주석이 다시 G2의 개념을 띄우고 있다”면서 “시진핑은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 ’지구는 중국과 미국의 각각의 발전과 공동 번영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어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10년전 중국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신형대국관계‘란 이름으로 처음 꺼내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이 용어를 강조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의 이러한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바 있는데, 시진핑은 아직도 ’신형대국관계‘라는 용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과 G2국가로서 세계를 분할 통치하자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러한 시진핑의 구상은, 미국의 디커플링에 대항하기 위한 정면 돌파 개념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에게 디커플링이 아닌 강자로서의 공존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를 또다시 G2라는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사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중국측은 블링컨 장관을 윽박지르면서 중국이 요구하는 G2개념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면서 “시진핑이 블링컨을 만난 자리의 좌석 배치도 마치 신하가 왕을 알현하는 방식으로 꾸민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시진핑이 이렇게 G2 개념을 앞세우면서 미국과의 세계 분할을 꺼내든 이유는, 중국 경제의 참담한 현실을 돌파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과의 공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의 미래는 보장할 수가 없고, 이는 중국의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산정권은 국가안보와 함께 체제안보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시진핑은 그러한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이 블링컨 장관을 윽박지르면서 G2개념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으나, 블링컨 장관은 오히려 중국에게 레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중국이 만약 미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아니하면 분명한 제재가 가해질 것임을 경고했던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시진핑이 의도했던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G2선언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중국이 끝내 군사회담을 거부한 이유?]


그런데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중국이 블링컨 장관과의 만남에서 미중간 군사회담을 끝내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꽃놀이패를 들고 미국을 협박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SCMP는 22일 다른 지면 기사를 통해 “블링컨 장관이 중국측에 미중간 군사적 오해나 오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군사회담을 열고, 비상연락망을 구축하자고 제안했지만, 중국측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결국 시진핑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G2개념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여겨진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대만해협을 포함한 남중국해 일대에서 미국과 아슬아슬한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촉즉발의 위기 조성을 통해 미국이 무릎을 꿇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한국을 유혹하고 윽박지르는 중국]


시진핑의 신형대국관계, 즉 G2개념의 확장 측면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한중간 충돌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구상하는 것은 신형대국관계론에서도 이미 드러나지만 한국과 일본이 미국보다 중국에 더 가까운 이웃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구상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틀어지기 시작하자 중국은 상당히 당황했다. 그래도 지난해 윤 정부 초창기에는 한국을 많이 유혹했다. 그래서 한국의 새로운 정부를 대하는 태도도 매우 부드러웠다.


지난해 8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왕이 당시 외교부장이 대독한 축하서신을 통해 “중한 양국이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면서도 “양측이 큰 흐름을 잡고 장애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시 주석이 말한 ‘장애’란 당연히 미국을 뜻한다. 결국 시진핑의 중국이 한국의 윤석열 정부에게 요구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관계보다 중국을 더 중시하라는 것이고, 끝내 미국을 몰아내고 중국과 하나가 되자고 유혹을 한 것이다. 그것이 양국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길이라고 제시를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시진핑의 이날 발언은 한달여 앞선 7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이 밝힌 우리 정부의 외교방향에 대해 분명한 질책과 함께 강력한 훈수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당시 박진 장관은 “(한국의) 새 정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다”면서 “자유와 평화, 인권과 법치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과 공조에 적극 동참할 것이며, 한중관계도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다.


여기서 자유와 인권과 법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이기는 하지만, 사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외교방향을 분명히 중국측에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윤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시진핑은 그러한 외교적 방향을 거부하고, 미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한 중국의 강요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 싱하이밍 중국 대사의 망언이다.


싱하이밍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데,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싱하이밍의 이날 발언은 시진핑의 한국 정부에 대한 요구를 풀어서 강조했다고 보면 된다.


시진핑이나 싱하이밍 모두 한국 외교주권을 포기하고 중국 밑으로 들어오라는 것이다. 과거 청나라의 위안스카이가 조선 정부에 요구했던 그대로다. 중국은 아직도 그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대만의 대(對)중국협상 전문가인 린원청은 ‘중국을 다룬다’는 책에서 “중국은 외교나 협상에서 윈-윈이나 정직을 중시하지 않는다”고 설파했다. 중국에게는 국제적 규범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패권적이고 자기 중심적 세계관으로 무장되어 있어서 스스로 원칙을 정하고 이를 상대국에 지키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린원청은 중국의 이러한 외교방식은 기만적 전략을 중시하는 고대병법의 전통이 뿌리박힌 데다가 ‘협상은 선전수단이고 보복의 도구일 뿐’이라고 보는 공산당 기질까지 감추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제기하는 대부분의 원칙들은 일종의 함정”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니 중국이 외교적으로 주장하는 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나름대로의 외교원칙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중국의 속셈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정말 잘하는 것 중의 하나가 통일전선전술이다. 중국 친화적인 정치인이나 학자, 그리고 언론들을 앞세워 자신의 주장들이 널리 퍼지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이루어간다.


그런 측면에서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중국이라는 나라가 과연 자유가 있는가? 마음껏 숨 쉴 그런 자유가 과연 있느냐는 말이다. 우리가 ‘자유 없는 짱깨’처럼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베팅하는 게 맞지 않겠는가?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53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