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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크름반도 연결다리 폭파한 우크라군 - 우크라군, 크름반도 수복작전 본격화 - 우크라군, 진도는 느리지만 꾸준히 진격중 -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여름내 크름반도 점령될 것”
  • 기사등록 2023-06-23 05: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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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름반도-우크라 본토 연결 다리 때린 우크라]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수복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육지 연결 통로를 공격하고 있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세 개의 다리 중 하나를 폭격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BBC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측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와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를 잇는 교량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주 주지사 대행 블라디미르 살도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정권이 민간 시설에 야만적인 공격을 가했다”면서 “헤르손주와 크름반도 경계인 촌가르(Chongar) 지역 다리가 포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공격에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우'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톰 섀도우 미사일의 사거리는 250km 이상이다.


살도 주지사 대행은 이어 “이날 공격으로 다리의 도로가 파괴됐지만 인명피해는 없다”면서 “현재 헤르손 주에서 크름반도로의 교통은 다른 다리를 통해 우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름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친(親)러시아 정부 수장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간밤에 촌가르 교량이 공격당했으나 사상자는 없다”면서 “현재 폭발물 전문가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언제 통행 재개가 가능할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크름 지역 주민들에게 차분함을 유지하고 공식 정보만을 신뢰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번에 피격당한 촌가르 다리는 헤르손주에서 크름반도를 잇는 3개의 연결 다리중 하나로 나머지 2개는 철도교량”이라면서 “이 다리가 우크라이나 남부로 이동하는 러시아 군인과 보급품의 중요한 경로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다시말해 크름반도에서 현재 러시아가 점령중인 마리우폴, 더 나아가 남부전선까지 가는 최단 경로를 우크라이나군이 폭격을 가해 사용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어 “피격된 촌가르 다리는 현재 다리 표면에 구멍이 뚫려 그 아래에 뒤틀린 철근이 드러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해방을 앞두고 드니프로 강을 가로지르는 안토니프스키 다리를 공격한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전했다.


[우크라군, 진도는 느리지만 꾸준히 진격중]


한편, 우크라이나군의 크름반도 해방을 위한 총공세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우크린폼(Ukrinform)은 22일(현지시간) 발레리 셰르셴 방위군 프레스센터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멜리토폴과 베르디안스크 방향으로 최대 1km까지 전진했다”면서 “이 와중에 러시아군은 129명이 사망하고 236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5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CNN도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리만, 바흐무트, 아브디브카, 마린카 지역에 주력하면서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남부의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의 강력한 방어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차분하게 전진하고 있으며 성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전날 하루동안 남부의 타브리아(Tavria)에서 러시아군 3개 중대가 전멸을 당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군사장비 68대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한편, 반격작전이 서방진영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딘 것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할리우드 영화라고 믿으면서 당장 결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것은 (영화가) 아니다”면서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원하는 것보다 더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약 보름 동안 동남부 전선인 자포리자와 도네츠크 지역에서 8개 마을을 되찾은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20만㎢(한반도 면적 약 22만㎢)에 걸쳐 지뢰를 깔아놓은 탓에 진격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위태로운 것은 사람들의 목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를 압박하는 것을 포함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우리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여름내 크름반도 점령될 것”]


이런 가운데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1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지도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성과를 고의로 숨기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에게 영토를 빼앗기고 있으며 그들은(러시아 지도부는)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이어 “무기와 탄약도 부족하며 이미 파티카티키를 포함한 많은 마을들을 잃었다”며 “우크라이나 군대가 이미 최전선의 자연 경계선인 드니프로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모든 사실이 모두에게 완전히 숨겨지고 있다”며 “언젠가 러시아는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프리고진의 주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면서 “이는 (우크라군의) 인력과 장비 손실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갈수록 커지는 러시아의 피해]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6월 20일까지 무려 4006대의 탱크를 잃었다”면서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의 발표는 사실과 별로 다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엄청난 러시아군의 피해는 러시아 전차대대의 실패패턴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영국과 나토에서 핵방어부대를 지휘했던 전 영국 육군 대령 드 브레튼-고든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약간의 오류의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사실 매우 놀라운 수치”라고 밝혔다.


물론 러시아 탱크 손실에 대한 추정치는 집계마다 다르다. SNS나 언론 기사들에서 표출된 전쟁상황을 토대로 피해상황을 추적하는 오릭스(Oryx)는 21일 현재 2,047대의 탱크를 잃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따진다는 점에서 최소 수치라고 보면 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러시아군의 피해 상황은 실로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결과를 빚게 되었을까? 런던에 본부를 둔 영국왕립연구소의 에드 아놀드 연구원은 “이는 완전한 러시아의 전략적 실패”라면서 “크렘린 군대는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탱크들이 긴 줄을 이어 이동한다든지, 아니면 보병의 지원도 없이 달랑 탱크들만 공격대형으로 나아가는 것 등은 완전한 전략 실수이며, 서방에서는 도대체 상상할 수도 없는 공격방식이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러한 실수를 러시아군은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전쟁 초기에 엘리트 전차대원들이 사실상 전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드 브레튼-고든의 지적이다.


이렇게 전쟁 초기에 숙련된 탱크병들이 사라지자 러시아군은 급히 신병들을 충원했지만 더 이상 원래 러시아군이 가지고 있었던 전력으로의 회복은 실현되지 않았으며 그렇게 제대로 준비도 안된 병력들을 또다시 아무런 대책없이 전장에 투입시키는 바람에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이와 관련해 “너무나도 많은 탱크들이 손실을 입자, 러시아는 T-54 또는 T-55와 같은 구형 전차를 투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결과로 러시아군의 희생과 탱크 손실은 더욱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대해 드 브레튼-고든은 “러시아가 구형전차를 창고에서 꺼내 전장에 투입함으로써 특히 야간 전투에 매우 취약하게 되었다”면서 “아마도 이러한 구형 탱크들이 4000여대의 손실이 생겨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문제는 러시아가 더 이상 탱크를 통한 전략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점이다. 탱크를 새로 만들 능력도 안되고, 보유하고 있는 수량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번 전쟁에서 가장 주무기인 탱크가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앞으로의 전쟁 전개도 러시아군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놀드는 “러시아는 침공 이후 실제로 탱크를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말라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20일(현지시간)에도 “우크라이나군은 미세하게라도 매일 전진하고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중무장한 탱크가 포진된 본진은 아직 공격대열에 서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국방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우선 순위는 러시아 포병과 무장 시스템을 고갈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본적인 정비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본격적인 진격은 진행될 것”이라 예고했다.


전쟁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러시아용병대장 프리고진의 분석이 현재로서는 가장 정확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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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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