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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 급소 ‘크름반도’ 공격 가능성에 펄펄 뛰는 푸틴의 러시아 - 크름반도 위협에 러 “우크라 대통령실 타격” 경고 - 크름반도 상실하면 푸틴 정치생명도 끝, 극한의 반발 가능성 - 러시아, 최후의 방어선 구축하며 결전 대비중
  • 기사등록 2023-06-22 12: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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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름반도 위협에 러 “우크라 대통령실 타격”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애착하는 지역인 크름반도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공격방침을 굳히면서 행동에 들어가자, 러시아가 잔뜩 긴장하면서 만약 크름반도가 피격당한다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맞대응을 하고 나섰다. 그만큼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크름반도를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실제 공격이 벌어질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가 크름반도 등 러시아 영토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및 스톰섀도우 미사일로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어 “이들 미사일을 '특별군사작전' 지역 밖에 사용하는 것은 미국과 영국이 전쟁에 전면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뜻한다”며 “우크라이나 지휘부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쇼이구 장관이 우크라이나 지휘부에 대한 공격을 거론한 것은 키이우의 대통령실을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의 가디언은 “러시아가 말한 보복 대상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정보기관 본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도 키이우의 대통령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감행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으며, 그후에도 우크라이나 지도부에 대한 직접적 타격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엄포로 끝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이 애착하는 지역이고, 러시아인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던져주는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자, 또다시 우크라이나 지도부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공언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러나 쇼이구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미사일로 크름반도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군도 이번에 대반격을 시작하면서 어떠한 공격계획도 사전에 공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루트를 보면, 러시아 본토로부터 제1선은 마리우폴시까지 진격하고, 제2선은 베르단스크, 제3선은 멜리토폴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3겹 루트를 통해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육상통로를 끊은 다음 크름반도 수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크름반도 수복작전을 대비해 아직까지도 우크라이나군의 본진은 대기중이며, 사실상의 길닦기 작전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본격화된 후, 러시아는 되려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실패했고, 서방의 무기들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자평해 왔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러시아가 승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푸틴은 이어 "우리 부대의 영리하고 이타적인 작전 덕분에 모든 공격을 격퇴했고 적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의장도 이날 현지 솔로비에프 라이브 TV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향후 3주 이내에 끝날 것”이라면서 “모든 게 우리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은 사상자가 900명에 달했고, 9대의 전차와 26대의 장갑차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3주 이내에 격퇴 작전을 마치고 공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실제로는 아직까지 우크라이나의 본진이 움직이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또한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 사이의 육지통로도 본격적으로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 러시아군 지도부는 엄청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부전선에서 위기를 느낀 러시아군이 이곳으로 병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방어에 상당한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더더욱 위기를 느끼는 것은, 남부의 러시아군 지역 깊숙한 곳에 위치한 탄약고와 식품 저장고 등 보급기지들이 대대적으로 파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CNN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사블로거의 텔레그램을 인용해 “러시아 통제 지점, 탄약고, 연료, 식품, 공급 경로의 파괴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훌륭하게 수행되고 있다”면서 “파괴된 러시아 군사 장비의 수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도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최전선 깊숙한 곳에서 러시아가 점령한 마을에 있는 중요한 탄약고를 공격했다”면서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남부 헤르손 지역 최전선에서 70마일 이상 떨어진 리코베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급 창고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군이 동부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보니 남부지역에 제대로된 방어선을 형성할 수 없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의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서 영국이 지원한 스톰 섀도우 미사일로 크름반도를 공격하면, 나토국과의 대결도 불사할 것이고, 키이우의 대통령궁 공격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그들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지난 2014년에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 공격은 금지대상지역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기 때문에, 결국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종착점은 크름반도 수복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 크름반도 수복작전에서 주로 사용될 무기는 하이마스와 스톰섀도우인데, 각각 미국과 영국이 제공한 장거리 다연장 로켓과 순항 미사일이다. 지난해 여름 투입된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강하게 반격하며 전세를 역전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힌 주요 무기이며, 스톰섀도우는 러시아의 방어망을 깨뜨리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 장거리 무기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군 지도부가 크름반도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직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푸틴에게 곧이곧대로 보고하지는 않았겠지만, 쇼이구 장관은 만약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군에게 빼앗겼을 경우의 후폭풍을 심각하게 보고 있음이 이번 발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크름반도를 상실하게 된다면?]


크름반도를 러시아가 상실하게 된다면 당장 러시아는 뒤집어진다. 그리고 푸틴의 권좌 또한 곧바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를 러시아군이 모를리 없지만 현재 상황에서 뾰쪽하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러시아군으로서는 고민거리다.


그래서 만지작거리는 것이 역시 핵 위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행사에서 “내가 푸틴의 전술핵 사용이 걱정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나를 (이상한 듯이) 쳐다봤다”면서 “그건 진짜”라고 경고음을 냈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그만큼 러시아가 풍전등화의 위기 가운데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고, 이젠 푸틴도 가부간에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해 왔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으로 러시아의 그러한 전술은 그저 협박용일 뿐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러시아 내 핵무기의 존재 여부는 이 전쟁의 전반적 상황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아니다”라며 “핵 위협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조국을 방어하기 위한 결정이나 우리를 지원하는 동맹국들의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를 역으로 보면 지금 우크라이나가 펼치는 크름반도 탈환 작전에 대해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만, 다만 러시아의 푸틴이 막판 벼랑끝 전술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푸틴의 벼랑끝 전술에 대해 회의감을 갖는 러시아 엘리트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군부내 지도자들마저도 의견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이런 상황은 푸틴의 핵무기 사용 결정권에 상당한 지장이 될 것이다.


또한 핵무기 사용 자체가 나토와의 정면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제국의 붕괴를 염두에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결단을 러시아 엘리트들이 찬성할 리가 없다.



이런 가운데 영국 국방부는 일일 정보업데이트를 통해 “러시아군이 헤르손 인근의 이르얀스크 마을을 중심으로 길이 9km에 걸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 방어선이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로 진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실상의 최후의 방어선”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러시아군의 이 방어선이 뚫리면,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 방향으로 쉽게 진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특히 본진이 이곳에 투입될 것인지의 여부가 앞으로의 전쟁 승부를 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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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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