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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은 독재자”. 분노 폭발한 미국 - 블링컨 장관 방중 직후 바이든이 시진핑을 독재자로 규정 - 쿠바에 중국군사기지, 미국 분노 극에 달해 - 정찰풍선, 쿠바 도청기지, 쿠바에 군사시설 운영 등 미국 분노
  • 기사등록 2023-06-22 04: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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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진핑에 ‘독재자’ 포문]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으로 대화의 물꼬를 튼 미중간 관계가 다시 험악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가리켜 ‘독재자’라고 지칭하면서 분노를 폭발했기 떄문이다. 이는 중국의 쿠바군사기지 사건과 맞물리면서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미국의 액시오스(AXIOS)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dictator)로 지칭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올해 2월 이른바 '중국 정찰풍선'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시 주석이 경위를 몰라 매우 당황해했다”면서 “내가 차량 두대 분량 첩보 장비가 실린 풍선을 격추했을 때 시진핑이 매우 언짢았던 까닭은 그것이 거기 있는 사실을 그가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불어 “무엇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큰 창피(embarrassment)”라면서 “그것(풍선)은 거기로 가선 안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람에) 날려 경로를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을 콕 집어 '독재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시 주석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반론적으로 '독재자들'이라는 표현을 꺼내듦으로써 사실상 시 주석에 대해서도 '독재자'로 우회 규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들과 동일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왜 시진핑을 ‘독재자’로 규정했을까?]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이번 발언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양국간 심각한 관계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면담한 이튿날 나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왜 이렇게 미중간 대화의 물꼬를 다시 터가는 시점에서 시진핑을 ‘독재자’로 규정했을까?


사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전인 19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중 관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린 지금 여기 올바른 길 위에 있다”면서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시진핑을 독재자로 규정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면 외교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의 지도자를 향해 ‘독재자’로 칭한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외교적 도발을 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왜 그랬을까? 여기에는 몇가지 배경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일단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관련해 보인 중국의 태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상당한 불만이 있다는 것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정책을 펼칠 것임을 통보했고, 그 디리스킹 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그러한 정책을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은 오직 중국이 세계 패권 장악의 꿈을 버리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무기 지원을 포함해 전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되면, 이에 상응하는 제재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했고,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 적절한 통제를 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그토록 거부감을 갖는 방어자산을 한국에 배치하게 될 것이라는 예고 또한 잊지 않았다.


사실 중국이 미국 방어자산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가장 기피하는 것 중의 하나가 미 방어자산의 한국내 상시배치와 이를 활용한 군사훈련, 특히 서해에서의 훈련 등이다. 블링컨 장관도 “더 많은 방어자산을 역내에 배치하는 것과 함께 훈련하는 것을 포함한 이런 조치는 중국을 겨냥하진 않지만 아마도 중국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다방면에 걸쳐 중국에 설득도 하고 경고도 했음에도 중국의 시진핑은 되려 ‘신형대국관계’를 말하면서 패권장악 욕심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대만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도 중국의 손아귀에 두겠다는 야욕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이 그대로 보고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블링컨 장관도 중국과의 대화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하면서 미국의 국익을 위해 중국에게 할 말을 다했다고 회담 결과를 평가했던 것이다.


이날 회동에 배석한 니컬러스 번스 미국대사도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향해 압박을 했다”면서 “어느 것도 미국이 양보한 것은 없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또한 중국이 대만을 향한 통일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번 블링컨 방중 당시에도 중국의 각 외교라인에 바로 이 대만 문제에 대해 엄중 경고를 했지만, 중국은 대만문제에 대해 내정간섭하지 말라며 완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미중간 군사채널 복원을 중국이 거부한 것이다. 이는 대만을 앞세워 군사적 도발을 계속 하겠다는 것이고, 때가 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중국 반응은 미국을 분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금의 시진핑이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바이든의 입장에서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섭섭함을 넘어 분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쿠바에 중국군사기지, 미국 분노 극에 달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분노하게 만든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해안에서 불과 100마일(약 160㎞) 거리인 쿠바에 '도청기지'를 운영 중인 중국이 합동 군사훈련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쿠바 정부와 협의 중이란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정부 전·현직 당국자들을 인용, 최근 발간된 미 정보기관 기밀 보고서에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면서 “해당 보고서는 쿠바 북부 해안에 그런 시설을 두는 방안과 관련한 논의가 진전된 단계이지만 결론이 나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WSJ이 취재한 전·현직 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과 쿠바가 새 군사훈련 시설 건립에 합의할 경우 향후 중국 인민해방군이 쿠바에 주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중국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며 도청시설 운영 의혹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으나,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거짓은 진실일 수 없고 진실은 거짓일 수 없다”며 이를 일축한 바 있다.


'도청기지'는 중국과 쿠바가 공동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쿠바에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면 미국을 향한 정보수집 및 전자감청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미국은 중국이 쿠바와 협의 중인 새 군사시설이 세계 곳곳에 군사기지와 군수보급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141 계획'의 일부로 이해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중국 해군 전초기지와 아랍에미리트(UAE) 칼리파항(港) 내 중국군 시설, 아프리카 지부티의 중국군 기지 등이 141 계획과 관련된 시설들이지만, 지금껏 서방권에는 이런 기지가 설치된 적이 없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일부 정보기관 당국자는 중국 정부가 쿠바에 도청기지를 설치하고 군사훈련 시설 추가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이 대만에 첨단 무기를 수출하고 군사훈련을 지원하는 등 행보를 보인 데 대한 '팃포탯' (tit for tat·맞받아치기)식 대응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만과 중국 본토까지의 거리는 약 100마일로 쿠바와 미국 플로리다 해안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분명한 것은 쿠바가 중국에게 군사기지를 허용한다는 것 자체를 상정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한 점이라는 사실이다.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미 정부의 제재 완화가 절실한 쿠바 정부 입장에선 미국을 도발할 수 있는 행보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서다.


WSJ은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쿠바 내 군사훈련 시설 설치 합의를 저지하기 위해 쿠바 당국자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분명히 경고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쿠바에 도청기지를 설치 운영하고, 군사기지까지 염두에 두었다는 점은 미국을 아주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지난 2월의 스파이풍선 사태까지 얹혀졌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한 번도 사과를 하거나 잘못을 시인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미국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에 미국도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통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중국에 의사타진을 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중국측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시진핑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면회담을 기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중국이 과연 대만을 볼모로 언제까지 무력시위 또는 점령 가능성 카드를 들고 흔들지는 두고봐야 한다. 지금 중국이 돌아가는 상황 자체가 그렇게 한가롭게 불장난하고 있을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계속 꽃놀이패로 장난을 친다면, 그때는 진짜 존립의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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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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