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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윽박지르는 美, 떨떠름한 中, 미중회담에 숨겨진 비밀 - 중국 도착한 美블링컨 장관, 어긋난 대화 의제 - 中 디리스킹 철폐 요구, 美 군사적 충돌 예방에 초점 - 중국, 미중대화에 기대감 없어, 어쩔 수없이 회담 진행
  • 기사등록 2023-06-19 04: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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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착한 美블링컨 장관, 어긋난 대화 의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8~19일 양일간 5년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그렇다면 미 국무장관이 이렇게 오랜만에 중국을 급거 방문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에 보도되는 형식적이고도 지극히 외교적인 내용 말고 그 내면에 담긴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사실 중국 정부는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그리 탐탁치않게 여겼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실무자들간에 회담에 관련된 사전 협의를 했지만, 중국이 원하는 내용도 아니고 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마뜩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중간 회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별 기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이 회담을 하려는 바와 중국 정부가 미국에 원하는 바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미국의 디커플링이든, 디리스킹이든 중국을 압박하는 모든 정책들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을 했음에도 그야말로 심각하다 할 정도로 경제회복 전망이 너무나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앞으로의 전망 역시 매우 비관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디리스킹은 중국의 미래 활로를 완전히 어둡게 만들고 있고, 동시에 해외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는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간 회담을 하는 마당에 중국 정부는 당연히 바로 이 디리스킹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이렇게 미중간이 워낙 이견차가 크다보니 마지막 순간까지도 중국은 블링컨 장관의 중국내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중국 외교부는 이번 미중간 만남에 대해 “중국 측은 중·미 관계에 대한 입장과 우려를 천명하고 자신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교적인 수사에 불과하다. 그러니 관심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이 중국에 간 진짜 이유?]


영국의 BBC는 18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이 중국의 스파이 풍선 사태 이후 미중간 관계가 크게 악화된 후 거의 5개월만에 다시 대화의 장을 열었다”면서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서 크게 3가지의 이슈가 다뤄진다”고 보도했다.


(1) 미중간의 관계회복


당연한 것이지만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의 가장 우선되는 목적은 완전히 중단된 미중간 관계 회복을 통한 외교적 교류의 재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양국간 고위관리들이 만나 교섭을 재개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은 그런 의미에서 외교적 채널 복원으로 양국간 충돌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커트 캠벨 인도 태평양 조정관도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자체로 갈등의 위험을 줄이기 때문에 지금이 다시 대화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미중간 대화에 대해 중국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BBC는 전했다. 친강 외교부장도 “미중간 냉랭한 분위기의 원인은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우려를 존중하고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며 경쟁이라는 명목으로 중국의 주권, 안보 및 개발 이익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중국으로서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반갑지도 않고, 회담해봤자 얻을 것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BBC는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면서 “외교적 용어로 이번 회담의 유일한 성과물은 회담이 열렸다는 것 그 자체”라고 밝혔다.


(2) 무역갈등 완화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두 번쨰 중요한 이유는 무역갈등 완화다. 미국은 이미 중국을 향한 무역정책의 기조를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정책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분야에 대해서만 중국과의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방향전환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리스킹 전략은 중국 입장에선 매우 불만족스럽다. 이로인해 시진핑의 중국몽이 무산될 수도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디커플링이나 디리스킹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고, 이런 이유로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도 별로 시큰둥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도 중국에게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안이 하나 있다. 미국은 헤로인보다 몇 배 더 강력한 펜타닐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중국산 화학 성분의 수출을 제한하려고 한다. 펜타닐과 관련된 미국 내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은 지난 7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은 마약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3) 군사적 충돌 방지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사실상의 핵심적 이유는 미중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금 중국은 미중 국방장관간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화는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당장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지원 문제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미 지난 오스트리아 대화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및 재정 지원을 제공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했다.


두 번째는 대만 문제로 인한 미중간의 군사적 충돌이다. 최근에도 미국과 중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치킨게임식의 충돌 일보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중국은 이 해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국제 수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간 충돌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이르면 1~2년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들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지시아래 대만에 대한 전쟁 준비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수단을 다해 미중간 직접적 군사 충돌을 예방하려 하는 것이다. 더더욱 2024년 내년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수록 중국 문제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치열한 공방전은 불보듯 뻔하다. 아마도 미국내 유권자들을 감안해 양당 모두 더욱 더 강력한 대 중국 정책을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사적 흐름에 중국이 발끈하면서 충돌로 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이런 측면에서 BBC는 “미중간에 군사적 충돌 예방을 위한 협의만 제대로 진행되도 블링컨 방중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블링컨, 중국에 물어야 할 5가지 질문]


이런 점에서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UN대사를 맡았던 니키 헤일리는 16일(현지시간) 블링컨의 방중에서 중국에게 물어야 할 5가지 질문을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제기했다.


*질문 1) 중국은 왜 전쟁 준비를 하는가? 그 의도는 무엇인가?


*질문 2) 중국은 왜 미국을 이용해 군사력을 강화하는가? 미국 기술로 미국을 때려 잡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를 우리보고 묵인하라는 것인가?


*질문 3) 중국은 이미 미국의 요소요소에 매우 깊숙이 침투해 있다. 심지어 마약의 원료도 중국이 보내고 있다. 이를 우리보고 묵과하라는 것인가?


*질문 4) 중국은 쿠바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서방의 국가들까지 침투해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의도는 무엇인가?


*질문 5)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는 것을 막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은 기어코 대만의 민주주의를 파괴시킬 것인가?


[중국, 과연 현실적 선택을 하게 될까?]


사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 결과를 중국 당국이 있는 그대로 발표하기에는 껄끄러운 점들이 많을 것이다. 어차피 미국측의 일방적 요구가 많을 것이고, 중국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불편한 내용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내용들만으로 이번 회담의 의미를 평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또한 국내 일각에서 “미국도 중국과 대화를 원하고 관계증진을 꾀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왜 탈중국으로 가느냐”는 식으로 발언하는 등의 외교적 무지를 드러내서도 안된다.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피상적으로 미중간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고, 중국 시각에서 외교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대두되는 것은,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할 것인가의 여부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간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시진핑 주석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의 시진핑 주석을 만들었고, 또한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관계를 활용해 시 주석을 대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에서의 최대 목표는, 미중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상회담이 결정된다면, 이번 블링컨 방중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중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 숨겨진 내용들을 와이타임스는 계속 추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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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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