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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의 핵공격 위협이 허세인 이유? - 위험한 칼날 위에 선 푸틴, 망상에 빠져 있다! - 푸틴 시대의 러시아, 구소련 말기보다 절망적 - "러시아는 절망으로 나아가고 있다"
  • 기사등록 2023-06-16 11: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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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칼날 위에 선 푸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근들어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가상의 세계 속에 살고 있으며, 그의 행동들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공허함까지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푸틴은 위험한 환상속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제목의 콘 코플린(Con Coughlin) 국방편집자의 글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처해 있는 현실과 지금의 행동들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푸틴은 사실 전쟁이 길어질수록 현실과 더욱 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푸틴에게 제대로 된 보고가 올라가지 않고, 푸틴이 듣기 좋은 보고만 받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푸틴의 원래 성격 자체가 무슨 일이든 자기 편할대로 해석하고 판단해 버리는 습성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래서 푸틴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짓말들이 무수하고 근거도 없는 그러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렇게 현실성이 없는 말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또 매우 자신있게 표출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만 해도 푸틴은 크름반도에 군사력을 투사했음에도 전 세계를 향해 철저하게 거짓말을 했다. 아주 뻔뻔스럽게 말이다. 지금 크름반도에서 활동하는 군사들이 러시아군이 아니고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된 러시아 민병대라고 뻑뻑 우겼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푸틴의 거짓말이 드러났지만 그는 그에 대해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이뿐 아니다. 역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격추 사건에 대해 러시아가 결코 개입하지 않았노라고 완강하게 부인했지만, 국제 수사관들은 푸틴이 항공기를 격추하는 데 사용된 BUK 미사일 시스템 사용을 개인적으로 승인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어디 거짓말 뿐이겠는가? 푸틴의 가치관은 완전히 자기 중심적이고 왜곡되어 있다. 심지어 역사적 사실마저도 자기가 믿고 싶은대로 믿고, 이를 온 러시아 국민들에게 강요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을 살펴봐도 침공의 명분 자체가 역사적으로 말도 안되는 이유들을 대면서 자기합리화를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삼은 것이다.


가장 큰 침공 이유가 우크라이나가 과거에 러시아 땅이었다는 점,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나치국가여서 이를 분쇄해야 한다는 망상까지 겹쳐있었다. 한마디로 어엿한 독립국가인 우크라이나를 국가가 아닌 러시아의 일부 영토인것처럼 여겼다. 그래서 전쟁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한 생각으로 전쟁을 시작하면서 자신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국방력까지 완전히 과대평가했다. 전쟁 개시 일주일이면 모든 것이 끝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푸틴의 생각이 완전한 오판이었음이 드러나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텔레그래프는 푸틴이 얼마나 환상 속에 빠져 있는지 명백하게 보여주는 증거로 이번 주 일부 극우 민족주의 블로거와 언론인들과의 인터뷰를 들었다. 푸틴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판타지 세계에 사는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이 목표 달성에 비참하게 실패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극단의 민족주의자인 바그너그룹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 등에게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프리고진은 동부 도시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 그의 용병 3만여명을 희생시키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그런데 그러한 희생과 실패한 전략에 대해 프리고진은 러시아 지도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면서 심지어 1917년의 혁명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에서 유명한 군사블로거인 콘스탄틴 돌고프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재앙적인 군사 작전을 감독하는 특권층 인사들에게 냉혹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러시아 엘리트들이 최전선에서 군인들이 죽어가는 동안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죄가 있는 사람들은 최소한 붉은 광장에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섬뜩한 경고를 한 것이다.


그런데 프리고진 등의 민족주의자들의 반발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확산되면서 크렘린궁으로 분노가 향하게 되자 푸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진단이다.


푸틴은 원래 6월 초에 전 세계 언론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을 준비했지만 결국 취소했다. 이유는 우크라아나군의 대반격이 시작되면서 러시아군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어서다. 텔레그래프는 푸틴의 기자회견은 아마도 전쟁 상황이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진행된다고 판단했을 때, 다시 열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렇게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한 푸틴은 대신 러시아내의 군사블로거들과 종군기자들을 크렘린궁으로 불러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는 크렘린궁을 향하고 있는 전쟁 불만 세력을 다독거리고, 자신의 전쟁 노력에 대해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인터뷰에서 푸틴이 행한 발언들이 흥미롭다. 푸틴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또다시 2차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는 다소 황당한 발언을 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의 첫 번째 목표가 키이우 점령이었지만, 보기 좋게 처절한 실패를 맛봤는데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무기로 든든하게 무장을 한 키이우를 또다시 공격해 점령한다는 말도 안되는 발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키이우 공격 시도때 장비도 부족하고 제대로 훈련되지도 않은 군대로 진격 개시 며칠만에 길을 잃었는데, 그때보다 더 형편없는 러시아군이 또다시 키이우 점령이라는 목표를 꺼내 놓은 것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키이우는커녕 지금 벌어지고 있는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방어하기도 힘든 와중에 어딜 키이우를 넘보냐는 것이다.


푸틴은 또한 이날 러시아가 54대의 탱크를 잃었다는 말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푸틴의 이 말이 사실은 러시아군이 다른 작전을 위한 여분의 장비가 없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런 식으로 푸틴이 근거도 없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사실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과시하려는 과잉 행동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얼마든지 정복할 수 있다는 과시욕구를 드러낸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이러한 푸틴의 발언들은 푸틴이 지금 얼마나 위험한 환상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푸틴의 사고방식을 생각한다면, 푸틴이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는 발상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푸틴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다음 달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담을 앞두고, 나토 지도자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한 의도적인 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푸틴이 상상하는 그러한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유일한 의미있는 동맹국인 중국이 그러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에 벨라루스에의 핵무기 배치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만약 벨라루스에 대한 핵무기 이전이 현실적으로 용인되고 또 중국이 이를 인정하게 된다면, 중국은 역으로 대만에 핵무기를 배치해도 할 말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마치 핵무기를 사용할 것처럼 공갈을 하고 유럽사회를 협박하는 것은 자신이 군사강대국이라는 자신감을 표출하면서 자신이 그러한 러시아의 수장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 하는 것이지만, 그러한 도발적 행동은 생존에 필사적인 실패한 대통령의 공허한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분석이다.


[푸틴 시대의 러시아, 구소련 말기보다 절망적]


이런 측면에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월 8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러시아의 국내외 여건이 구소련 말기보다 훨씬 나쁘다”고 평가한 것이다.



모스크바 등지의 특파원을 역임한 세르쥬 슈메만(Serge Schmemann) NYT 편집위원은 이날 칼럼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음을 감안하면 러시아인들이 피해자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많은 러시아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를 과거의 독재를 부활하고 나라를 굴욕에 빠트리고 고립시키고 있다고 화를 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YT는 “스탈린 사후 소련 말기 수십 년 동안은 조금씩 나아져가는 기미가 뚜렷했다. 당시의 소련 체제에서 지금처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면 체제가 존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소련 사람들은 갈수록 개방되는 폐쇄된 사회에 살면서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지는 것을 체험했다”고 꼬집었다.


NYT는 이어 “반면 푸틴의 시대는 빠르게 폐쇄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을 잃고 있다. 개방이 희망을 향한다면 러시아는 절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이것이 러시아의 현실이고, 지금 푸틴이 맞닥뜨리고 있는 러시아의 현재다. 과연 푸틴의 그러한 망상이 무너질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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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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