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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참혹한 북한, 대기근에 아사자 대량 발생 - 북한 대기근, “꼼짝없이 죽기만 기다려”, 당국은 외면 - 5월 들어 극한의 기근 심화, 북한 민심 흉흉 - 대기근 상황에 TV에 나온 김정은 딸 주애. 북한주민 극혐
  • 기사등록 2023-06-16 0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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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기근, “꼼짝없이 죽기만 기다려”]


북한의 기근이 극한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웃주민들이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었다는 증언까지 나올 정도다.



영국의 BBC는 1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지원으로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 3명을 비밀리에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의 현재 상태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인터뷰를 한 세 사람은 북중 간 국경 폐쇄 이후 굶어 죽거나 법 위반으로 처형당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지연(가명)이란 이름의 한 여성은 집에서 굶어 죽은 세 식구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물을 주려고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국에서 안에 들어가 봤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그는 전했다.


또 지연씨는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서 집에서 목숨을 끊거나 죽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도 말했다.


중국 국경 근처에 사는 건설 노동자 찬호씨는 "극심한 식량 공급 부족으로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코로나로 죽을까 봐 무서웠지만 이후엔 굶어 죽을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경을 폐쇄했다. 이에따라 중국 곡물 수입이 중단됐고, 경작에 필요한 비료나 기계 역시 공급이 멈췄다. 김정은은 국경경비대원에게 국경을 지나는 사람 누구든 사살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내린 바 있어 식량 등을 밀수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장마당에서 중국 밀수품을 파는 상인 명숙씨는 “과거 장마당에서 팔리는 제품 4분의 3이 중국에서 왔지만, 현재는 팔 수 있는 물건이 비어있다”며 “이 때문에 수입이 대폭 줄었고, 가족들과 먹을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먹을 음식이 이렇게까지 적었던 적이 없다”면서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틀 동안 굶어 자다가 죽을 것 같았던 적도 있다”면서 “최근에는 배가 고픈 사람들이 음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집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BC는 “인터뷰에 묘사된 북한의 상황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임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짚었다.


북한 경제학자 피터 워드도 “평범한 중산층의 이웃이 굶어 죽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아직 전면적 사회 붕괴나 대규모 아사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침해를 기록하는 NKDB의 송한나씨도 “지난 10∼15년간 아사 사례는 거의 못 들어봤다”면서 “북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최악의 기근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이 벗어날 길이 없다는 데 있다.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고 했으나, 명숙씨는 "이제는 탈출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NKDB의 송한나 씨는 “지금은 강에 가까이만 가도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서 아무도 건너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BBC와 인터뷰를 한 찬호(가명)씨는 “친구 아들이 최근 비공개 처형을 여러 건 목격했으며, 건마다 3∼4명이 탈출 시도를 하다 잡혀 와서 처형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매일 살기가 더 힘들어진다. 한 번 잘못 움직이면 처형”이라며 “우리는 여기 갇혀서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식량 위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핵무기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해 6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5억 달러(약 6375억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이는 북한 연간 곡물 부족량을 메꾸고도 남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신뢰는 물론 주민들끼리의 신뢰도 무너졌다고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지연씨는 “감시와 단속이 너무 무자비해서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연씨도 2020년 12월 통과된 새로운 법률에 따라 외국 영화, TV프로그램, 노래를 소비하다 적발돼 체포된 적이 있다고 했다.


명숙씨는 “코로나 이전엔 사람들이 김정은을 긍정적으로 봤지만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5월 들어 극한의 기근 심화, 북한 민심 흉흉]


북한 소식을 전문으로 전하고 있는 일본의 아시아프레스도 최근 잇달아 북한의 대기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에 의하면, 북한의 대기근 현상은 5월들어 한층 심화됐으며, 식량배급까지 중단되면서 영양실조 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가 공급해야 할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도시 취약층의 현금 수입이 끊겨 먹을 것을 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이어 북한 내부에서 아사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도 북한 당국은 이들을 병사 처리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대기근은 사실상 북한 당국이 잘못된 식량정책을 고수한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내 식량 유통이 배급에 기반하지 않고, 장마당 등의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어 왔었는데, 김정은이 식량의 국가관리 기반 강화를 내세워 시장에서의 곡물 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가격까지도 국가가 개입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을 기화로 김정은은 거의 기능이 상실해 있던 국영 '량곡판매소'를 부활하면서 철저한 식량 통제 정책을 단행했다. 게다가 김정은 정권은 국영기업의 식량 배급 부활에 나섰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통제로 가동이 저하돼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출근하는 노동자 본인에 한해 역시 한 달에 5~7kg 정도를 지급했다. 가족분은 없었다.


동시에 직장 이탈자와 결근자, 다른 지역으로의 무단 이동자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특히 남성에게는 어떠한 직장에 등록, 출근시키는 조치를 취했으며, 그렇게 출근하는 자에게만 식량을 배급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개인 경제활동의 대부분을 '비사회주의적 행위'라며 금지시켰다. 그러다보니 도시 주민들은 현금 수입이 줄었고,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구입하기가 어려워졌다. 자연스럽게 '량곡판매소'와 직장 배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됐다.


문제는 이렇게 국가가 책임지고 확보해야 할 식량이 바닥이 났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량곡판매소'와 국영기업에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 평양은 정권에 있어 중요한 우선 배급 대상이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식량이 우선적으로 공급돼 아사자가 나오는 심각한 상황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응이 뒤로 미뤄진 지방 도시에서 기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북한 제2의 도시인 함흥의 인명 피해가 가장 크다는 미확인 정보도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 정도니 농촌지역에서의 기근이 어느 정도일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것이다. 사실 전해 가을 수확분을 다 먹고, 9월에 옥수수를 수확하기까지 단경기(端境期)를 맞게 되는데, 이때가 농민에게는 1년 중 가장 살기 어려운 시기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북한 당국도 상황의 심각성 때문에 지난 4월에는 군용 비축식량까지 방출했지만, 1인당 한달 분량으로 겨우 3~5kg을 배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먹고 살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분량이다. 그나마도 다시 끊겼다.


이렇게 먹을 식량이 없다보니 결국 북한 주민들은 소나무의 (안쪽) 껍질을 벗겨서 파는 것을 구매해 허기를 메우기도 한다. 아시아프레스에 의하면, 1차 가공만 한 것이 1kg에 700원(한화 약 104원)인데 그것이라도 사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참고로 북한의 의사 초봉 월급은 1700원~1800원 수준이고, 쌀 1킬로그램이 5400원 수준이다.


그나마도 산림단속원이 나무껍질을 벗기는 것을 단속하기 때문에 몰래 숨어서 팔고 있다. 하지만 그 700원이 없어서 소나무 껍질도 외상으로 사는 집이 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근이 심각해지다보니 지방 도시에서는 영양실조나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강도 등 흉악범죄와, 노부모와 자식을 버리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 후반 대기근 당시, 범죄 증가 및 아이와 노인 부양을 포기하고 버리는 참담한 현상은 북한 전국에서 발생했다. 식량 배급이 끊긴 데다 현금이 바닥나고 가재도구도 잃어,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워진 사람들에 의한 궁여지책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기아의 만연은 서서히 진정되고, 아사자와 꼬제비(부랑자)의 수도 줄었다. 그러나 지금, 지방 도시에서 90년대를 방불케 하는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보도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오동통하게 살이 찐 딸 주애를 자주 데리고 나와 백두혈통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4월 20일 북한 소식통 등을 인용해 “10살로 알려진 어린 김주애가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중요 행사에 계속 등장하자 북한 주민들이 최근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이런 뉴스를 전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거북스럽다. 그런 북한이 지금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국가가 과연 얼마나 존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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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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