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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너무나 허술한 러시아 방어선, 푸틴 패배 이유가 있었다! - '장장 1천㎞' 러시아 방어선, 곳곳 허점 드러나 - 기술과 군사혁신 측면, 러시아는 너무 불리하다 -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이제부터 시작이다!
  • 기사등록 2023-06-14 12: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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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천㎞' 러시아 방어선, 곳곳 허점 드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의 길로 들어선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곳곳에서 너무나도 많은 허점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에서 제공받은 첨단 화기로 중무장하고 영토 탈환에 나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기세를 러시아가 막아서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3일(현지시간) 최근 펴낸 '우크라이나의 공세 작전: 공격방어균형 전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구축한 방어선 곳곳에서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CSIS는 “러시아의 유럽 방면 방어선은 총연장 약 2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데, 이 중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포함되는 구간만 1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니 이 엄청난 국경선에서 전쟁을 제대로 치른다는 것이 쉬울 리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곳곳에 요새같은 방어진지를 구축했는데, 이 방어 진지는 차량 이동을 막아서는 장벽, 보병들을 위한 참호, 포병과 전투차량들을 위한 사격 위치 등 약 2㎞ 정도에 이르는 두께로 겹겹이 구성된다.


그런데 CSIS는 “앞서 벌어진 전쟁을 봐도 알 수 있듯 요새화와 같은 조치는 방어자에게 유리함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서 지난 5월 2일 위성 사진으로 촬영된 우크라이나 미하일리우카에만 약 30㎞에 걸쳐있는 러시아군 방어선을 예로 들었다.


CSIS에 의하면. 맨 앞에 '용치'(龍齒·용의 이빨)로 불리는 뿔 모양의 탱크 저지용 구조물이 길게 늘어섰고, 250m가량 뒤에 참호가 파였다. 그 뒤에는 차량 진입을 막는 도랑과 또다른 용치 저지선이 놓였고, 더 후방에 소규모 참호들과 전투차량들이 배치됐다. 도합 4중 방어선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할 것으로 보이는 방어선에 대해 CSIS는 “러시아 방어 요새의 규모는 인상적”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돌파하고, 러시아군이 불법적으로 점령한 영토를 탈환하는 것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CSIS는 그 이유에 대해 '공격방어균형' 개념으로 설명했다. 다시 말해 기술, 지리, 등 다양한 요소가 공격 및 방어의 상대적인 이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군사이론을 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1년여간 전쟁이 지속되면서 러시아군, 특히 육군 병력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다보니 방어선 전역에 배치할 정도로 병력이 충분한 상황이 아닌만큼 공백을 메우기에 급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CSIS의 설명이다.


또한 전선이 광범위한 점,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익숙한 지형이라는 점 등도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CSIS는 이와 관련해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벨기에 방면으로 우회하여 프랑스가 장장 450㎞에 걸쳐 형성했던 '마지노선'을 무력화했던 사례도 들었다.


실제로 러시아의 용치 등의 방어선 설치는 자포리자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CSIS도 러시아의 방어망이 가장 촘촘한 곳으로 바로 자포리자 지역을 꼽았다. 아마도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을 넘어 크름반도로 직행하는 것을 막기 위함인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댐 파괴도 우크라이나군의 크름반도 진격을 막기 위함이었다.


CSIS는 특히 보유한 전투인원 대비 배치해야 하는 공간의 면적, 다시말해 '병력 대비 공간 비율'(force to space ratio)이 러시아 입장에서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심각한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마지노선' 2배 이상인 우크라이나 내 방어선을 빈틈없이 막아내는 것보다, 우크라이나가 취약점을 돌파해내는 것이 훨씬 쉽다는 의미다.


특히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러시아의 '용치' 역시 그 위력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CSIS는 지적했다. CSIS는 “용치는 러시아 방어의 상징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었으나, 그 품질이 들쭉날쭉하다”면서 “너무 부실하기도 하고 빈틈도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사실 용치는 땅 밑에서 콘크리트로 단단히 연결된 후 매립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들을 보면, 일부 구조물들은 연결 없이 그저 지상에 얹어진 상태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용치는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이후 풍화를 겪으면서 상태가 매우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이러한 방어망이 전 전선에 걸쳐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한 허점이다. 특히 도네츠크 지역 등의 경우에는 아예 그러한 방어망이 없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별다른 저항없이 진격할 수 있을 것으로 CSIS는 내다봤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방어를 해야하는 러시아군의 최대 약점은 방어를 해야할 지역이 너무 넓다는 데 있다. 그 모든 곳에 병력을 촘촘히 배치할 수도 없고, 또 우크라이나군과 직접 대치하지 않는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지역까지도 신경을 써야하다 보니 곳곳에 빈틈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CSIS는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일부 지역에서는 다소 정체가 될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공격을 하는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과 군사혁신 측면, 러시아는 너무 불리하다]


CSIS는 “기술이 공격과 방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지금까지 기술 개발과 사용에서 혁신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군사 혁신에는 군대의 전투력 창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쟁 수행 방식의 변화가 포함된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드론을 이용한 무인항공기시스템(UAS)을 접목해 전쟁 수행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서방에서 제공한 무기와 더불어 서방에서 훈련받은 군사요원들이 힘을 합치면서 전투수행방식은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었다. 사실 말이 우크라이나군이지 현재 군사력 투사방법을 보면 나토군과 거의 유사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아직도 옛 소련 당시의 군사교본을 의지한다. 명령체계도 완전히 수직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된 전투가 진행될리 없다. 그러다보니 우크라이나군에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병사들의 사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


CSIS는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의 사기 또한 우크라이나가 앞서 있다고 판단했다. 조국 영토를 지켜내겠다는 동기부여가 강렬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부터 직접 전투복을 입고 최전선까지 나가 군사들을 독려하고 함께하는 모습을 러시아의 푸틴에게선 결코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 그동안의 전쟁 전개 모습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우리의 가족을 위해 싸운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그것이 곧 전투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장이 군인들을 얼마나 설득해냈는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CSIS는 언급했다.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칭한 전쟁이 결국은 푸틴의 욕심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군인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총을 들고 있고, 그러니 제대로된 전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전투력으로 그대로 나온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 군사법원의 무단 근무지 이탈(AWOL) 사건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러시아 군인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첫 4개월 동안의 무단이탈 사건은 이미 2022년의 총 사건 수를 넘어섰다. 이러한 증가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인들이 전투 의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강한 동기 부여를 가진 군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이제부터 시작이다!]


CSIS는 “이번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전쟁의 향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취약점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 기술과 전략, 전력 배치, 민족주의 등의 요소를 효과적으로 통합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반적인 판세를 보면, 우크라이나군이 참으로 영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무턱대고 진군하는 것이 아니라 돌다리도 두들겨 보듯 일단 치고 빠지기 식으로 러시아군의 방어망을 체크한 뒤 문제점을 파악한 후, 그다음 진짜 공격으로 나서는 등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게 만든다.


CNN은 13일(현지시간)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지금까지 7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2일(현지시간) 밤, 동영상 연설에서 “전투는 치열하지만 우리는 전진하고 있고 그것이 중요하다”며 “적의 손실은 우리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BC는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려는 우크라이나 대반격 작전의 성패는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육로를 차단할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BBC는 그러면서 “자포리자주(州)와 아조우해를 잇는 지역의 탈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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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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