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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쏘는대로 격추되는 미사일과 드론, “러시아는 허탈하다!” - 러, 이틀간 드론·미사일 100대 쐈다, "대부분 격추" - 곤혹스러운 러시아, “우크라 공습은 빛좋은 개살구” - 러시아군의 더 큰 문제는 전쟁지속력
  • 기사등록 2023-05-30 12: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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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틀간 드론·미사일 100대 쐈다, "대부분 격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연이틀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을 보내는 쪽쪽 대부분 격추를 당해, 러시아의 체면이 말이 아니고 허탈감에 빠져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이날 오전 3시께부터 러시아군의 드론(무인기)과 순항미사일이 키이우 상공을 날아와 도심지를 타격했다”면서 “연이틀 100기 이상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쏟아부으며 반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의 준비태세를 허물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이달 들어서만 15번째로, 러시아는 키이우 건립 기념일인 전날 새벽에도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대거 동원해 공격을 가했다.


이에 대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공습 사실을 전하며 “수도에 또다시 어려운 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새벽부터 시내와 도시 전역에서 공습 경보가 울렸으며, 수차례 커다란 폭음이 들려왔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로이터는 또한 “영토 탈환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시설과 보급선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투기와 이동식 대공 방어 시스템의 조합으로 이틀 간 이어진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 이나타 공군 대변인은 28일 “(미국이 지원한) 고가의 패트리엇 시스템은 대공 방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었고,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등을 정교하게 막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30일(현지시간), “전날(29일) 러시아가 야간 공격에서 최대 40기의 크루즈 미사일과 35기의 공격 드론을 발사했지만, 우크라이나 방공군은 드론 29기, 정찰 드론 1기, Kh-101/Kh-555 순항 미사일 37기를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카스피해 방향에서 Tu-95 폭격기에서 최대 40발의 Kh-101/Kh-555 순항 미사일이 발사되었으며, 샤헤드(Shahed)-136/131 드론은 북부와 남부에서 35회의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보도대로라면, 35기의 드론 가운데 최소 30기, 미사일은 40발 중에서 37발이 요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격추된 67기 중에서 수도권에서만 40기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의 발표를 인용해 “이날 러시아군이 발사한 드론 59대 중 58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솔로스키 지역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추락한 드론 파편에 맞아 41세 남성이 숨지는 등 최소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곤혹스러운 러시아, “우크라 공습은 빛좋은 개살구”]


사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습은 이미 효용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것이 드러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수많은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지만, 정작 주요 지역을 타격하는 데는 실패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어느 정도 주요 시설을 지키는 데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지난해 2월 22일∼7월 21일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와 주요 무기 기지가 밀집해 있는 중부 빈니차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20회에 그쳤다. 또한 올해 들어서도 러시아가 어떤 방어망도 뚫는다며 극초음속 미사일로 규정한 '킨잘'은 우크라이나에 요격당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 때문이었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을 놓고 볼 때, 개전 2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파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평가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서방의 무기 지원과 러시아군 내 구조적 문제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우선적으로, 미국 등 서방은 대전차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이어 주력 전차 및 패트리엇 방공 체계까지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해 나갔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이 이번 전쟁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세계 군사강호 가운데 하나가 돼버렸다고 자조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방공역량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미국산 F-16 전투기 제공도 추진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막강 러시아군이라 할지라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뚫기 어려워질 것이다. 아니 아예 미사일 또는 드론을 발사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질 것이 뻔하다.


반면 러시아는 어떠한가? 우선 전쟁 개시때부터 계속 지적되어 온 러시아의 전술 실패와 지휘 체계 등 내부 문제가 공습 효율성을 꺾은 핵심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가 전쟁 준비 당시 우크라이나 내 목표물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로켓의 수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번거롭고 복잡한 보고 체계도 러시아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과거 소련식 군사교본을 21세기에도 그대로 답습하면서 생겨난 문제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중앙시스템에 정보를 전달한 뒤에야 이를 각 부대에 전파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목표물 최초 식별 뒤 미사일 공격을 가하기까지 길게는 48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현장 지휘관에게 전혀 결정권이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의사결정 시스템은 고정이 아닌 이동식 방공 체계가 자주 활용되는 현재 상황에서 공격 성공 확률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 때문에 러시아군이 마지못해 타격 성공 확률이 큰 민간 시설로 목표를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지난해 9월 주거 지역을 공격하기 위해,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5월 들어서도 지난 26일까지 러시아는 군사시설이 아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민간시설을 향해 미사일 공습을 15차례나 가했다.


지난 4월에도 러시아군은 키이우뿐 아니라 중부 드니프로, 크레멘추크 등 전국 각지 주요 도시를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22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 가운데 군사시설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CSIS는 민간을 겨냥한 러시아의 이 같은 공격을 보면 러시아가 처한 어려움이 잘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이 민간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습을 통해 사기 약화, 자원 고갈 등을 노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민간시설을 향한 공습마저도 속속 요격당하고 있어서 러시아군은 더 허탈할 수밖에 없다. 결국 러시아가 미사일 또는 드론으로 무자비하게 공격을 가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군에게는 거의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고 요격당하지 않고, 표적이 도착하더라도 군사목표물이 아닌 애꿎은 민간인들만 희생당하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군의 더 큰 문제는 전쟁지속력]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러시아군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전쟁의 지속력이다. 러시아의 군수품이 이미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지금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미사일이나 포탄 등을 보면 창고에 몇십년 쌓아두었던 재고품들까지 모조리 방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목표 명중률도 낮아지고, 공격 목표 또한 희미해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980년대 핵탄두 운송을 위해 설계된 AS-15 KENT 미사일까지도 핵탄두를 제거하고 다른 무게추를 넣은 다음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이런 임시변통 미사일은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재고가 고갈돼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러시아는 옛 소련에서 처음 생산된 S-300 지대공 미사일을 지상용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러시아군의 미사일 보유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러시아군이 최근들어 미사일과 함께 드론을 대량 공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공격능력은 마지막 한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나마도 러시아군이 원래 원하던 공격목표와는 전혀 다른 ‘말로만 공격’ 또는 ‘공격 위장용 공격’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이제 본격적인 대반격을 시작하려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간)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겁에 질려 있다”면서 “만약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곧바로 크렘린 심복들 사이에 균열이 생기면서 푸틴의 앞날도 보장받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던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푸틴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아무리 우크라이나를 공격해도 대규모 패닉도, 심각한 혼란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갈수록 푸틴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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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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