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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30년만에 다시 떠오른 中‘삼각부채’, 위기의 끝은 어디인가? - 中경제 수요둔화로 삼각부채에 빠진 중소기업들 - 취약한 중국경제, 기초가 흔들린다! - 블룸버그, "중국의 경제데이터를 조심해서 읽으라!" 경고
  • 기사등록 2023-05-16 12: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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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수요둔화로 삼각부채에 빠진 중소기업들]


중국의 경제위기,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중국내 수요가 활성화되지 않음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바닥을 기고 있는 가운데 30년 전에 중국 경제를 괴롭혔던 이른바 '삼각 부채'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해외 주문이 줄고 국내 소비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기업들이 하청·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함으로 인해, 상호·연쇄 대금 체불이 벌어지면서 민간 경제의 주요 축인 중소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삼각부채(Triangular debt troubles)가 30년만에 재부상하면서 중국 경제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각 부채’는 대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부분적으로 지급되어 기업이 서로에게, 그리고 은행에 빚을 지게 될 때 발생한다. 이는 생산과 투자를 저해하고, 이로 인한 부채나 부실 대출은 성장을 저해하며 금융 리스크를 악화시킬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 긴축으로 인해 삼각 부채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은행 대출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했다. 결국 경제적 혼란이 빚어지자 1991년 6월 주룽지 총리는 여러 고정자산 투자 프로젝트에 500억 위안(약 9조 5천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면서 위기를 진정시킨 바 있다.


그런데 중국 경제의 중추를 맡으면서 중국 GDP의 60%를 담당하는 민간기업들이 대금 연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산당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정치국은 “기업이 직면한 체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중국은행(BOC) 연구소의 지난해 8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중국 전역 대금 체불은 6조7천억위안(약 1천285조원)에 달했으며, 이는 중소기업들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해가 갈수록 대금 연체 문제가 악화되고 있으며 올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직면한 주문량 부족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특별 연구원 야오징위안은 “많은 기업이 지난해 생산한 제품을 팔지 못해 재고가 늘어났다”며 “이로 인해 기업 간 상호 대금 체불이 벌어졌고 결국 소위 삼각 부채를 형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삼각부채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민간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또한 외자기업과의 거래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산업 전시 기획자 펑뱌오는 “외국 기업들은 대개 결제 행위가 양호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 주문이 줄어든 것이 대금 체불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도 “기업 간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고, 그에 따른 부채와 부실 대출은 성장을 저해하고 금융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중국경제, 기초가 흔들린다!]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싸늘한 이유 중의 하나는 경제의 펀더멘탈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3년 만에 지난 1월 리오프닝(일상 재개)을 하며 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 떨어졌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 부문의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친 반면, 국가 부문 투자는 10.0% 증가했다. 그런데 민간기업의 수익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전년 대비 19.9% 감소했으며, 3월에는 더 악화되어 1분기 수치가 23% 감소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MS 위클리'는 지난 3월 저장성 닝보시의 민간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해당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장기 대금 체불에 따른 유동성 문제이며, 수주 부족과 약한 투자 의지가 그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닝보시는 민간기업들이 전체 일자리의 80%에 달하는 420만여명을 고용한다.


응답한 기업의 86%는 대금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으며, 36%는 대금 체불이 6개월 이상 이어져 운영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MS 위클리는 “일부 이윤을 내는 기업들조차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쇄 대금 체불인 삼각 부채 문제가 많은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고 입법부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인 왕동징도 지난 2월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에는 두 개 층의 부채 사슬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번째 층에서 지방 정부는 은행과 기업에, 기업은 은행에 빚을 지고 있으며, 두번째 층에서 국영 기업들이 은행과 민간 기업에, 민간 기업들은 상호 간에 빚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동징은 이어 “기업이 파산할 경우 대량 해고와 은행 위험 증가라는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은행보다는 기업, 국영기업보다는 민간기업에 대한 부채 상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동징은 “기업이 파산하면 대량 해고와 은행 리스크 증가라는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지방 정부의 재정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은행보다 기업에 대한 상환을 우선시하고 국유 기업보다 민영 기업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물품을 생산해서 판매를 했음에도 그 대금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 당장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제관찰자망과 광둥성 중소기업 발전 및 진흥위원회가 3월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8개 중소기업 중 83% 이상이 작년 4분기에 판매한 상품 대금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43.44%는 올해 1분기 매출채권 기간이 작년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른바 ‘돈맥경화’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데이터를 조심해서 읽으라!]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간)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중국당국이 발표하는 경제데이터를 유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주에 발표할 주요 경제지표에는 분명 빠르게 성장했다고 할 것이지만 지난해의 상황과 곧장 비교하는 것은 중국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꼭 비교를 하려면, 전년동기 대비가 아니라 전월대비 실적을 보라고 충고했다.


블룸버그는 우선 소매판매나 산업생산지수부터 왜곡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산업생산지수만 하더라도 전년동기 대비시 10.8% 증가했다고 할 수 있으나, 전월 대비시 오히려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 지출도 노동절 연휴로 일시 증가한 것처럼 보이나 상품에 대한 지출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봤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월별 기준으로 전체 소매 판매 성장률이 3월의 2.9%에서 지난달 0.3%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정자산투자도 당국은 급증했다고 발표할 것이지만, 채권발행이 원래 연초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고, 부동산 투자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니 중국 경제 통계를 당국이 발표하는 대로 읽어서는 안 되고, 또 그 발표를 스피커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기사 내용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중국이 이렇게 워낙 화장과 과대포장에 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쉽게 속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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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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