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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경제를 몰락시킨 시진핑의 ‘국진민퇴’ - IMF, "중국경제 몰락 최대 요인은 시진핑의 국진민퇴" 지적 - 시진핑의 역주행, 경제에 대한 당 통제 강화 - 국진민퇴가 불러온 허위보고 전성시대
  • 기사등록 2023-05-14 05: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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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몰락 최대 요인은 시진핑의 국진민퇴]


중국 경제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결국 중국의 국영기업을 제대로 개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시진핑의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이었던 국영기업 중심 경제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의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 11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에 경제성장률 저하를 막으려면 국유기업을 개혁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5년이 지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4%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 “적어도 4.5% 안팎을 유지하려면 민간기업과 비교할 때 생산성이 크게 처진 국유기업을 개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이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없이 중국 경제 성장도 없다고 말한 것은, 사실 지금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핵심을 제대로 짚은 것으로 보인다. 스리니바산 국장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경제체제가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민간경제가 아닌 국영기업 중심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특히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를 꺼내들면서 민간기업들까지 중국 공산당이 직접 지도하에 두려 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민간기업은 역할을 다 했으니 이제 물러나고, 국유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개념의 국진민퇴(國進民退)는 시진핑 주석의 핵심 사상이다. 이러한 시진핑 주석의 지도이념에 따라 그동안 많은 민간기업들을 국영기업으로 전환해 왔으며, 심지어 민간기업들에게까지 공산당 지도체제를 확립시키면서 중국내 전 기업의 공산당 직접 지도체계를 구축해 왔다.


[시진핑의 역주행, 경제에 대한 당 통제 강화]


지난 5일에도 시진핑 주석은 “경제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앙금융경제위원회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경제분야에서도 당의 중앙집권적이고 통일된 지도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제 전반에 대해 당의 영향력과 지배력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이 이렇게 국영기업 중심의 경제, 공산당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경제를 주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간경제 활성화가 중국공산당의 일사분란한 지도체제를 뒤흔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모든 민영기업은 빠짐없이 규모에 맞게 당 조직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아예 중국공산당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장(黨章)에 “당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3명 이상의 당원이 모이면 당지부(黨支部)'를 만들 수 있고, 50명이면 당총지부(黨總支), 100명 이상이면 당위원회(黨委)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런 이유로 사실상 중국의 거의 모든 민간기업들도 회사 내에 당 위원회를 만들고 공산당 간부들을 당서기로 영입해야 했다. 그것도 그저 명목상의 자리가 아니라 회사 경영에 깊이 개입하는 자리이고, 경우에 따라 그 회사의 대표를 능가하는 힘을 가진 막강한 직책을 만든 것이다. 공산당에 밉보였다간 중국에서 회사를 유지할 수 없어서다. 그래서 유명 포털인 바이두(百度)의 경우 연봉 약 1억원을 걸고 모집공고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민간기업들에서도 공산당이 막강한 힘을 갖다보니 지휘체계가 이원화되는 부작용들이 속출한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에서의 민영기업들은 오늘날의 중국 경제, 곧 GDP의 60%, 일자리의 80%를 창출해낸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이런 조직에 공산당 서기라는 자가 침을 흘리면서 민영기업을 좌지우지 하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의 당장에는 기업내 당위원회가 해야할 역할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① 당 노선과 방침의 관철

② 기업이 법을 지키도록 지도(引導)와 감독

③ 직원 단결

④ 기업과 직공(노동자)의 합법적 권익 수호

⑤ 기업의 건강한 발전


사실 이러한 규정은 기업의 당서기가 마음만 먹으면 기업의 목을 조이는 역할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당서기가 회사의 상왕 자리에 앉아 있으니 민영기업들이 공산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는 당연하다. 당서기가 회사의 모든 일들을 속속들이 당에 보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회사의 대표가 소신을 가지고 기업경영을 할 수가 없다. 이러한 체제를 시진핑은 ‘중국식 현대화’라고 이름 붙였다.


이러한 민영기업이 잘 될 리가 없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차고 뛰는 형국 아닌가? 이러니 중국 경제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여기에 국영기업들의 실체는 더말할 나위가 없다. 사실 중국 경제의 많은 문제들이 국영기업에서 비롯된다. 업무 효율성도 낮을뿐더러 부패는 만연해 있다. 그러다보니 허수가 난무하다. 그저 보고용 수치만 잘 만들면 승진에 자리보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IMF의 스리니바산 국장이 지적한 것은 바로 이러한 중국식 경제체제, 곧 시진핑이 주도하는 국영기업 중심의 경제, 국진민퇴의 경제체제로는 미래가 없다고 점잖케 충고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이 이러한 조언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시진핑 주석의 명령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국진민퇴가 불러온 허위보고 전성시대]


사실 중국 경제를 이렇게 어렵게 만들고 있는 중국식 경제체제의 개혁이 거론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덩샤오핑은 시진핑과는 다르게 ‘민진국퇴(民進國退)’를 주장했다. 그 길만이 중국 경제가 살 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시켰다. 국가의 계획보다는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고, 또 국유기업보다는 민간기업을 통한 성장을 주도해 갔다. 이러한 흐름은 장쩌민, 후진타오로 그 흐름이 계속 이어져 갔다.


그런데 시진핑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흐름을 완전히 역전시키게 된다. 국가의 개입을 늘리면서 중국 공산당 중심의 경제를 주창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진핑 신(新)시대의 문제점은 이미 마오쩌둥 시대에 불거진 바 있다.


중국에서 대약진 운동이 한창이던 1958년 10월, 당시 부총리였던 덩샤오핑이 텐진(天津)의 한 농촌인 신리춘(新立村) 시찰에 나섰다. 이 지역 농업 생산성이 전국 평균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높다는 보고가 올라와 이를 격려하고자 시찰에 나선 것이다.


소문대로 들판에 벼가 가득했고, 주민들은 풍악을 울리고 있었다. 그래서 격하게 격려한 후 돌아왔다. 그런데 뭐가 찜찜했다. 논에 벼가 지나칠 정도로 빽빽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즉각 차를 돌려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직접 가서 벼를 뽑아보니 이 벼들에 뿌리가 없는 것 아닌가? 벼 생산량을 속이기 위해 장식용으로 옮겨 심은 것이다.


열불난 덩샤오핑은 허위보고에 치를 떨면서 '국가의 무리한 식량 증산 운동이 선량한 농민들로 하여금 허위 보고를 하게 한다'고 한탄했다. 이 사건은 국가의 간섭이 클수록 허위보고와 가짜 승리가 늘어난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그런데 이러한 마오쩌둥 시대에나 벌어질법한 일들이 지금 시진핑 시대에 재연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공정이 바로 그것이다. 시 주석이 앞장서서 반도체 굴기를 말하자 지방정부들이 너도 나도 나서서 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시진핑에 실적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한 해 수천개의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전역에 설립됐다. 이 수치로만 보면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봐도 된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지금 중국 반도체산업을 뒤흔드는 가장 큰 문제는 허위보고다. 지난해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업체인 SMIC(中芯國際)가 7나노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허위보고에 의한 가짜뉴스였다.


그렇다면 SMIC는 왜 그런 뉴스를 흘렸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시진핑 보고용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보고용 언론플레이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어찌 SMIC뿐이겠는가? 중국 경제 전반, 아니 중국의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정부까지 이러한 시진핑 보고용 수치들로 넘쳐난다. 그러니 인구통계부터 경제통계까지 다 허수로 가득차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중국국가통계국 발표자료를 인용해 “여러 지표를 통해 볼 때 중국 경제가 살아날 희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경제관련 수치들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 낮을 정도로 비관적이었다. 우선적으로 내수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이는 청년 실업률 증가,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 및 기업 이익 악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5일까지의 중국 최대 수출박람회인 캔톤페어에서의 수출상담 실적이 지난 2019년에 비해 15%나 감소했다는 것도 별로 좋지 않은 징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3년만에 열린 행사이고, 규모도 역대 최대로 열었는데 실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중국의 수출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캔톤페어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급감했다는 것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바로 이러한 중국경제 부진 원인으로 IMF가 ‘국진민퇴’의 시진핑 경제정책 때문이라 지적했음에도 중국은 이를 수정할 용기도, 생각도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중국 경제 전망 역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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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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