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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보란듯 군함 침몰시킨 美·필리핀, "中, 그렇게 당할 수 있다!" - 필리핀, 中의 남중국해 침범 대응 강경 대응방침 - 앞뒤가 너무 다른 중국에 필리핀 분노 - 美-필리핀 합동군사훈련, 反中의지 드러냈다
  • 기사등록 2023-05-02 0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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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中의 남중국해 침범 대응 강경 대응방침]


그동안 중국의 위세에 억눌려 있던 필리핀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이렇게 필리핀이라는 나라가 달라진 것이다. 전임 두테르테 정권 때는 중국의 힘을 통한 압박에 숨죽이면서 중국의 선처만 바라던 필리핀이었는데,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이 미국과 손을 잡고 대 중국 강경 자세를 통해 철저한 국익 추구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이 오히려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의 일간신문인 ‘인콰이어러’는 5월 1일,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에게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인콰이어러’는 이어 “미국 국무부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워싱턴 공식방문 이틀전인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가 항행의 자유를 계속해서 침해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필리핀과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진과 영상은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정기 순찰을 하는 필리핀 선박을 괴롭히고 위협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상기시킨다”며 “중국 정부가 도발적이며 안전하지 못한 행동을 그만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해양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 필리핀과 함께하며, 남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에서 필리핀 해양경비대를 포함한 필리핀의 군, 공공 선박이나 항공기에 대한 무력 공격은 1951년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4조의 상호방위공약을 발동시킨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태평양 해상에서 필리핀 함정 등이 공격받을 경우, 공동의 평화를 해치는 공격으로 간주하고 유엔 차원에서 대응해나간다는 확고한 방침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과 필리핀이 이렇게 발끈하고 나선 것은 지난 4월 22일, 중국이 필리핀 앞바다인 남중국해 일대에서 위협을 확대하는 불법적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필리핀 외교부가 지난 4월 28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중국 해안 경비정 2척이 지난 4월 22일, 필리핀 해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섬; Ayungin Shoal) 지역에 출몰해 순찰 중이던 필리핀 해양경비정과 대원들을 상대로 위협을 가했으며, 이 중 한 척은 45m 떨어진 곳까지 근접해 위협을 가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해역을 침범했다고 맞서며 “필리핀은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상에서의 권리를 존중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충돌이 일어난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중국과 필리핀 등이 영유권 분쟁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내에 위치하고 있다.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인 이곳에는 현재 필리핀 해군이 주둔 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가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지난 1953년 남중국해에 그은 9개 선인 ‘남해구단선’에 이곳이 포함되므로 자국 관할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영토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고, 필리핀 영토와는 아주 가까운 곳임에도 과거 2000여년전에 자신들의 조상이 이곳에서 어로를 해 왔었던 곳이라는 어거지를 동원해 이곳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에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 지역에서 음식과 군용 물자 보급 작업을 지원하던 필리핀 선박을 향해 중국 함정이 군사용 레이저를 조사(照射)해 긴장이 올라갔다.


[앞뒤가 너무 다른 중국에 필리핀 분노]


그런데 주목할 것은, 필리핀과 중국간 충돌이 친강 외교부장의 필리핀 방문을 통해 긴장 완화를 위한 회담을 연 후 불과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다. 필리핀이 지나치게 미국에 경사되고 있음을 감지한 중국이 필리핀을 달래기 위해 친강 외교부장을 필리핀에 급파했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필리핀이 역사의 대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국면에 착안하며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에서 출발하기를 바란다”며 미국과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필리핀을 방문, 자국의 주권과 영토 존중을 강조했다.


친강은 이어 “대만과 해양 문제 등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중국의 정당한 우려에 확실히 응답하며 중국의 주권, 안전, 영토 보전을 존중하기를 바란다”며 “전략적 자주를 견지하고 편 가르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행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친강이 필리핀에 와서 입에 바른 소리를 해 놓고도 입술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또다시 도발을 한 것에 대해 필리핀은 물론이고, 미국까지 분노하면서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전임 두테르테 대통령 시절에는 사실상 마음대로 필리핀을 주물렀고, 또 반미성향의 정책을 펼치도록 필리핀에 압박을 가해 왔었다. 그래서 미국과 연합 훈련을 축소했고, 중국이 필리핀 수역에서 도발을 해도 필리핀은 이에 대응하지 않았었다.


[美-필리핀 합동군사훈련, 反中의지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11일부터 28일까지 실시된 미국과 필리핀의 연합군사훈련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에서는 처음으로 실탄 사격을 통한 ‘함선 격침 훈련’이 실시돼 주목을 끌었다.


특히 훈련 마무리 단계에서 필리핀 퇴역함을 남중국해 해상에 위치시킨 후, 항공기 등에서 사격을 가해 침몰시키는 훈련은, 마치 중국더러 보란 듯이 시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미군은 “지상과 공중의 무기로 (적국 함선을) 탐지, 식별, 조준한 뒤 공격한 훈련”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남중국해뿐 아니라 바시 해협(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해협) 등 주요 지역에서 중국과 일어날 수 있는 전투를 상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필리핀이 베이징에 대항해 군사 협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올해 발리카탄 연합 훈련의 규모도 화제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 1만2200명, 필리핀군 5400명 등 총 1만7600명이 참가해 역대 가장 큰 규모였다. 훈련에는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단거리 대공 방어 차량인 어벤저(Avenger), 아파치 공격 헬기, F-35 스텔스기와 특수전 항공기 AC-130 등 미군의 최신 주력 전투기들이 동원돼 역대급 훈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美-필리핀 정상회담, 反中전선 쐐기 박을 듯]


미국과 필리핀간의 동맹 전선은 1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중국의 도전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양국간 유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콰이어러는 “필리핀과 미국의 관계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행정부에서 심하게 악화되었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의 미국 방문으로 완전한 회복단계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필리핀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약속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도 3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1일 백악관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서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담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필리핀을 출발하기 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양국의 보다 강력한 관계 구축을 위한 결심을 전달하겠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발전과 평화를 위한 양국의 오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이러한 마르코스 대통령의 의지는, 올해 2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필리핀에서 칼리토 갈베즈 필리핀 국방장관과 만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미군이 현지 군 기지 4곳을 추가로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마르코스 대통령의 의지는 더 이상 중국에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중국 도발에 대한 필리핀의 의지 실현이 주목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군이 필리핀의 영해에서 또다시 군사력을 동원해 필리핀군 또는 민간어선들을 압박했을 때, 미 해군의 군사력까지 동원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미국이 중국을 향해 경고한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랬을 때,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남중국해에서의 충돌 위기는 한층 격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미국과 필리핀은 올 하반기에 호주를 비롯한 다른 나라 국가들과도 남중국해 방어를 위한 합동군사훈련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미국과 일본, 필리핀 3개국이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 억지를 염두에 두고 3국 안전보장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은 위로는 한국으로부터 일본, 대만,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반중전선 강화에 직면함으로써 중국의 태평양 진출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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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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