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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반격 신호탄 쏜 우크라, 패배 예감 러시아 줄행랑 - 러 점령 크름반도 전격 공격한 우크라이나군 - 러, 크름반도 타격 우려해 핵심기지 철수 정황 -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탈환작전 나설 것
  • 기사등록 2023-05-01 04: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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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점령 크름반도 전격 공격한 우크라이나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절대 사수를 명령했던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았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의 본격적인 대공세를 두려워하는 러시아군이 크름반도의 핵심기지들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줄행랑을 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중인 크름반도의 한 석유저장고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임명한 흑해 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시의 미하일 라즈보자예프(Mikhail Razvozhaev)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화재 사진 등을 올리고 그 원인으로 드론 공격을 지목했다. 이어 “화재 직후 최고 수준 경보인 ‘레벨 4′를 발령하고 18개 소방대를 진화 작업에 투입했다”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지역 내 유류 공급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이와 관련해 “두 대의 드론이 석유저장고를 덮쳤다”면서 “약 2320㎡ 정도를 덮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NYT는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발표를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총 용량 40,000톤의 석유 제품이 담긴 탱크 10개 이상이 파괴되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폭격을 받은 석유저장소에 비축된 연료량이 많아 불길을 진압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현장 촬영 실시간 동영상들을 보면 시뻘건 화염이 솟구치는 동시에 검은 연기가 기둥을 이루는 모습이 담겨 있다. 주변 하늘은 피어오른 연기로 덮여 시커멓게 변했다.


이번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기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퍼부은 직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보복 성격이 강해 보인다.


러시아는 전날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드니프로, 크레멘추크, 폴타바, 미콜라이우 등 중·남부 지역에 2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로인해 우크라이나는 최소 26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두 살배기 여아를 포함한 어린이도 다수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카스피해 상공의 폭격기를 통해 장거리 순항미사일 23발 발사했으며, 이중 21발은 중간에 요격했지만 2발이 건물을 강타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서 우크라이나도 세바스토폴 공격에 대해 그동안의 관례와는 다르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이번 세바스토폴 공격은 전날 이루어진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에 대한 ’신의 보복‘이며, 이러한 처벌은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크름반도 주민들은 가능하면 군사시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앞으로도 군사공격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크름반도 공격의 의미]


우크라이나군이 이번에 크름반도를 공격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를 가장 빨리 항복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로 크름반도 점령이라는 방책이 거론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푸틴 대통령은 그야말로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고 당장 러시아 국민들과 권력 엘리트층들로부터 전쟁 패배라는 오명이 붙으면서 책임 추궁을 당할 수도 있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이전 크름반도에 대한 공격 이후, 우크라이나는 통상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책임을 주장하는 것에 그쳤지만, 러시아의 침략에 대응하여 어떠한 목표물도 타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특히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공습을 당한 세바스토폴은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름반도 남서부 항구도시로, 러시아의 주요 보급선으로 여겨지는 유일한 부동항이자 흑해함대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러, 크름반도 핵심기지 철수 정황]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인 크름반도 북부의 핵심 기지에서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CNN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 기지가 있던 곳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 국경과 가까운 메드베데우카(Medvedivka) 지역으로, 상당수의 군용 차량이 이곳에 배치돼 있었다”면서 “실제 올해 1월 21일자 유럽연합(EU) 감시위성 사진을 보면, 군용 차량의 바퀴 자국이 찍혀 있고, 2월 11일자 상업위성 업체 막사(Maxar)가 찍은 사진에는 탱크나 대포를 포함해 수십대의 장갑차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여 뒤인 3월 27일자 사진에서는 대부분의 군용 차량이 기지에서 사라진 것으로 관찰됐다”는 것이다. CNN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군사 장비를 이전한 배경이나 위치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반격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2월 11∼16일 막사의 위성 사진을 보면, 메드베데우카 주변으로 겹겹의 참호망과 '용의 이빨(Dragon's teeth)'로 불리는 콘크리트 장벽 등 대규모 방어 구조물이 눈에 띈다.


러시아 측이 임명한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반도 행정부 수반도 지난 4월 11일 “크름반도와 접경 지역에 방어선을 구축한 건 정확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방어망이 의도한 목적에 반드시 사용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악쇼노프의 이 같은 발언을 토대로 “메드베데우카 기지 철수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앞선 방어 작전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탈환작전 나설 것]


사실상 이번 봄철 대공세의 핵심 표적이 크름반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거론된 바 있다.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묘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 미군 유럽사령관이었던 벤 하지스(Ben Hodges) 중장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일부 서방의 정치인들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회복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이는 거짓평화를 추구하는 아주 잘못된 판단”이라면서 “그러한 주장은 군사지도를 잘못 읽거나 군사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의 일방적 주장”이라 질책했다.


벤 하지스는 이어 “올 여름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되찾는 것은 러시아를 붕괴시키는 가장 현명한 판단이 될 것”이라며 “어떠한 정치적 궤변도 크름반도가 갖는 정치적 중요성, 곧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지형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 하지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 수백명을 사살한다해도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지만, 크름반도의 러시아 해군기지인 세바스토폴을 장악할 수만 있다면 역사의 흐름을 뒤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전쟁을 종식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벤 하지스는 “러시아인들조차 이젠 크름반도를 방어할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지금은 러시아인들의 생각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말해 푸틴의 압제적 통치에 맞섰던 알렉세이 나발니조차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크름반도를 합병할 자격이 있다고 믿었지만 푸틴의 침공 실패로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한 반체제인사는 러시아 개혁의 비전을 성명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1991년 체제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크름반도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푸틴이 크름반도를 무력 침공해 러시아 영토라고 선언했을 당시는, 군사적 충돌 자체가 없는 무혈입성이라 러시아인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지만, 지금은 크름반도로 인해 러시아인들의 생명까지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위 말하는 ’신성한 애착‘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크름반도 탈환,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의 봄철대공세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심지어 바그너그룹의 에브게니 프리고진조차도 두려워할 정도다. CNN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전투 차량 가운데 98%를 현지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천550대 이상의 장갑차와 탱크 230대, 엄청난 양의 탄약 등을 지원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 재탈환에 나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봄철 대공세의 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보면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언제, 어느 지역을 중점적으로 목표지역으로 삼을지의 결정만 남았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세바스토폴 공습은 이번 봄철 대공세의 핵심 타겟이 어디인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1차적으로 유류탱크를 폭파했다는 것은 후방지원 체계 파괴의 첫 수라는 점에서 크름반도를 직접적으로 향하겠다는 우크라이나의 의도가 읽혀진다고 할 것이다.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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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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