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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군사반란 위기에 직면한 러시아 푸틴 - 프리고진, 바흐무트에서 바그너그룹 철수 가능성 경고 - 우크라 봄철대공세가 두려운 바그너그룹, 사태불리히면 전격 철수할 것 - 바그너 철수시 그 원인을 크렘린궁에 돌리면서 충돌 가능성
  • 기사등록 2023-05-01 11: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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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군사반란 위기 직면; 전 러시아 사령관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전 러시아 사령관이었던 이고르 기르킨(Igor Girkin)이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서 한 경고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4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대령 출신으로 현재 군사 블로거로 활동 중인 이고르 기르킨이 이날 “푸틴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군대를 철수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으로부터 군사 반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글을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기르킨은 텔레그램 게시물에 “최고 사령부의 동의 없이 전선에서 부대 철수를 하겠다는 것은 군사적 반란이며 다른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의 바흐무트를 장악하려는 러시아군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그러나 프리고진은 자신의 용병들에게 더 많은 탄약과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러시아 국방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고 지적했다.


기르킨은 또 다른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 탄약 공급 문제가 금요일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바흐무트에서 자리를 떠날 것이라고 경고해 러시아 군사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협박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기르킨은 “프리고진이 자신의 군대를 철수하면 올해 봄에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앞두고 러시아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4월 29일(현지시간) “서방의 분석가들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점증하는 프리고진의 영향력을 제어하기 위해, 바그너그룹에 대한 탄약과 인력 공급을 제어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분노한 바그너의 수장 프리고진이 크렌린궁을 공격하면서 바그너 용병들의 전격 철수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실제 러시아의 전쟁 블로거인 세면 페고프(Semyon Pegov)에게 “바그너그룹은 이제 막바지까지 왔다”면서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며 이는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프리고진인 그러한 발언 이후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바흐무트에서의 포격을 중단할 것이라 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발언번복하면서 농담이라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바그너그룹이 실제로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크렘린 내부와 갈등하는 그 순간에도 시리아와 수단 등의 아프리카에서 푸틴의 지시대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의 반역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군부 내 분열은 없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왜 반역성 발언을 했을까?]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프리고진이 사실상 총군사사령관인 푸틴에 반역하는 듯한 발언을 한 진짜 배경이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지금 최악의 지옥같은 전장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바흐무트에서 바그너그룹이 철수한다면, 동부전선은 완전히 무너지면서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승리, 그리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를 완전히 회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의 현실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분명한 것은 바흐무트를 사수하고 있는 바그너그룹이 아주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더 이상 바흐무트를 계속 지켜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이 푸틴 정권이 자신의 조직을 지원하지 않아 그의 군대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금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군과 맞서 싸울 탄약도 부족하고 군수품 역시 매일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지금까지는 바흐무트 사수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그런대로 잘 감당해 왔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매우 어둡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눈 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프리고진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에 “최근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에 잘 훈련된 부대를 보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은 “오늘 비가 내리고 있다. 마지막 비가 내리는 날은 5월 2일”이라며 “바람이 불어 땅이 마르려면 1주일은 더 필요하고, 그때 우크라이나군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5월 9일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5월 9일은 러시아가 매년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전승절 날이다.


전승절은 옛 소련이 1945년 2차대전 독소전쟁에서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날로, 러시아와 일부 옛 소련 지역에서 이날을 기념해 열병식 등 행사를 연다. 올해는 보안을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 행사가 취소됐으며, 이를 두고 러시아의 병력과 장비 부족으로 대규모 행사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고진은 이렇게 다가오는 전승절 날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예고하면서, 크렘린이 자신들을 도와주지 아니하면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는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다가오는 반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첨단 군사 장비, 탱크, 포병 등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공급해 왔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봄철 대공세를 위한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면서 “CNN이 검토한 위성사진들을 종합해 봤을 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에 대대적인 방어망을 구축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그러한 장애물을 얼마든지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위크도 28일(현지시간) 마크 허틀링 미 육군 유럽군사령관이 “우크라이니군은 이번 봄철 대공세를 통해 중요한 영토를 되찾고, 성공적인 작전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을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우크라이나의 진격은 우선적으로 자신의 바그너그룹에게도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바그너그룹이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참패 당하기 전에, 바그너그룹을 전격 철수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고, 그러한 철수 원인을 러시아 국방부가 무기 지원을 제대로 해 주지 않은 탓이라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따져본다면,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가 본격화된다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강도에 따라 바흐무트에서의 바그너그룹이 전격 철수를 감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흐무트에서 바그너그룹이 거의 전멸 상태에 이르게 되면, 자신 역시 러시아에서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군대는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바그너그룹의 철수 원인을 러시아 국방부에 전가하면서, 크렘린의 국방 최고 책임자들의 책임을 물어달라며 푸틴에게 강력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는 와중에 대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고르 키르킨은 이를 가리켜 러시아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자 러시아 국방부 내에서도 프리고진에 대한 경계령을 내렸다. 프리고진이 30일, 러시아 국방부를 향해 온갖 비난을 퍼붓자, 러시아 국방부는 프리고진울 시급하게 제거해야 할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에 대해 기르킨은 ‘프리고진의 정치적 야망(사이코패스적 기질로 조직의 명백한 전쟁 범죄, 뻔뻔스럽고 여러 면에서 거짓으로 자기 홍보하고 썩은 '범죄 개념'을 군대에 퍼뜨리는 경향)은 바그너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승리라는 공동의 대의에 해를 끼칠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르킨은 이어 ”바그너그룹의 철수로 당장 바흐무트가 위험해질 수 있지만, 일단 최전선에서 철수하게 되면, 오히려 러시아군과 바그너 용병이 뒤섞여 있는 전선을 흩트려 새롭게 일사분란한 전투조직을 만들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프리고진은 푸틴 정권이 그의 용병들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군대가 막대한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프리고진의 이러한 행보와 크렘린궁의 대응은, 지난 4월 16일 공개된 프리고진의 텔레그램 글, 곧 ”이상적인 방법은 (푸틴이) 특별 군사 작전의 종료를 발표하고 러시아가 모든 계획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하는 것“이라며 돌연 종전론을 제기한 것과 맞물리면서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이어 ”러시아로선 반격이 시작된 이후 전방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면서 ”현재 유일한 선택지는 웅크리는 것“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군의 봄철대공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프리고진은 절대 바그너그룹이 전멸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가 시작된다면 전격 철수를 단행하면서, 크렘린궁에 총부리를 들이댈 수도 있을 것이다. 군부내 대충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위기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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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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