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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패닉에 빠진 中주식시장, 열흘새 700조원 증발 - 갈수록 커지는 중국 경제 성장 의구심 - 中1분기 경제성장률 4.5%, 수치 조작 의혹도 불거져 - 시장 주체들의 신뢰 회복없는 한 中 경제전망 어두워
  • 기사등록 2023-04-28 12: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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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총 열흘새 700조원 증발, 美도 中주식 투매]


중국 경제를 향한 중국 내외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주식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당국이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4.5%의 성장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시장 주체들이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경제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이후 약 열흘 사이에 중국 주식시장에서 무려 70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면서 “탄탄한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경제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된 탓”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중국이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지난 18일 이후,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에서는 시가총액이 3조6000억 위안(약 696조2760억 원)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손절 추세가 중국 투자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약 2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주식을 매도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도 25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이달에만 1000억 달러(약 134조 원) 이상 증발했다”면서 “미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지수'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 4월1일부터 지금까지 10%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이달에만 주식가치가 1000억 달러 이상 날아갔다. 한마디로 중국의 주식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중국 증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증시 하락을 주도하면서 실적 회복세를 꺾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실제로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는 일주일 만에 총 8,660억 달러(약 1162조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10월의 최악 상황 당시보다 더 빠른 매도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당대회 이후 중국 사회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주식 시장이 폭락한 바 있었다.


이러한 주식 시장 충격에 대해 중국 당국이 개입하면서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 시장 개방을 지속할 것이며 성장을 우선시할 것이라 약속하면서 다시 시장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 정권이 또다시 시장개방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면서 경제주체들이 불안감을 보인 것이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본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매우 불안하게 쳐다본다.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공동 설립자인 마크 모비우스도 ”중국에 많은 돈을 투자할 의향이 있는 많은 기관 투자자들도 지금은 겁을 먹고 있다“면서 ”진짜 심각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현실로 드러난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중국에 비중을 두었던 아세안 펀드들은 중국에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시각이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전망일 것이다. 신흥시장 투자의 귀재인 마크 모비우스는 “중국은 이미 거대한 국가며, 10%의 성장률을 보였던 10년 전처럼 고속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14억명의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 경제가 최소 6% 이상의 성장을 하지 못할 경우, 중국 경제의 기반부터 서서히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 경제를 반전시키기 위한 경기부양책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 중국의 고민이다. 이에 대해 OCBC은행의 중국 리서치 대표 토미 셰는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주 향후 경기 부양책의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내놓지 않으면서 중국 시장 심리가 더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 경제 성장 의구심]


중국 경제를 이렇게 비관적으로 보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중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했을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26일 '중국에 장기적 디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아직은 아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차이신은 “현재 상황을 약한 단계의 경제 회복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 상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을 볼 때,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차이신의 분석은 언론 보도에 제약이 많은 중국 상황에서 아주 용기있게 현실을 제대로 진단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차이신 보도의 방점은 중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차이신은 이어 “중국은 2020년 이후 소비자 물가지수 성장률이 1% 미만의 저(低)인플레이션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의 배경에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이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류위후이 교수도 최근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면서 “침체(recession) 구간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졌다고 보는 것은, 지난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때문이다.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에 그쳐 전달인 2월(+1%)보다 떨어졌고,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설정한 올해 3%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의 5% 수준, 그리고 유럽연합(EU)과 영국의 8.3%, 10.1%와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중국의 PPI추세는 더 심각하다. 공장이 도매상에 건네는 가격을 반영하는 PPI가 2월 -1.4%에서 3월 -2.5%로 오히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에 여러 허점들이 나타나면서 중국 경제의 미래를 더욱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의 유명 출판사 고단샤(講談社)가 운영하고 있는 ‘주간현대’(週刊現代·슈칸겐다이)는 “중국의 1분기 4.5%라는 수치가 조작되었다”고 보도했다.


주간현대는 중국의 통계조작의 일례로 우선 경제성장의 '3대 견인력' 중 하나인 ‘고정자산 투자’의 실체를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경제성장률 4.5%의 근거 중 하나로 고정자산 투자 5.1% 증가(전년 동기 대비)를 제시했다.


그런데 국가통계국의 상위관청인 ‘중국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의 공식 사이트를 보면, 2022년 1분기 고정자산 투자 총액이 10조4872억 위안이라고 발표됐다. 그렇다면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경제성장률 4.5%의 근거가 되는 고정자산 투자 총액은 당연히 10조4872억 위안보다 5.1% 증가한 11조 220억 위안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분기 고정자산 투자 총액은 10조7282억 위안이다. 무려 2948억 위안이나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실제 고정자산 투가 증가율은 불과 2.3%에 그친다. 그런데 국가통계국은 이를 5.1% 증가라고 눈속임하면서 경제성장률 4.5%라고 확정했던 것이다. 완전한 통계 조작이 드러난다.


중국의 통계 조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에도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에 앞서 엄청난 수작을 벌였다. 그러면서 투자사들의 경제전망 발표도 막았다. 10월 당대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두려워 발표 자체를 못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해외 기관들의 중국 경제 데이터 접근까지 철저하게 봉쇄했다.


중국은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통계를 조작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통계조작은 중국 정부도 인정한다. 그래서 중국의 31개 성·시의 경제성장률 수치를 합하면 중국 발표 수치의 두배가 나올 정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6월, “일부 지방에서 통계 조작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중시하고 있다”며 “통계 조작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할 정도다.



실제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20년 1월 28일, “중국 관리들이 2019년 국가 출생률과 인구 규모를 부풀리면서 통계를 조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니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을 믿지 못하는 것이고, 아무리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쳐도, 중국 기업들과 소비자들마저도 '미래 불안'을 느끼면서 주저주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경제가 잘될 턱이 없다.


결국 1분기 경제성장률 4.5% 성장이라는 중국 당국의 발표보다 경제주체들이 피부에 와닿는 현장체감 경제가 더욱 중요시 되고 있고, 그러한 체감경기가 눈에 띄게 살아나지 않는한 중국 경제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는 상당히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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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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