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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佛 마크롱과 中 시진핑이 유럽에서 동반 망신을 당한 이유? - 마크롱의 중국 중재론, 거들떠 보지도 않는 유럽 - 마크롱, "풀 속의 뱀같은 존재"라 혹평 받아 - 중국, 우크라 전쟁 종식할 의사도, 능력도 없어
  • 기사등록 2023-04-25 12: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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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중국 중재론, 거들떠 보지도 않는 유럽]


중국의 도움을 받아 우크라이나전을 중재하려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계획이 유럽사회로부터 냉대를 받는데다 심지어 조롱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곤혹스러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과 협력해 올해 초여름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의 틀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협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태도가 비관적인 데다가 중국마저 서방과의 접점을 거부하는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 마크롱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완전히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중재론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1) 유럽사회에서의 배척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중재안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마크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이번 여름때까지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과 비밀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 중재안은 마크롱의 외교정책고문인 엠마누엘 본과 중국의 최고 외교관인 왕이가 함께 중재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논의가 진척된 것은 아직 없고, 앞으로 논의를 할 것이라는 계획만 나와 있는 상태이며, 또한 프랑스가 생각하는 안이 존재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아직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측과도 아무런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텔레그래프는 확인했다.


이렇게 중재안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뭔가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마치 시진핑 주석과 중요한 중재 방안이 논의된 것처럼 말을 했고,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를 미국이 아닌 유럽 독자적으로 찾아내야 하며, 아예 미국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이 오히려 유럽사회의 분노를 불러오는 요인이 되었다.


지금 러시아의 전쟁 유발을 억지하는 힘이 유럽사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미국 배제를 거론했다는 것 자체가 유럽사회의 분열은 물론이고, 러시아를 대하는 마크롱의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순진무구함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동시에 마크롱의 친중적 태도가 유럽사회의 방향과 완전히 어긋나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지금 유럽사회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진핑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할 아무런 계획도 없고, 또한 그러한 중재를 추진할 힘도 없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중재할 의향이 있었다면, 지난 모스크바 방문때 당연히 푸틴과 의논하고 뭔가의 방향 제시를 하여야 했다. 그러나 그러한 논의는 전혀 발표되지 않았다.


물론 시진핑 주석이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전까지 중국의 관영언론들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푸틴대통령과 방안을 내놓을 것이며, 그 방법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는 했지만 그러한 거창한 꿈은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이는 둘 중 하나다. 아예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아니면 시진핑이 푸틴에게 뭔가를 제안했지만 푸틴이 거절하면서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어떤 것이건 간에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해 중재안을 낼만큼의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또 러시아의 푸틴을 설득할만큼의 힘도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그러한 시진핑과 올 여름까지 중재안을 내겠다고 마크롱이 주장하면서 미국은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망상에 가까운 생각일 뿐이다.


지금 유럽사회가 마크롱을 바라보는 것은 우선 마크롱의 프랑스가 유럽을 대변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이렇게 선을 넘은 발언을 한 마크롱에게 지금 유럽사회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루사예 주프랑스 중국대사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 21일 방송된 프랑스 TF1 방송 인터뷰에서 “구소련 국가들인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조차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가 없다”며 “그들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대목이다.


중국 대사의 발언은 외교적으로 중국 정부의 견해를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말도 되지도 않는 편향적 시각을 가진 중국이 어떻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의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를 지금 유럽사회가 묻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우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자가 어떻게 중재안을 낼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의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마크롱을 가리켜 ‘풀밭의 뱀 같은 존재“라고 혹평했다고 전했다. .


브뤼셀에 있는 국제전략연구소의 림 맘타즈는 ”지난 2019년에도 마크롱은 러시아를 모욕주어서는 안된다고 말했었다“며 ”유럽사회와 논의 없이 중국과 의논해 전쟁종식 중재안을 내겠다고 말한다면 이는 프랑스를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심지어 프랑스의 르몽드마저 ”프랑스 외교관들은 마크롱 외교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지쳤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행보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2) 미국의 배척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을 통한 중재안에 대해 미국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 실현 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마크롱이 시진핑의 수작에 놀아났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마크롱이 ”우크라이나전을 끝내는 데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할 때 미국은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문제를 유럽에 다 맡기고, 미국은 대만의 안정에만 집중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미국의 반발이 유럽사회를 더욱 흔들었고, 동시에 마크롱에 대한 분노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속내를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은 마크롱이 미묘한 외교적 문제에 대해 동맹국과 상의 없이 마음대로 행동한다고 보고 짜증이 난 상태“라고 전했다.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방안에 대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프랑스의 동의는 필요하지도 않다. 그런데 그런 프랑스가 미국 배제론을 들고 나왔으니 미국도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국이 생각하는 중재안이라면 간단하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으로 국경을 되돌리면 된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다면 전쟁에서의 승리를 통한 종식밖에 없다.


미국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지금 상황에 대해 미국도 일말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일랜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사실 당시에 팽창주의 세력인 러시아에 대처하는 방법은 핵무기밖에 없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핵 포기를 설득헸던 당사자가 바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이었던 것이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할 때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었다. 클린턴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함께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를 체결하여 우크라이나의 핵 포기를 이끌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렇게 핵을 포기하는 대신 주권, 안보 및 크름반도까지 포함하는 국경선을 보장받았다. 그렇게 하여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겼지만 러시아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러시아는 크름반도를 침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까지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약속에는 중국도 동의했고, 중국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안에 서명한 당사국이다. 미국은 그때의 책임을 통감하며 지금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 미국에 손을 떼라고 하는 마크롱이 제정신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3) 우크라이나의 배척


이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러시아에 의해 침공을 받은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동의가 없는 전쟁 종식안은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정작 프랑스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유럽으로부터 왕따 당하는 마크롱]


마크롱의 전쟁 관련 중국중재 발언은 사실상 너무 경솔했다. 유럽사회를 아우를 힘도, 능력도 없는 마크롱이 대형사고를 친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27개 회원국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EU 입장에서는 외교 참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까지 나서 ”EU-중국 관계를 확고히 재정립하기 위해선 EU 내부의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텔레그래프도 지난 19일(현지시간) ”굴욕을 당한 마크롱이 이젠 위험해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마크롱이 말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했다.


르몽드 같은 프랑스내 언론들조차 냉대하는 마크롱, 이젠 유럽사회로부터도 왕따를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일방적인 중국사랑 때문이다. 이렇게 마크롱은 지금 국제적 미아로 전락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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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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