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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항모 랴오닝함과 산둥함의 대굴욕 - 중국 항모 랴오닝-산둥함, 서태평양서 원양훈련 - 두 항모, 괌인근까지 진출하며 힘자랑, 美와 수준 차이만 노출 - 중국 해군으로서는 최대의 해군력을 투사, 부끄러운 결과만 남겨
  • 기사등록 2023-04-22 12: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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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모 랴오닝-산둥함, 서태평양서 원양훈련]


중국의 제1호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서태평양에서의 원양 작전 수행 능력 제고를 위한 훈련을 실시했고, 제2호 항모인 산둥함도 미국령 괌에서 약 700㎞ 떨어진 해역까지 진출하면서 작전 영역을 제1도련선까지 넓혔다고 평가하는 등 최근들어 부쩍 항공모함의 원양훈련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중앙TV(CCTV)는 21일, “랴오닝함이 서태평양의 모 해역에서 함재기 J-15를 출격시키는 등 경계 근무와 전비 대기 태세를 유지하면서 방공과 대잠 훈련을 통해 항모 전단의 원양 작전 능력을 제고했다”고 보도했다.


“랴오닝함의 훈련 기간 동안 외국 함재기가 접근했을 때 정찰하고 추적 감시하고 동시에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공중과 해상을 장악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CCTV는 밝혔다.


이에 대해 랴오닝함의 저우젠창 주임은 “실전 환경에서 지휘와 전술, 전투력을 강화하고 항모 전단의 원양 작전 능력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춰 훈련했다”고 말했다.


앞서 랴오닝함 전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태평양에서 함재 전투기와 헬기를 320여 차례 출격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미국의 서태평양 거점인 괌 서쪽 해역까지 진출한 뒤 복귀했다.


한편, 중국의 제2호 항모 산둥함도 지난 8∼10일 대만 동부 해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대만 포위' 훈련에 참여한 뒤 13∼16일에는 제1도련선(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말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을 넘어 미국 앤더슨 공군 기지가 있는 괌 서쪽 약 700km 해역까지 진출해 작전을 펼쳤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산둥함이 제1, 2도련선 사이 해역에서 작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며 “대만과 괌 사이 해역, 즉 제1,2 도련선 사이 해역에 위치한 중국군 항모는 대만을 봉쇄하는 한편 미국, 일본과 같은 외부 세력의 대만 문제 개입 시도를 막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2도련선은 괌과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근해 등을 잇는 가상의 선으로 괌이 중국의 작전 대상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의 중국 군사전문가는 “산둥함과 랴오닝함이 훈련한 지역(괌 주변 해역)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한편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해상자위대 발표를 인용해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 개시 전날인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전투기와 헬기 등 총 330대가 산둥함에서 이륙했다”며 “이는 제1호 항모인 랴오닝함보다 더 강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랴오닝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초 사이에 이번 산둥함과 같은 해역에서 원양 훈련을 하면서 보름 동안 320대를 이륙시켰는데 그 수치를 이번에 산둥함이 넘어선 것이다.


중국은 3척 항모를 갖고 있는데, 성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1번 항모인 랴오닝함은 옛 소련의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 미완성품을 우크라이나에서 1998년 사들여 개조한 뒤 2012년 실전 배치했다.


2019년 취역한 산둥함은 중국의 자체 기술로 건조됐다. 랴오닝함이 '소련산 고철 덩어리'라는 서방의 비아냥을 들었던 반면 산둥함은 설계에서 건조까지 중국 혼자 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산둥함은 재래식 디젤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대 속도는 31노트로 랴오닝함(32노트)보다 느리지만 만재배수량(화물을 가득 실었을 때의 배수량)이 7만 톤으로 랴오닝함(6만7,000톤)보다 많다. 랴오닝함은 J-15 함재기를 26대 탑재할 수 있고, 산둥함은 40여 대를 실을 수 있어 공격력에서 압도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두 번째 항모 푸젠함을 진수했으며, 전투기 발사 장치인 캐터펄트(사출기)에 전자기 방식을 채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재배수량(8만 톤)도 늘었다. 현재 이 항모는 시운전 중이다.


[두 항모, 괌인근까지 진출하며 힘자랑했지만,,,]


사실 중국의 두 항공모함이 대만포위훈련과 함께 괌 인근의 서태평양 해역까지 진출하면서 훈련을 한 가장 큰 목적은 유사시 대만을 지원하는 미군 자원의 길목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 중국은 두 항모들이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것에 대해 매우 뿌듯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산둥함이 원거리 종합작전 능력을 업그레이드했다”거나 “대만은 이제 독 안에 든 쥐”라며 대대적인 선전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중국 항모들의 이러한 훈련을 바라 보는 미해군, 특히 제7함대 입장에서는 그저 코웃음을 쳤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어린 애들 장난도 아니고...” 수준의 말을 하지는 않았을까?


실제로 대만포위훈련 당시 산둥함이 대만 남쪽으로 진입을 했을 때, 산둥함과 370㎞ 거리를 유지하며 훈련을 지켜보던 니미츠함 항모전단은 훈련이 끝나자 정반대인 서쪽으로 항해해 남중국해로 들어갔다. 그리고 산둥함 감시는 일본 해상 자위대에 맡겼다. 산둥함의 훈련 모습을 거함 니미츠함이 지켜볼 필요가 전혀 없다고 판단해서였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 미거 국방부 장관 보좌관은 지난 4월 10일 미국 기자들에게 “니미츠 항모전단이 서태평양의 공해와 상공에서 안전하고 책임 있게 훈련을 전개하는 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두 명의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산둥함에서 출격한 전투기와 미국 사이에 안전하지 않은 상호접촉은 없었다”고 했다. 미·중 항모전단이 가까운 거리에서 대항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분위기였다.


미 해군의 니미츠함이 산둥함을 이렇게 무시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랴오닝함은 말할 것도 없고 산둥함 역시 니미츠함 같은 미군의 항공모함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창피할 정도다. 그래서 미 해군 고위관계자는 랴오닝함에 대해 “장난감 수준”이라고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선 함재기 수만 해도 랴오닝함은 J-15 24대, 산둥함은 36대인데 반해 니미츠함은 무려 90대를 실을 수 있다.


이뿐 아니다. 랴오닝함과 산둥함 모두 함재기를 이륙시키는 방법이 스키점프대를 이용하는 구식으로, 당연히 이륙중량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활주로가 짧은 항모에서 스키점프대에만 의지해 이륙하려면 기체가 가벼워야 한다.


당연히 무장이나 적재 연료를 줄여야 하고, 덩치 큰 조기 경보기나 전자전기 등도 탑재가 어렵다. 산둥함의 최대 이륙중량은 28t에 불과하다. 이렇게 연료와 무장이 줄면 작전 반경이 짧아지고 전투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니미츠함을 비롯한 미 해군의 항모들은 증기나 전자기를 이용해 시속 250㎞ 이상으로 급가속하는 캐터펄트(catapult·발사기)를 사용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남중국해에 자주 등장하는 레이건함은 함재기 최대 이륙 중량이 무려 45t에 이른다.


또한 중국의 항모 동력도 핵추진이 아닌 디젤엔진을 사용하고 있어서, 원거리 항해나 작전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산둥함은 자체 연료로 항해할 수 있는 기간이 15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모항까지 들어가고 나가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실제 작전 기간은 7일 전후이다. 반면, 미국의 핵 추진 항모는 이론적으로 수년 동안 연료 보급 없이 항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 항모 뒤에는 반드시 보급함이 따라 다닌다. 이번같이 괌까지 원해로 나가게 되면 수시로 기름을 보급받아야 하는데, 랴오닝호는 작년 12월 괌 해역 훈련을 할 때 보급함으로부터 네 번 기름을 보급받았다고 한다. 이런 약점 때문에 중국의 항모가 원거리 항해를 할 경우 미사일 고속정 등을 이용해 보급함을 격침시켜 버리면, 중국 항모들은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중국의 항공모함들이 그동안 태평양까지 진출하지 않았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중 하나는 항모의 전투력을 가늠하는 척도인 소티(sortie·출격회수)다. 산둥함은 이번 훈련에서 하루 평균 20회 정도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그런데 미 해군의 니미츠함의 하루 평균 120회 정도 출격한다. 이 수치만 봐도 아예 비교가 안된다. 그런데도 중국 관영통신들은 이번에 자신들의 항모가 엄청난 출격을 했다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의 항공모함들을 미 해군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사실 이번에 중국이 두 척의 항모들을 동원해 중국판 ‘항모 공동작전(Dual Operation)'을 펼치면서 중국 해군으로서는 최대의 해군력을 투사했지만 이같은 전력이 대만 주변 해역에 진입한 미 해군의 니미츠함의 1개 항모강습단 전력은 물론이고 강습상륙함 전단에도 모자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중국해군이 보여준 산둥함과 랴오닝함의 태평양 훈련은 그야말로 중국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를 했다고 보면 된다. 어찌보면 중국 해군이 총동원된 이번 훈련은, 미국과 수준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만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러한 훈련을 보며 호들갑을 떠는 중국의 언론들 모습을 보면, 이번 대만 포위훈련을 왜 실시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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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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