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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 ‘전쟁중단’ 요구한 러 용병 바그너 수장 - 프리고진, “우크라 대반격, 성공 가능성 높다” 우려 - 프리고진의 발언, 우크라 공세에 대한 불안감 표출 - 프리고진 주장에 대한 푸틴의 대응 주목
  • 기사등록 2023-04-17 04: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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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푸틴에 전쟁 중단 촉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소위 ‘특수군사작전’ 곧 우크라이나 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5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푸틴을 향해 이미 우크라이나 영토를 상당 부분 점령한 만큼 추가적인 진격보다는 점령지 유지 및 관리에 집중하자”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도 프리고진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가 원하는 결과를 달성한 ‘특별군사작전’의 결론을 발표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선택’을 통해 러시아 정부와 사회에 확고한 (전쟁) 종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이어 “이번 전쟁에서 이미 러시아가 원하던 목표를 이뤘다”고 평가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활동적인 남성 인구 대부분을 제거하고, 나머지 남성 인구들도 해외로 도피하도록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그러면서 “영토 측면에서도 러시아가 아조프해와 흑해 상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몰아냈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현저하게 점령했으며, (러시아에서) 크름 반도로 통하는 대교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지난 1년여 동안 우크라이나를 충분히 위협했고, 또 상당한 영토를 빼앗았으니, 이젠 전쟁을 종식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프리고진은 결론적으로 “더 이상 영토를 빼앗기 위해 군사력을 투입하기보다는 이미 확보한 영토를 이제 필사적으로 고수해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메시지를 마무리했디.


뉴스위크에 의하면,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부터 바그너그룹이 교도소 수감자들을 용병으로 선발한 수는 5만명이 넘었으나 정작 6개월의 의무복무 기한을 마치고 형기만료로 석방된 이는 5천여명에 불과하다.


바그너그룹은 지금도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필사적인 항전을 하고 있으나, 엄청난 전과를 올렸다는 자화자찬과는 달리 괄목할만한 전과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많은 병사들이 전사한 상황에서 이젠 바그너그룹도 할만큼 했고, 임무도 사실상 완수했으니 전쟁을 종결하고 이제부터 방어에만 신경쓰자면서 ‘출구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고진, “우크라 대반격, 성공 가능성 높다” 우려]


그런데 프리고진이 이렇게 전쟁 종식을 제안한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준비중인 봄철 대공세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크렘린의 퇴행적 군부엘리트들이 러시아군의 전투력을 약화시켰는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래프는 “이는 러시아군부의 최고위층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예상되는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를 러시아군이 격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최근의 전망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 강을 따라 전선에서 남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멜리토폴을 우선적 공격 대상지로 삼고 있는 듯 보인다”며 “멜리토폴은 크름반도와 돈바스 점령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도로 및 철도 교차로라는 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멜리토폴 근처에 수 마일의 참호를 파고 있지만 프리고진은 방어 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시작된다면 전선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프리고진의 분석이다.


텔레그래프도 “프리고진이 크렘린의 군 지휘부를 사치와 관료주의에 빠져 있으며, 그들의 초점은 국가나 국민이 아니라 사회에서의 자신의 위치나 부귀영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프리고진의 태도에 대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프리고진이 러시아의 군사적 패배로부터 이익을 얻고 싶어하는 듯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시말해 어차피 러시아의 패배가 굳어진 마당에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그들과 차별화함으로써 이득을 얻고자 군 지도부를 맹렬하게 성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고진의 발언, 우크라 공세에 대한 불안감 표출]


텔레그래프는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빠른 시일안에 시작될 것”이라 말했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저녁 TV 연설에서 “대반격을 가할 최종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반격의 핵심은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파괴이며, 이는 러시아군의 병참능력과 군사적 잠재력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며 “작전은 완벽하게 준비중이며 그 파급력은 매우 클 것”이라 말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를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바그너그룹의 모든 것을 쏟아왔던 바흐무트까지도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전쟁을 끝내자는 극한적 주장까지 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우크라 봄철 대공세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


사실 우크라이나군의 춘계 대공세는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기밀 유출로 인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유출된 문서들에 담긴 내용은 작전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올해 봄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현재까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유출 문건들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봄철 대반격'을 시행할 것인지와 관련한 주요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물론 3월 1일 기준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소모하는 155㎜ 포탄이 하루 평균 2천746발이고, 보유탄약이 4일치에 불과하다는 내용과, 대공 미사일이 고갈돼 추가 지원이 없으면, 이르면 5월께 러시아군이 제공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등 정보도 유출되기는 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전선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을 뚫으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장비와 병력, 탄약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져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계획을 알아도 쉽게 막아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작성된 것으로 돼 있는 한 문건은, 러시아가 2천대가 넘는 탱크를 상실해 현재 운용 가능한 탱크 대수가 3천28대로 줄었고, 우크라이나군 탱크는 1천765대라고 적었다. 이 문건은 러시아군 야포도 현재는 4천919문으로 1년 전보다 1천여문 이상 줄었고, 우크라이나군 야포는 3천24문이라고 덧붙였다.


2월 22일 작성됐다는 또다른 문서는 러시아군의 탄약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전쟁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향한 봄철 대공세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명백히 유출된 미국 정보 문서의 여파 속에서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개시할 수 있는 능력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 주장에 대한 푸틴의 대응 주목]


정말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전쟁 종식을 요구한 프리고진의 주장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의 문제다.


우선적으로 푸틴이 무반응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사실상 어떤 방식으로든 반응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프리고진의 요구대로 전쟁 종식을 결단하게 된다면, 이러한 결정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프리고진이 되면서 일약 러시아 정계에서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귄위와 함께 엄청난 지위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프리고진의 부상은 푸틴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지금 상황에서의 전쟁 종결이 가져다줄 파급효과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의 전쟁 종결을 러시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디. 분명한 것은 아무리 러시아 언론들을 총동원해 전쟁에서의 승리를 선전선동한다고 해도, 그러한 계략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먹힐지 의문이다. 전쟁으로 인한 폐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전쟁 종결을 우크라이나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의 휴전은 또다른 공격을 위한 잠재기라 볼 수도 있어서다.


그렇다고 푸틴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게 되면, 천방지축같은 프리고진이 또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자신의 의견을 묵살한 푸틴을 향해 정면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전쟁에서의 패배 책임을 이젠 푸틴을 향해 날릴 수도 있어서다. 또한 바흐무트에서의 일방적인 철수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푸틴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사실상 이미 정계진출을 꿈꾸며 이를 준비하고 있는 프리고진을 띄워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지금 푸틴의 입장이다. 아마 푸틴의 지금 입장은 이 말일 것이다.

‘대략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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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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