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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특수부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궤멸 - 러시아 331근위병 엘리트 연대도 참혹한 피해 - 특수부대 복원시키는데 최소 10년은 걸릴 것 - 병력 및 장비 대대적 손실탓, 전승절 퍼레이드도 취소한 러시아
  • 기사등록 2023-04-16 04: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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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특수부대 스페츠나즈, 우크라서 궤멸적 손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즈가 궤멸에 가까운 손해를 입은 것이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온라인에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즈를 일반 보병처럼 전방에 투입하는 등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수부대에 매우 의존해 왔는데, 이로인해 특수부대도 다른 러시아 부대와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즈는 원래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정예부대로, 통상 요인 암살 등 은밀함이 요구되는 고위험 임무를 수행하지만, 우크라전에 투입된 일반 보병들의 전투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특수부대를 주요 전장에 투입했으며, 의존도 또한 갈수록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군사전문가이자 외교정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롭 리(Rob Le)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러시아의 보병 병사들이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하자 초조해진 지휘부가 신속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 엘리트 공수부대와 스페츠나즈 및 해군 특수부대들을 전선으로 밀어 넣어 성과를 내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러한 노림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러시아군은 장비와 인재 측면에서 대체할 수 없는 핵심 역량을 잃게 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롭 리는 “지난해 전쟁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과에 조급해진 군 지휘부가 스페츠나즈 부대를 동부 도시 하르키우 점령을 위해 투입했으나, 문제는 포병 등의 일반 군대의 지원도 전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결국 스페츠나즈 부대 대부분이 죽거나 생포당했다”고 지적했다.


“남부 마리우폴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곳에서도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스페츠나즈 부대원들은 엄청난 피해를 봤다”는 것이 롭 리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2월 동부의 불레다르에서 스페츠나즈 여단장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소수의 특수부대원들이 마치 무적의 람보처럼 착각해 작전을 펼치는 바람에 일어난 것으로 러시아군의 작전체계가 얼마나 무모하고 문제가 많은지 보여준다”고 롭리는 덧붙였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 남부에 있는 스페츠나즈 주둔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비교한 결과, “2022년 늦여름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작전을 수행하고 복귀한 5개 스페츠나즈 여단 중 4개가 중대한 손실을 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수개월 전인 2021년 11월 촬영된 제22 스페츠나즈 여단의 주둔지에는 군용 차량이 바글대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1년 뒤인 2022년 늦여름에 찍은 사진에서는 차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밀문건에 의하면, 제22 여단과 다른 두 개의 스페츠나즈 여단이 병력의 90∼95%를 소모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문건에 구체적인 사망·부상자 숫자는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제346 스페츠나즈 여단의 경우, 여단이 거의 전멸해 배치된 900명 중 125명만 근무 중”이라고 적시되어 있었다.


특히 미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남부 주둔지로 복귀한 모든 스페츠나즈 여단을 추적했지만, 제25 여단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여단이 주둔지로 복귀했다는 명확한 정보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이유는 심각한 인력·장비 손실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시말해 귀환할 병력이 없을 정도로 부대가 큰 피해를 봤다는 의미다.


미 정보당국은 이렇게 러시아 특수부대의 궤멸이 러시아군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러시아 엘리트 군사들의 경험 손실은 매우 뼈아프다. 스페츠나즈 군인들은 최소 4년의 특수 훈련을 받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들 병력을 보충하고 재구성하려면 길게는 10년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러시아군이 이처럼 특수부대를 빠르게 소모하면서 러시아가 앞으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은밀한 전술을 활용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러시아가 해외에서 자국 이익을 관철하는 데 사용하는 바그너그룹 같은 준군사 조직에 비정규전 훈련을 제공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러시아 엘리트 연대도 참혹한 피해]


그런데 러시아의 엘리트 군사들 가운데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은 스페츠나즈 특수부대뿐만 아니다. 러시아군에서 ‘최고 중의 최고’로 손꼽히는 ‘331근위 낙하산 연대(The 331st Guards Parachute Regiment)’도 참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엘리트 연대가 대참패를 당하면서 푸틴의 실패를 보야주는 상징이 되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제331 근위병 낙하산 연대는 소비에트 시대때부터 존재했던 부대로 한마디로 ‘푸틴의 군대’로 상징될 정도로 의미가 큰 부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명성 높았던 엘리트 부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면서 러시아군 내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전쟁 기간 내내 331연대를 추적했던 마크 어반의 분석 기사를 통해 “우크라전에 참전한 331연대원 중 최소 94명이 사망했으며, 전투 중 실종자(시신 수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음), 중상자, 탈영자, 포로까지 합치면 확인된 사망자 수는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31연대는 우크라 전쟁에 약 1000~1200명 정도의 2개 대대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에 투입될 때, 이들은 단지 군사훈련을 허기 위해 이동한다는 말만 듣고 자신들도 모르게 전투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휘관들에게 속은 것이다.


331부대는 지난해 호스토멜 비행장 근처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사후에 러시아연방 영웅훈장을 받은 세르게이 수카레프 대령을 포함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그 이후로 지난해 여름 초 이즈모부터 나중에 헤르손, 올해 2월 루한스크의 크레민나까지 모든 주요 격전지에서 전투가 벌어졌는데, 각 전투마다 사상자 대체 인력이 투입되었고, 부대는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전투 과정을 겪으면서 331 연대에 속한 수백 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사실상 331 근위병 연대가 제대로 활동하기가 힘들다 할 정도의 손실이 컸다고 있을 것이다.


이 부대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의 핵심 부대이며 체첸 전쟁과 코소보 전쟁에도 참전한 바 있다. 또한 2014년 돈바스 분쟁 당시 우크라이나 군인 수백 명을 학살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겨울에는 코스트로마 주지사이자 전 331부대 중령이었던 세르게이 시트니코프가 부상당한 낙하산 병사들을 방문했다는 현지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었는데, 이 부대원들이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 있다면서 방한복을 비롯한 군수품 지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전승절 퍼레이드도 취소한 러시아]


러시아군의 핵심 엘리트 군사들의 엄청난 손실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러시아 여러 지역에서 5월 9일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취소했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벨고로드주와 쿠르스크주가 올해 주 차원에서 주최하는 전승절 행사를 취소했다”고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전승절은 옛 소련이 1945년 2차대전 독소전쟁에서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날로, 러시아 전역과 일부 옛 소련 지역에서 이를 기념하는 열병식 등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세계의 이목을 가장 끄는 행사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지는 열병식으로, 다양한 군사 장비와 부대의 진열로 러시아군의 무력을 과시하는 자리다. 그러나 벨고로드주와 쿠르스크주가 진행하는 전승절 열병식이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벨고로드주와 쿠르스크주는 모두 지난해 전승절에는 열병식을 진행했다. 쿠르스크주의 경우 1천명 이상 병력과 보안요원이 참석한 가운데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뉴스위크는 “전승절 행사 취소 이유가 장비와 병력 부족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16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트위터 계정 '텐다르(Tendar)는 “단순히 제 기능을 하는 전차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며 “러시아 전차는 모조리 전선에서 필요하고, 남아 있는 퍼레이드용 차량은 더 큰 지역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글을 쓰는 마리아 드루츠카도 트위터에 “T-34(소련제 탱크) 말고는 열병식에 보여줄 것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까”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붉은광장에서의 전승절 퍼레이드 개최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 모스크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전승절 퍼레이드 개최 여부를 각 지역 수장이 지역 안보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의 전승절 열병식은 규모가 축소된 채 치러졌고, 열병식 때 광장 상공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공군 퍼레이드는 '악천후'를 이유로 전격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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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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