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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전 뒤흔들 4대 변수 [美기밀문서] - ① 우크라이나군의 크렘린궁 직접 타격, ② 러시아군 지휘부 제거, - ③ 푸틴의 갑작스러운 죽음 ④ 젤렌스키 전쟁중 사망 - 푸틴의 변고로 인한 전쟁의 급반전 가능성 커
  • 기사등록 2023-04-14 12: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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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출 문건에 드러난 우크라전 ‘4대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어 버릴 수 있는 4대 변수가 미국 당국에 의해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사간) “미국 정보당국이 ① 우크라이나군의 크렘린궁 직접 타격, ② 러시아군 지휘부 제거, ③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 ④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쟁중 사망 등의 상황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대 변수로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NYT는 “미 국방정보국(DIA)이 이런 4가지 상황을 이른바 '와일드카드(Wild Card)'로 꼽았다는 사실이 최근 유출된 미 정보당국 기밀 문건을 통해 파악됐다”고 했는데, 여기서 와일드카드란 예기치 못한 중대 변수를 일컫는 말이다.


이 문서의 상단에는 정보 공개 대상을 특정 고위 당국자에 한정한다는 기호 ‘RELIDO’가 표기돼 있었는데, 이는 외국 동맹 파트너 등에게 정보를 공개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이 특정 고위 관리에게 달려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2월 24일 날짜가 적혀 있고 'ONE YEAR'(1년)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침공 1주년을 계기로 이러한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NYT는 밝혔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파급력과 여파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각국 정보당국의 통상적 업무로 꼽힌다. 군 수뇌부나 정부·의회에 이런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번에 유출된 보고서도 통상적인 정보당국 업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평가했다.


[변수 1: 크렘린궁 직접 타격]


네 가지 가상 시나리오 중 첫 번째는 우크라이나군이 크렘린궁을 직접 타격하는 경우로, DIA의 이 문건은 예상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의해 크렘린궁이 직접 공격을 받게 되면, 당연히 푸틴 대통령은 강력한 보복을 주장하는 국내 여론에 힘입어 전면 동원령을 내리거나 전략핵무기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양국의 갈등 수위도 급격히 치솟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러시아 내부에서 공포감이 확산하면서 푸틴이 반전 여론에 떠밀려 협상장에 앉게 될 여지도 없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렇게 크렘린이 직접 공격을 당하게 되면, 러시아의 급격한 확전 등 워낙 파급력이 클 것이기에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 지원을 꺼려해 왔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이 문건에서는 자세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키이우의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한 핵심 지휘부가 지난해 2월때와 같이 또다시 피격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우크라이나도 이에 준하는 크렘린궁 직접 타격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러시아의 크렘린궁이 타격을 당하더라도 명분에서 밀리기 때문에 이로 인한 반발을 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변수 2: 러시아군 지휘부 제거]


두 번째 변수로 러시아군의 지휘부를 제거하는 것인데, 이 역시 NYT는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군의 직접적인 공격에 의해서라기보다 러시아 내부의 쿠데타나 바그너 용병집단과 러시아군부의 직접적인 충돌 등으로 인한 우발적 상황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만약 이렇게 러시아군 지휘부가 일시에 제거되는 일이 일어난다면 이는 크렘린궁 내의 대혼란으로 이어지면서 동시에 푸틴의 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러시아군 지휘부의 일시적 제거라는 시나리오보다 부분적 제거는 있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번에 유출된 기밀문서에서 러시아 군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내분과 준군사조직인 바그너 그룹의 막대한 역할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면서 군 지휘부와 바그너그룹간의 갈등 상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지난 2월 12일, 러시아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는 준군사조직인 바그너 그룹에 군수품 공급 중단을 명령했는데, 이 시기는 바그너 그룹 소속 부대가 수개월 간의 격전 끝에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 시를 탈환하는 작전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던 때였다.


바그너 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전장에서의 존재감을 이용해 크렘린궁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1월 바흐무트 북쪽 솔레다르 점령과 지난 여름 세베로도네츠크 점령과 같은 승리의 공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2월 말에는 게라시모프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전투기들에 필요한 탄약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공격하면서 러시아 군 지도부를 맹렬히 비판하는 일이 발생했다.


프리고진은 “탄약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지만 관리들이 병사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며 “이는 바그너를 파괴하려는 시도이며 바그너를 향한 직접적인 반대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그런데 2월말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유출된 기밀문건에 의하면, 러시아 군부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프리고진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으며, 이러한 상황을 감지한 푸틴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불러 갈등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달랬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충분한 탄약과 무기가 제공되지 않자, 바그너그룹은 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로부터 직접 무기를 구입하려 했는데, 이에 대해 서방 당국자들은 바그너그룹과 매우 불편한 상태인 튀르키예 정부가 직접 나서 무기거래를 하지는 않을 것이나, 다만 암시장에서 무기를 거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러한 바그너그룹과 군 지휘부간의 갈등은 아직도 잠재해 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등에서의 전과가 어떻게 결론 나더라도 이에 불만을 품은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과 러시아 군 지휘부간에 정면충돌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두 번째 변수인 러시아군 지휘부 제거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 3: 푸틴 대통령 제거 또는 사망]


세 번째 변수는 푸틴 대통령의 제거로 이 역시 우크라이나군의 직접적인 실력행사에 의하기보다 전쟁의 여파로 크렘린궁 내부에서의 반란의 결과로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은 전직 러시아 연방방위국(FSG) 통신보안담당자 글레프 카라쿨로프가 최근 탐사보도단체 ‘도시어 센터’와 진행한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현실 감각을 잃은 전쟁 범죄자”라며 “암살 위협에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없이 ‘벙커’에서만 생활한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측근에게서 제한된 정보만 전달받으며, 일종의 ‘정보 진공’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 전직 러시아 고위 보안요원의 증언이어서 눈길을 끈다.


카라쿨로프는 푸틴 대통령의 비밀 개인 보안 서비스 요원으로 근무하며 러시아 최고위직 관리들의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작업을 수행하던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9개월째에 접어들던 지난해 10월, 딸과 아내와 함께 튀르키예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러시아를 탈출했다. 그는 “이제 이 전쟁을 끝내고, 침묵을 멈출 때”라며 폭로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카라쿨로프에 따르면, 푸틴은 특히 “병적일 정도로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상태”여서 “이동 시 항공기는 최대한 피하고, 일반 열차처럼 보이나 그 어떤 정보 자원으로도 추적이 어려운 푸틴을 위해 최적화된 ‘맞춤형 기차’만 탄다”고 증언했다.


카라쿨로프는 이어 “푸틴은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한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언론이 ‘벙커’라고 부르는 관저에서 보내며, 오직 가족과 친구들의 목숨만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외부 정보도 측근을 통해서만 접하고 있으며 휴대전화나 인터넷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카라쿨로프는 설명했다. 이렇게 철저하게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 애를 쓴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해하려는 세력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독재자의 암살은 최측근을 통해 일어난다는 점에서 고립이 심하면 심할수록 암살의 위험도 커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변수 4: 젤렌스키 대통령 전사]


또 하나의 변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전사하는 일이다. 만약 러시아군이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 등에 폭격을 가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는 상당한 혼란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서방진영을 비롯한 각국들의 강력한 반발,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단단한 결속으로 전화위복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가지 변수가 우크라 전쟁에 미칠 영향?]


그렇다면 이러한 4가지 변수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발생된다면 어떤 결과들이 나타날까? 미 정보당국은 일단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은지 등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어떠한 상황이 벌어져도 전쟁의 판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나 의외로 협상을 통한 종전에 이르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푸틴의 변고로 인한 전쟁의 급반전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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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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