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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슈퍼리치들, 시진핑정권과 결별후 대거 탈출 - 중국의 슈퍼리치들, 시진핑 정권에 신뢰 거둬 - 중국의 슈퍼리치들, “일단 떠나자!" - 싱가포르, 2021년 유입액만 무려 445조원
  • 기사등록 2023-04-13 12: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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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슈퍼리치들, 시진핑 정권에 신뢰 거둬]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대거 시진핑 정권과 결별하며 본토를 떠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의 수퍼리치들이 시진핑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중국을 탈출하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텔레그래프는 “상하이에서 가장 성공한 금융가 중 한 명이었던 중국의 억만장자 바오 팬(Bao Fan)이 '실종'된 지 두 달이 지났으나 정작 바오의 회사는 아무런 발표도 없이 그가 정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말만 하고 있다”면서 “이 일은 중국내 다른 기업가들에게 엄청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중국이 비즈니스에 적대적인 환경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일깨워주었다”고 전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엄청난 부자가 되기에 좋은 곳이었다. 에버그란데,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창업자들이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부의 생태계에 진입하면서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은 코로나 봉쇄조치를 겪은데다 ‘공동부유’라는 마오쩌둥의 사상을 갑자기 꺼내들면서 중국의 엘리트들에게 기부금을 갈취하는 한편, 당국에 잘 협조하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체포·구금하면서 잘나가던 중국의 기술산업을 무참하게 망가뜨렸다. 그 와중에 시진핑은 3연임을 하며 사실상 종신집권체제를 확립했다.


이런 현실속에서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돈과 자산을 안전하게 도피시키려는 생각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점점 더 많은 중국의 부자들이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말하는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는 자신의 재산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지난 2015년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때 이미 약 8000억 파운드(약 1317조원)의 재산이 중국밖으로 빠져 나갔으며, 이에 놀란 중국 중앙은행은 급기야 자본통제를 강화했다”면서 “경제학자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에 따르면 지난해에 약 360억 파운드(약 60조원)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중국밖으로 유출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중국 자본의 해외 유출은 한마디로 중국의 슈퍼리치들과 정부간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진단이다. 시진핑 주석이 잘 나가는 중국의 빅테크 등의 거대기업을 향해 징벌적 벌금이나 강제 축출 등을 통해 중국의 실리콘밸리를 이미 붕괴시켰는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시진핑 주석은 ‘공동부유’를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으며 앞으로 또 부유세까지 과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금융계를 향한 반부패 캠페인까지 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이러한 사정작업은 말이 반부패이지 사실상 중국 권부의 눈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무조건 처단하는 하나의 숙청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다 중국은 문화혁명 이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다고 할 정도로 국가의 손길이 국민들의 모든 생활에 개입을 하게 되면서 많은 깨어있는 지식인들은 중국 정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돈과 자산을 과연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감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불안감은 지난해 익명의 블로그에 올라왔던 60쪽 분량의 흥미로운 비평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중국의 정치 엘리트들이 공포에 질려 국가가 파산당하기 전에 자본을 빼내려 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에 대해 매우 날카롭게 비판을 했다. 워낙 이 글의 내용이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분명히 공산당의 핵심 내부자가 쓴 글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이 글에서도 나오지만 중국의 슈퍼리치들에게 안전한 자산 도피처는 이젠 홍콩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홍콩을 이젠 중국이 통제하고 있어서다. 일국양제가 무너진 홍콩은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그때부터 많은 슈퍼리치들이 자산을 홍콩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곳이 바로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탓에 홍콩과 분위기가 유사하고 또 중국인들의 비율이 전체의 3/4이 넘을 정도로 매우 높다. 그러다보니 지난 2021년에만 홍콩으로부터 유입된 자산이 예년의 두 배를 넘는 2700억 파운드(약 445조원)를 넘는다. 당연히 중국의 슈퍼리치들의 자산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싱가포르는 이러한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호황을 보인다.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하는 '패밀리 오피스'의 수는 지난 2년 동안 700개로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일부에서는 곧 1,5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을 채우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광둥성에서 온 이들이다.


영국의 파이낸설타임스(FT)에 의하면, 바오 판 회장이 실종되었을 당시 그도 일부 자금을 싱가포르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 시기가 늦었다. 그러다보니 지금 중국 당국에 의해 실종된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본 중국의 많은 슈퍼리치들이 바오 회장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자산 도피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텔레그래프의 분석이다.


[중국의 슈퍼리치들, “일단 떠나자!”]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리오프닝을 한 것이 슈퍼리치들의 해외 도피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로 코로나 폐기와 함께 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면서 부유층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부유층은 지난해 10월, 3연임을 공식화한 시 주석의 공동부유 구호에 강한 반발심을 가진 상태였다. 제로 코로나 규제로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탓에 중국에 발이 묶였지만 이제는 장애물이 사라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이민 컨설턴트를 인용해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후, 많은 중국 부유층이 부동산 매물을 찾거나 이민 계획을 확정하기 위해 해외 여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작년부터 중국 부유층 1만800명이 이민을 택하며 탈중국 행렬이 재개됐다”고 전했다. 캐나다 이민 법률 회사인 소비로브스 측은 “지난 6개월간 중국 정부에 진저리가 난 사람들의 상담 예약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중국 고객들은 가능한 빨리 이민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이민 수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중국이 해외 입국자 격리 조치를 전격 폐지한다며 '방역 국경'을 개방한 지난해 12월 26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이민' 검색량은 전날 보다 약 5배 증가한 1억1070만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부동산기업 ‘주와이 IQI’에 따르면, 지난 1월에만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매수 문의는 지난해보다 55% 늘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엄격한 자본 통제를 가하는 나라이고, 중국인들은 매년 5만 달러 상당의 위안화만 외화로 바꿀 수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여행 재개만으로 자본 유출이 급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렇게 해외 여행과 이민으로 달러 수요가 늘면서 위안화 가치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태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중국 부유층의 이탈로 연간 약 1500억달러(약 185조원)의 자본 유출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해외 이민 수요 등으로 이 금액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은 올해 대규모 자금 유출에 직면할 것이며, 이는 위안화와 경상수지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즈우 홍콩대 금융학과 교수는 “올해 수백만 명의 중국인이 해외 여행을 한다면 중국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수백억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규제로 지난 3년간 발생하지 않았던 관광 유출액이 올해 1000~2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면서 “자본 유출은 위안화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도 자본도 탈중국]


이렇게 중국의 중산층들까지 탈중국에 나선다는 것은 그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 주었던 자유 경제 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심지어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존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국수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정책이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글로벌 기업과 자금, 인력을 끌어들였던 중국이지만, 최근 몇 년 새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록 중국 지도부가 최근 열린 경제공작회의에서 2023년 경제를 안정적 성장을 최우선 기조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경제 구조 개혁이나 분배를 중시하는 ‘공동부유’ 정책은 속도를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차이나 엑소더스’가 이미 하나의 큰 흐름이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이렇게 날이 갈수록 ‘매력을 잃어버린 나라’, ‘희망이 사라진 나라’로 추락하고 있다. 이 모두 중국의 전통을 완전히 깨버린 시진핑 3연임 독재로 인해 빚어지는 일들이다. 이렇게 자국의 엘리트들에게마저 버림받는 중국, 그런 나라에 뭔가 기대를 건다는 것 자체가 사치일 것이다. 이것이 지금 중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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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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