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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딜레마, 유럽이냐 러시아냐? - 중국의 전략적 미스, 유럽은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 중국, “유럽이냐 러시아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 - 블룸버그, “중국의 매력공세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
  • 기사등록 2023-04-12 12: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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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매력공세 펼치는 중국]


중국이 3년간의 제로 코로나 폐기 이후 리오프닝을 하면서 심혈을 쏟고 있는 부분이 바로 세계 각국들과의 외교적 매력공세를 통한 우방 넓히기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유럽은 미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인한 경제블럭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대체시장으로 중국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일(현지시간)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의혹들은 중국의 글로벌 이미지를 끔찍하게 만들었다”며 “여기에 시진핑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제한없는 파트너십을 맺은데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중국에 우호적이던 미국의 월스트리트까지 중국에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결과로 미국의 퓨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일본, 한국, 호주, 스웨덴 응답자의 5분의 4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미국을 비롯한 이들 국가들은 반중정서를 감안하여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국가들 뿐 아니라 중국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시진핑의 추진 정책에 대해 무조건 찬성 여론이 조성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사소한 시진핑의 정책에도 반대 여론이 제기되는 듯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내 부정적 여론이 가장 거세게 나타나는 분야는 시진핑의 중국몽과 관련된 이슈다. 다시말해 중국이 글로벌 리더가 되기를 시진핑은 원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그러한 중국의 세계패권 장악을 위해 비용을 감당할 의사는 별로 없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그래서 중국의 지도부는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으로 매력공세를 활발하게 펼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의 활성화를 통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동시에 중국의 국유기업들의 해외 수주를 돕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당국은 적극적인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다. 3월 들어 중동지역 외교를 활발하게 펼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만나 모종의 교섭을 시도했다. 사실 시진핑 주석의 큰 뜻은 푸틴을 설득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세움으로써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려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시진핑은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미련을 계속 가지고 있고, 동시에 자신이 푸틴에게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바로 자신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중재할 유일한 인물임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지도부가 또 하나 신경쓰는 부분은 중국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어서다. 그 선봉에 리창 신임 총리가 있다. 리창은 지난 3월말 중국을 방문한 애플의 팀쿡을 비롯한 글로벌 경영진들에게 ‘비온 뒤의 무지개’를 기대하라고 말했다. 그는 보아오포럼 참석자들에게도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적극적 투자를 강조했다.


이러한 중국내 경제활성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리창 총리는 사실상 중국으로부터 쫓겨났던 알리바바의 마윈도 불러들였다. 사실 2020년 말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 공세가 시작된 이후, 마윈의 부재는 민간 부문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 줄어들고, 국가의 경제적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리창 총리는 이러한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부활이 힘들다고 판단해 직접 마윈을 설득해 귀국하도록 했고, 마윈은 알리바바 사업을 6개로 분할하도록 하면서 중국 증시가 살아나도록 불을 댕겼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단편적 노력으로 중국의 이미지가 쇄신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특히 유럽사회가 주목하는 신장 위구르의 인권문제나 홍콩에서의 정치적 반대파 탄압, 대만과 관련된 온갖 군사적 위협 등의 이슈로 인해 중국에 대한 회의론은 가시지 않는다.


[이어진 전략적 미스, 유럽은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고 그러한 표리부동이 너무 쉽게 들통난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12가지 제안사항을 발표했을 때, 유럽은 아예 그러한 논의 사항 자체에 전혀 신뢰를 주지 않았다. 중국이 기본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한 번도 비난한 바도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러시아에 편향된 중국이 제대로된 중재를 할 것이라곤 유럽사회는 물론이고 미국도 생각하지 않았다.


중국은 또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의 마이크론에 대한 사이버 보안검토를 하겠다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전략은 완전한 패착이다. 되레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다시말해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보면서 반도체를 포함한 각국 첨단 기술 기업의 ‘탈(脫)중국’을 부추기는 ‘대전환(Big Shift)’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이 글로벌기업들을 이렇게 함부로 제재하고 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 사업을 꺼리는 미국 기업들을 더욱 소외시킬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실사 회사인 민츠 그룹과 일본 제약회사 아스텔라스 파마에서 일하는 개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위반 혐의로 구금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러한 일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회귀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내티시스 에스에이(Natixis SA)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중국은 엄청난 매력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중국이 생각하는 것 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유럽이냐 러시아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의 외교적 매력공세의 초점은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 숄츠 독일 총리나 마크롱 대통령을 중국으로 초청한 것도 바로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은 이러한 소통에 상당한 희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시진핑은 미국에 대한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을 교묘하게 구애하고 있지만 미국의 우방국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가 지불할 수 있는 비용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결정적인 것은 시진핑이 의도하는 대로 중국과 유럽이 결속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우선 마크롱의 프랑스가 유럽사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 마크롱은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의 '신하'가 돼서는 안 되며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어떠한 분쟁에도 끌려들어 가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적극적으로 중국 편을 들었지만, 이 발언은 미국과 유럽 대다수 국가들로부터 오히려 집중 포화를 받았다.


미국과 다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 긴장을 민주주의에 대한 권위주의 체제의 위협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마크롱이 대만에 대해 중국의 편을 들자 당장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펼치는 유럽사회에서 미국이 손을 떼자는 말까지 나왔다. 마코 루비오(플로리다·공화)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유럽이 대만 문제에 그런 입장을 취한다면) 우리는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과 대만 문제에 집중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당신네들이 알아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의 이러한 발언은 유럽 대다수의 의견과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르베르트 뢰트겐(기민당) 전 독일 연방 하원외교위원장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전전 대박'이지만 유럽에는 '외교적 참사'라고 평가했다. 뢰트겐 전 위원장은 “미국과 제휴하기보다 경계선을 그리는, 주권에 대한 그런 생각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점점 유럽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럽사회의 의견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이어진다. 과연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중립적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판단이다.


그러나 유럽사회는 중국은 전혀 중립적이지 않으며 더더욱 전쟁 종식을 실제로 추진할 의사도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다시말해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의사가 없다면, 유럽과 손을 잡아서도 안된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시진핑 주석은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된 어떠한 대안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시진핑은 유럽친화적 제스처만 보이면서 유럽과의 관계회복을 노리려 하지만 그러한 시진핑의 생각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이 유럽사회와 러시아 중 어느 곳을 더 소중히 여기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면서 “중국의 매력공세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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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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