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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희토류 수출금지로 반도체 규제에 보복한다고? - 中, 전기차 핵심 부품 '희토류 자석' 수출 금지 - 中, 희토류 수출 규제시 부메랑 맞을 수도 - 일본만 콕 찍어 규제 구성, G7공동대응시 역공 당할 수도
  • 기사등록 2023-04-06 11: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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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핵심 부품 '희토류 자석' 수출 금지]


일본이 오는 7월부터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23종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발표하자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희토류에 대한 수출 규제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5일 “중국 당국이 전기자동차(EV)와 풍력발전용 모터 등에 필요한 고성능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에 대해 '국가 안전'을 이유로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으로 동력의 전기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은 자석의 공급망을 통제하고 성장이 기대되는 환경 분야에서 패권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자석은 전력이나 자력을 이용해 회전을 일으키는 모터의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외에도 무기로 이용되는 항공기나 로봇 등의 산업기기, 휴대전화, 에어컨 등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네오디뮴 자석의 세계 점유율은 중국이 84%, 일본이 15%,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중국이 90% 이상, 일본이 10% 이하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제조업 등 산업기술 수출규제 목록인 중국 수출금지·수출제한 기술목록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12월 이 목록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희토류를 이용한 고성능 자석인 '네오디뮴'과 '사마륨코발트' 등을 추가해 관련 제조기술의 수출금지를 새롭게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올 1월말 종료했으며, 연내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중국의 개정안은 수출 금지·제한과 관련, ‘국가 안보’와 ‘사회의 공익’을 목적으로 명시했다. 시진핑 정권은 자석을 경제 성장의 핵심이자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전략물자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4일 밤 “일본이 중·일 반도체 산업 협력을 인위적으로 저해할 경우, 중국은 과단성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도 “일본이 제기한 관련 조치는 본질적으로 개별 국가의 협박 하에서 중국에 해를 가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보복 조치의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제조 기술의 수출을 금지하면 자석 제조업체가 없는 미국과 유럽은 신규 진입이 어려워지며, 앞으로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배하는 희토류]


희토류는 사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수출규제 등의 보복조치가 끊임없이 언급되는 자원이기는 하다. 그래서 지난 2021년 2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희토류 원소 채굴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할 정도였다.


백악관이 희토류에 대해 이렇게 경계한 것은 지구상에서 희토류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중국이고, 또한 지난해 기준 전세계 희토류의 7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할 정도로 지배적 생산 국가이어서다.


희토류의 특별한 능력은 독특한 ‘전자(電子)’에서 나오는데, 희토류의 수많은 역할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것은 자석이다. 희토류의 f-전자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거나 회전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영구 자석을 만든다. 바로 이 자석의 자기력이 전자제품의 소형화와 전기차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자석으로 꼽히는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의 경우 3kg의 자석으로 300kg이 넘는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이 자석이 스마트폰의 진동을 발생시키고, 헤드폰의 소리를 낸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데이터 읽기와 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을 수 있는 자기장을 생성하는 것도 바로 이 자석이다.


테슬라는 3월 초 “희토류가 없는 영구 자석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먼 미래의 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실 희토류는 이름만큼 귀한 것은 아니다. 다만 희토류 채굴에는 워낙 환경오염이 심해 채굴을 꺼리기 때문에 귀할 뿐이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채굴을 한 적이 있거나 진행되고 있는 희토류 광산은 알려진 것만 최소 14곳이다. 이 가운데 4곳이 중국에 있고 매장량 역시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에도 캘리포니아 클라크 산맥의 ‘마운틴 패스’ 광산에 희토류가 묻혀 있다. 그러나 이 광산은 지난 2002년에 폐쇄됐다. 환경오염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광산을 다시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가해지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진짜로 희토류 자석 수출 규제 나설까?]


이런 상황에서 관건은 중국이 정말 희토류 무기화에 나설 것인가의 여부다. 이 문제는 사실 중국에서도 여러번 만지작거렸던 카드이기는 하나 그동안 말만 요란했지 실제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


과거 트럼프 정부 시절, 미국이 관세 폭탄을 쏘아 올리며 중국을 압박할 때,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당시 시진핑은 장시(江西) 성의 희토류 생산지를 방문하면서 결의를 내비쳤다.


지난 2021년에도 양회를 앞두고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희토류 무기화는 결국 시행되지 않았다. 무기화의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리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희토류가 세계 곳곳에 묻혀 있어서다. 단지 환경문제로 개발을 하고 있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중국은 환경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희토류 채굴이 활발한 것이고,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냥 중국의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상당한 희토류 매장량을 가진 호주의 경우, 채굴은 호주에서 이루어지지만, 최종 분리공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이루어진다. 환경규제 때문이다.


결국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다면, 세계는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희토류 수입처를 바꿀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미국의 마운틴패스를 비롯해 호주, 그리고 동토의 땅 그린란드 등이 유력한 대체지다.


특히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남서부에 있는 크바네피엘 광산에는 1000만t 이상의 광물질이 묻혀 있는데다가 풍력 터빈, 전기차, 전투기에 사용되는 네오디뮴 등 희토류가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이 그린란드를 중국이 광물권을 획득하려 노력했지만 미국의 외교에 밀려 결국 포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만약 희토류 무기화를 시행한다고 해서 그 카드가 미국이 시행하는 반도체 규제만큼 결정적 타격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조치를 여러나라가 아니라 일단 일본을 콕 찍어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또 하나, 중국이 그동안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몇 번 꺼내들었다가 결국 시행하지 못한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가져올 후폭풍 때문이다.


일단 중국이 희토류 수출규제를 한다면 당연히 시장교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을 비롯한 중국의 규제 피해 국가들은 당연히 중국의 규제를 헤쳐나갈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이미 서방진영은 중국에의 희토류 의존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방진영이 똘똘 뭉쳐 이에 대비하게 된다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조치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서방진영은 당장 중국의 수출 규제를 회피할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또한 근본적으로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이는 희토류 생산 방법이나 아예 테슬라처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또다른 서방진영의 규제로 된통 당하게 된다. 중국이 착각하는 것은 지금 중국을 향한 다양한 규제 및 압박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방의 대 중국 압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5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에 가기 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또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같은 날 중국을 방문했다.


이 두 사람이 시진핑을 만나 할 이야기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지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만약 러시아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중국이 취하게 되면 상상할 수 없는 제재를 당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대 중국 압박이 지금하고는 차원이 다를 수 있음을 경고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일본을 향해 희토류 보복을 한다고?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때마침 G7국가들은 중국 등이 동맹국가들에 뭔가 보복을 하게 되면 공동대처하기로 합의를 한 바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수출규제를 하게 되었을 때, G7국가들이 보조를 맞출 것이다. 그런 싸움을 중국이 감히 한다고? 하기야 중국의 지도부가 그런 셈법을 할 능력이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저 ‘돌격 앞으로!’ 밖에 아는게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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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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