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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EU에 매력공세 펼치는 중국, 유럽은 두 번 다시 속지 않는다! - 시진핑-푸틴 회담이 EU관계 정상화에 걸림돌 될 수도 - 우크라 전쟁 중재 의지도 없는 시진핑, 괜한 허세만 부리는 중 - 유럽과 관계 회복 구상하는 中, 본색 드러나면서 수포될 가능성
  • 기사등록 2023-04-04 12: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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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EU 붙잡기에 혈안]


중국이 유럽연합(EU)붙들기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중 디커플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중국에게 있어서 유럽은 생명줄과 다름없을 정도로 외교적으로나 경제적 모두 매우 중요한 지리적 포인트가 될 수 있어서다.


유럽을 향한 중국의 매력공세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맨 선두에 서 있다. 그만큼 국가적 대사로 EU와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 주석은 최근 서방과 아시아 주요국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며 대미 경쟁에서의 우군 확보를 위한 공세적 외교를 펴고 있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판 다보스포럼’이라 할 수 있는 보아오포럼(3월 28∼31일)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스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특히 지난 3월 31일 베이징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중국과 유럽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유럽의 전략적 독립성이 필요하다”면서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과 유럽은 서로 협력하며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유럽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가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특히 오는 5일부터 2박 3일간 중국을 방문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6일 역시 중국을 방문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만남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중 유럽의 지도자 국가로 꼽히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과 EU를 갈라치기 하면서 유럽과의 거리 좁히기를 통해,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을 벗어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나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모두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 핵심은 중국이 러시아를 추동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도움을 요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달라고 시 주석에게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미 지난 3월 30일 열린 한 싱크탱크 행사 연설에서 “중국의 향후 러시아 정책이 EU와 중국 관계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쟁 종료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AFP통신은 지난 3월 31일 익명의 엘리제궁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참담한 결정을 내린다면 전 세계적 갈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협력하고 우리의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AFP통신은 이어 “엘리제궁은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중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푸틴 회담이 EU관계 정상화에 걸림돌 될 수도]


중요한 것은 마크롱 대통령이나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된 시진핑의 역할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 주석이 이들 유럽 정상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대응이 주목된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3월 20∼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하여 마치 중국이 지렛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유럽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동시에 중국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함이었다.


이에 대해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5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12가지 평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사실은) 전쟁을 벌이는 두 나라 사이에서 정직한 중개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중국이 자국의 상업적,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멀리까지 갈 의향이 있는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빅터 차는 이어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협상을 중개하는 데 정말로 관심이 있거나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중립적인 척하지만 모스크바에 유리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실행가능한 계획이나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교 브로커(중개자)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결국 시진핑의 모스크바 방문은 자신과 중국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쇼에 불과했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 Why Times의 견해와 일치한다. 부연하자면 시진핑의 모스크바 방문은 유럽사회와의 교감을 확대하려는 시진핑의 또다른 포석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유럽사회가 원하는 대로 유럽의 편이 되어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강조하지만 시진핑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종식을 협상할 카드도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럴 능력조차 없다. 시진핑 주석이 제일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냥 이대로 지속되는 것이다. 어차피 러시아가 일방적 승리를 거둔다는 것 자체가 기대난망이기 때문에 지금같이 전쟁 종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휴전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푸틴이 계속 권좌에 앉아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결코 패배해서도 안 되고 동시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이 전쟁에서 승리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중국의 강력한 희망사항이다. 그러한 스탠스로 어떻게 우크라이나 휴전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판단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일 보도에서도 나타난다. SCM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유럽 지도자들의 잇따른 방중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다”면서 “다만 중국과 유럽이 전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시작점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유럽사회가 아무리 시진핑에게 전쟁종식을 위한 중재자가 되어 달라면서 어떤 조건을 이야기해도 그것이 실행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혀 없으며, 단지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키울 수 있는 애매한 성과만 있을 뿐이라 전망한 것이다.


현재 중국이 가장 바라는 것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외교 복원을 중재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평화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유럽사회에 퍼뜨리면서 유럽 각국에 널리 퍼져 있는 중국 혐오나 반중정서를 완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이나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동에서도 시진핑은 그저 희망섞인 좋은 이야기만 늘어 놓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발언 자체를 실행할 의지도 없고, 유럽사회의 뜻에 따라 그동안 중국이 견지해온 외교적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전혀 없을 것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난 후, 양국간의 긴밀한 관계를 재확인했고 중국은 지금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거나 러시아군의 철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시진핑의 태도는 지난 3월 31일 스페인의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시 주석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화해를 권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과 정치적 해결”이라며 “냉전적 사고와 진영 대결을 지양하고, 극한의 제재와 압박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방적 피해자에게 그저 화해를 권고하는 것이며, 일방적 가해자에 대한 제재도 해서는 안된다는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교묘한 논리로 자신이 평화주의자임을 위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유럽사회에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역시 중국의 교묘한 술수다. 사실 중국과 유럽이 거리두기를 한 것은 중국의 강력한 패권주의 때문이었다. 중국이 자국의 시장 지배를 무기로 유럽사회를 능멸하려 했다가 유럽사회가 일치단결하면서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파기하면서 관계 정리에 나섰던 것이다.


그러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중국과 유럽간의 갈등은 물밑으로 잠복된 것인데, 이젠 그러한 갈등 요소들을 그대로 덮어둔 채 과거의 일은 기억하지 말고 앞으로 잘할테니 유럽사회와 중국이 하나되어 미국의 디커플링에 반대하자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본색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유럽은 이미 그 모든 것을 깨닫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를 두둔하는 그 중국에 유럽사회가 또다시 속아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SCMP도 “EU 내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을 부활시킬 의욕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28일 EU는 제3자의 경제 강압에 맞서 관세 부과나 수출 통제 같은 대응책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합의했다. 해당 조치는 지난해 리투아니아가 대만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하자 리투아니아의 상품을 보이콧한 중국을 겨낭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반도체 디커플링에 동참한 네덜란드에 무역 보복을 시사했다. 이렇게 중국의 음흉한 발톱이 여기저기서 드러나는데 유럽이 또다시 중국을 품을 수 있을까? 택도 없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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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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