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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실패한 러시아군의 동계공세, 흔들리는 푸틴 - 러시아의 돈바스 점령 시도는 '실패 - 사기까지 잃어버린 러시아군, 도망가기 바쁘다! - 확산되는 푸틴에 대한 실망감, "푸틴은 범죄자!"
  • 기사등록 2023-04-03 12: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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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돈바스 점령 시도는 '실패']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완전 장악을 목표로 대대적인 동계 대공세를 펼쳤지만 확실하게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는 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국방부 정보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지난 몇 달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특히 상징적으로 중요한 도시인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한 공격으로 수 만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전면 대공세를 펼쳤지만 실패했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러시아군 지도부는 2022년 9월과 11월에 하르키우와 헤르손 주변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패배한 이후 동부지역에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맞서 서방 국가들이 보내온 현대식 무기를 기반으로 병력도 집중하고 있어 러시아군이 진격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1일에 발표된 영국 국방부의 최신 업데이트 정보는 지난 1월 11일에 발레리 게라시모프(Valery Gerasimov) 장군이 세르게이 수로비킨을 대신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휘한 이후 모스크바의 작전 상황을 요약하고 있는데, “게라시모프가 돈바스 지역 전체에 대한 통제권 확대를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80일이 지났음에도 전혀 진전이 없다는 것은 작전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바흐무트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러시아 정규군과 교도소에서 모집된 바그너 용병단 소속 병력 모두에 의해 수행되었다. 그러나 지난 3월 29일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마크 밀리 장군이 바흐무트 주변에서 벌어진 전투에 대해 ‘러시아인들의 학살 축제’라고 묘사한 것과 같이 러시아군은 수 만명의 희생자를 냈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도 미미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강제징집을 통해 30여만명의 병력도 충원했지만 그 병력 우위마저도 결국 상실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뉴스위크는 “총참모장으로 10년을 지낸 게라시모프가 직접 돈바스지역 전쟁을 지휘하였음에도 이러한 실패를 보임으로써, 러시아의 정치 지도부가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도 “러시아의 군수산업이 서방의 제재로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향후 3년동안 1600대 이상의 탱크를 생산하고 또 업그레이드할 것이라 말했지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이러한 군수산업의 붕괴로 말미암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대로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쟁연구소의 판단이다.



그런데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1일 “러시아의 돈바스 점령 시도는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1일 하루에만 바흐무트에서 162명의 러시아군을 사살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의 주요 진지들을 되찾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사령관 예브헨 메제비킨 대령은 ‘바그너그룹 전투요원들의 공격력도 나날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장악하고 러시아군을 밀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또다른 기사에서 ISW의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군의 공격력이 이미 소진되었다”면서 ‘러시아의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 거의 자살에 가까운 공격을 펼치면서 3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 메일은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고랴치 클류흐 묘지를 찍은 영상을 보도했다. SNS에 올라 온 영상에는 공동묘지의 최근 모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 목소리만 등장하는 여성은 “묘지가 너무 큰데 모두 새 무덤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끝까지 걸어갈 수조차 없을 정도다. 무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며 울었다. 묘지에는 똑같은 화환이 한 개씩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 공동묘지에는 유족이 없거나 시신 인수를 거부한 경우나 신원미상의 전사자들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위성사진으로 이 공동묘지가 공개됐을 때보다 무덤 수가 크게 늘은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 용병그룹은 전사자 700명을 더 안치할 곳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의 여성은 “내 영혼이 피를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러시아 국방부와 바그너그룹간의 알력다툼이 러시아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킨 주 요인 중 하나“라면서 ”계속되는 전투에서의 실패로 인해 푸틴이 러시아군의 수장인 발레리 게라시모프에 대한 인내심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기까지 잃어버린 러시아군, 도망가기 바쁘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재블린 미사일 한 방에 러시아군 병사들이 탱크를 버리고 혼비백산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36해병여단은 1일 미국제 FGM-148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로 진격 중인 러시아군 탱크 5대를 파괴하는 영상을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매복 자세를 한 병사가 쏜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화면이 나오고, 곧이어 들판을 달리던 러시아군 주력 탱크를 명중시키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렇게 공격 당한 러시아군의 탱크에서 불길이 일고 검은 연기가 치솟자 3명의 군인들이 뛰쳐나와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그 순간 다리에 부상을 입은 듯한 한 병사는 엉금엉금 기어 최대한 탱크와 멀리 떨어졌다.


영상의 말미에는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V’(브이)를 그리는 장면도 있었다. 또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온 미사일에 러시아군 탱크가 거대한 화염을 뿜으며 터지는 순간, 이후 들판 곳곳에 멈춰 선 탱크 여러 대가 시커먼 재로 변하는 과정 등도 찍혔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재블린으로 러시아군 탱크를 공격하는 동영상을 여러 번 올린 적이 있었다. 재블린은 보병이 어깨 위에 올려놓고 쏠 수 있는 경량급이지만, 두꺼운 탱크를 뚫어버릴 만큼 뛰어난 위력과 정확도를 자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숨겨진 비밀병기’로 불린다.


재블린의 가격은 한 대당 약 1억원 내외인데 재블린에 당한 러시아군 탱크들은 대당 30~40억원 수준이어서 1억원짜리 미사일 한 방에 40배 비싼 탱크가 속수무책 파괴된 셈이다.


지난 2월에는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최전선인 탄광 마을 브흘레다르에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탱크전을 벌였다가 전차·장갑차 130여대를 잃고 대패하기도 했다. 부흘레다르는 동부 돈바스와 남부 자포리자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고, 크름반도로 가는 철도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곳을 손에 넣으면 러시아 본토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지나 크름반도까지 이어지는 점령지 방어가 한층 유리해진다. 러시아군은 이 지역에서 탱크 뿐 아니라 러시아 여단 하나(약 5000명)가 사실상 전멸했다.


[확산되는 푸틴에 대한 실망감]


지난 29일, 텔레그래프는 흥미로운 보도를 한 바 있다. 러시아내에서 상당히 유명한 두 사람이 전화 통화를 한 것을 해킹해 그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전화를 한 당사자는 바그너그룹의 에브게니 프리고진과는 관계가 없는 음악 프로듀서 이오시프 프리고진과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에너지 억만장자 파르하드 아흐메도프간의 대화 내용이다.


아마도 에브게니 프리고진을 노렸지만 엉뚱한 프리고진의 대화가 도청망에 잡힌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대화는 러시아내의 엘리트 층들이 푸틴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지금의 러시아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이들 대화에서 푸틴은 ‘러시아를 망치고 있는 겁쟁이’ 또는 ‘사탄’, 떄때로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지도자“로 묘사되었다. 심지어 프리고진은 ”푸틴은 최악의 범죄자“라면서 ”푸틴은 나라를 망쳤으며 이로인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말까지 했다.


아흐메도프도 ”이번 전쟁은 형제들간의 싸움“이라면서 ”러시아 국가 전체를 뒤집어버린 말도 안되는 전쟁“이라 말했다. 이들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친크렘린 성향의 러시아 엘리트층들이 가지고 있는 깊은 좌절감과 분노였다.


음악가인 프리고진은 푸틴의 공개적인 지지자였으며, 2018년에는 푸틴의 대통령선거를 전면에서 돕기도 했다. 또한 올해 67세인 아흐메도프는 1990년대 시베리아의 가스 산업으로 돈을 번 재벌이며, 한때 상원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푸틴과 친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EU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그만큼 푸틴에 대한 평판은 러시아 엘리트층 사이에서 나빠지고 있다“면서 ”이 대화가 유출되었음에도 크렌린궁과 국영 언론들은 침묵하고 있으며, 단지 극우성향의 블로거들만 이들에 대한 처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푸틴은 러시아의 핵심 지지층들 사이에서도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동시에 전쟁을 더 이상 치를 힘도 쇠하고 있다. 버틸 힘이 없는 푸틴, 그래서 푸틴은 괜한 핵무기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겁쟁이인 푸틴이 진짜 핵무기를 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에 푸틴의 딜레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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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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