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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 우크라전쟁에서 손 뗀다! - 바그너그룹에 대한 크렘린궁의 지원차단이 직접적 원인 - 바그너그룹, 우크라이나 전쟁 손떼고 아프리카 임무 수행할 듯 - 권력투쟁에서 밀린 프리고진, 과연 어떤 대응할지 주목
  • 기사등록 2023-03-25 05: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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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 프리고진, 우크라전쟁 손뗀다]


악명 높은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군 수뇌부가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바그너그룹에 대해 군수물자 지원을 중단한 후,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에브게니 프리고진이 결국 전장에서 철수할 계획을 갖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크렘린궁에서 바그너그룹의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게 되면서 교도소에서의 죄수용병 모집을 금지시키고, 보급품마저 중단하게 되자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병력 및 탄약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바그너그룹은 수개월에 걸친 엄청난 노력과 손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주요 군사목표인 바흐무트 점령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바그너의 프리고진은 관심의 초점을 다시 아프리카로 옮길 계획”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게 되면 당장 러시아군에게도 치명적 손실이 될 뿐 아니라 프리고진에게도 운명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몇 달간의 전투에도 불구하고 크렘린궁 입장에서는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하자 크렘린궁에서는 바그너그룹의 전투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수많은 죄수용병들을 사지로 몰아 넣으며 국가 이미지만 훼손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크렌린궁 정보당국자의 설명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결국 크렘린궁은 교도소 신병 모집 권한을 국방부로 이관해 바그너그룹이 신병을 모집할 수 있는 권한을 차단했으며, 군의 군수품 보급도 가로막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프리고진이 독자적으로 군사작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크렘린궁은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치컨설팅 회사인 ‘알 폴리티크(R.Politik)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이제 프리고진은 모든 사람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면서 “현재 그의 유일한 보호막은 푸틴과의 개인적인 관계뿐인데, 푸틴은 여전히 그가 특정한 부분에서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의 군수품 지원 중단과 관련해 프리고진도 최근 “바흐무트에 투입된 바그너 용병들을 재설정하고 규모를 줄일 것”이라 솔직하게 인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용병들이 바흐무트의 한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그 지역의 주민이 단 두 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아 빈축을 산 바 있다.


물론 현재 바그너그룹이 철수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그러나 바그너그룹 속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의하면,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결국 아프리카 작전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너무 깊이 빠져 있다간 아프리카의 바그너그룹마저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지난 20일에 공고된 용병모집 공고는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아프리카에서 9~14개월 근무할 자를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 입박에 직면한 바그너그룹]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4일 “잡범 전과자에서 푸틴의 요리사로, 이어 악명 높은 용병 수장에서 이젠 정계까지 진출?”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사기, 성매매 알선 등 잡범 출신인 프리고진이 신분 상승을 거듭하며 어둠 속 거물로 행세해온 이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1980년대 복역을 마치고 출소해 무일푼이던 그는 식당을 차리고 요식업에 뛰어들었다가 1990년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눈에 들면서 크렘린궁 연회까지 주도하는 큰손으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푸틴의 셰프‘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을 세우면서부터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의 그림자가 돼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강제 병합,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분쟁 등에 있어서 푸틴의 러시아를 대리하는 핏빛 전쟁을 치러왔다.


바그너그룹은 또 시리아, 리비아 등 아프리카 내전에도 개입해 고문과 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으면서 악명을 떨쳐왔다. 그러던 프리고진이 이번엔 러시아 정계 진출까지 노리게 되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도화선이 됐다고 NYT는 진단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군이 예상 밖으로 고전하자 군 수뇌부를 겨냥한 무능론을 제기하면서 직접 바그너 용병들을 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그너그룹의 전과를 바탕으로 '신분 세탁'을 노렸다. 이러한 프리고진의 야망을 눈치챈 군 수뇌부가 프리고진을 직접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양측간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바그너그룹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들어 바그너그룹의 아프리카 진출 목적이 단순한 이권 개입을 넘어 정권찬탈을 통한 국가장악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서다.


바그너그룹은 크렘린궁의 지정학적 목표를 돕기 위해 리비아에서 수단,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는 아프리카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러시아 영향권에 아프리카 국가들을 묶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바그너그룹의 아프리카 진출에 대해 서방진영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NYT는 지난 19일 “미국과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의 입김이 강한 아프리카 약소국 차드에서 일종의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미국은 최근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병(私兵)’인 바그너그룹이 데비 대통령 등 4명의 고위 인사를 암살하고 현 정권을 전복하려 한다는 첩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이 인접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결집한 차드 반군을 지원할 것이란 내용도 포함됐다.


바그너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곳곳의 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대가로 각종 광물 채굴권을 따냈다.


하지만 바그너그룹이 이권 따 내는 차원을 넘어 차드 전복 시도처럼 특정 국가 전체를 러시아의 영향력하에 두려는 시도를 처음 하게 되면서 미국 또한 차드와 대통령 암살 정보를 공유하며 사실상 러시아와 맞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계자 또한 NYT에 “아프리카 내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처럼 직접적인 방법을 쓰게 됐다”고 공개했다.


심지어 지난달 아프리카 순방에 나섰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바그너를 “실패한 정권과 정치꾼들의 생명 보험”이라고 비난하며 “범죄 용병 집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푸틴의 선택, “바그너는 다시 아프리카로?”]


프리고진이 크렘린궁 입성을 노리는 정치적 일탈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그를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떼더라도 아프리카에서의 역할을 계속 맡기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23일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와의 오랜 분쟁속에서 우크라이나를 떠나 아프리카에서 노력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이러한 언론 보도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텔레그램 메시지앱을 통해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우리는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한 우크라이나에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바그너그룹의 결정적인 아킬레스건은 지금 추가 모집중인 용병들이 얼마나 수급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러시아내 42개 지역에서 용병을 모집중이지만 얼마나 이에 응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죄수용병들이 바흐무트에서 워낙 많이 전사했기 때문이다.


용병모집이 여의치않자 바그너그룹은 고등학생까지 용병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고, 또한 음란물 채널에까지 광고를 올리면서 용병모집을 독려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지난 15일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포르노 채널광고는 프리고진이 직접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바흐무트에서 진격이 더뎌지고,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받게 된다면 바그너그룹의 효용성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크렘린궁의 비난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밝혔다.


결국은 푸틴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프리고진의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프리고진이 크렘린궁 지도부의 눈밖에 난 것이 바로 바흐무트에서 죄수용병을 다루는 방법과 또한 전투 수행 능력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푸틴도 이를 수용했기 때문에 바그너그룹의 우크라이나 철수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는 과연 프리고진이 순순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러날 것인지의 여부다. 이미 크렘린궁 진출을 머릿속에 두었던 그가 권력투쟁에서 패했다고 생각한다면 또다른 일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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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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