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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韓 쿼드 참여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 - 中, "쿼드참여, 경제·안보 위험할 것" - 지난 정부, 중국에 약속한 10가지 공동합의도 발목 - 중국, 한일간 관계회복을 중국 포위와 동일시, 절대 반대
  • 기사등록 2023-03-13 12: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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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쿼드참여, 경제·안보 위험할 것"]


중국이 한국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 참여 논의에 대해 연일 강경발언을 하면서 견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쿼드 실무그룹 참여 관련 질문에 “국가 간 협력은 응당 평화와 발전의 시대 조류에 순응해야 하며, 폐쇄적이고 배타적 소그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오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 국가가 지역 국가의 안보와 상호 신뢰,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 되는 일을 많이 하길 희망하며, 관련 국가가 대립을 조장하지 말고,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이런 소그룹 활동을 하지 말길 희망한다”며 견제했다.


쿼드는 미국 주도의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및 경제 협의체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을 만나서 한국의 쿼드 실무그룹 참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참여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며 “실무그룹 참여는 적극적으로 가속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견제를 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의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도 9일 중국 견제에 방점이 찍힌 미국 주도의 쿼드 실무그룹 참여에 속도를 내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열차에 자신을 더 단단히 묶음으로써 정치적 독립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소속 한반도 전문가 뤼차오도 글로벌타임스에 “한미일 3자 군사 동맹의 길은 이미 구체화하고 있으며 다소 위험한 길”이라며 “이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도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동맹국의 공모 행위 가능성을 엄중히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8일에도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미국의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며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신경보는 겅제징용자에 대한 판결금 지급 해법과 관련해 “한·일 수교 이래 강제동원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힘겨루기를 보면, 윤석열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멀리 갔음을 알 수 있다”면서 “한국이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법을 제시한 뒤, 한·일은 군사 분야 협력 강화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는 미국이 원하는 바로, 반드시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가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의 이러한 시각은 미국이 요구하는 한미일 공조를 위해 그동안 걸림돌이 되어 왔던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한국이 앞장서서 해결하려 하고 있으며, 결국 이러한 한미일 공조가 중국 견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타임스도 같은 날 “친미파로 평가받는 윤석열 정부가 취임 이후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 때문”이라며 “이는 한국 국민을 실망하게 했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국익을 해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글로벌타임스가 중국 정부의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환구시보의 영문판이라는 점에서 한일간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앞서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규정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향해 '몽유병'을 거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당시 “한국 국민의 용기와 저항 정신을 기리는 날에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을 강조한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외교 정책에 있어 몽유병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한국의 쿼드 참여를 극구 반대하는 이유?]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 2021년 3월 12일,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 간 반중(反中) 안보 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가세할 경우 한국과 중국 간의 신뢰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의 '한국 정부가 쿼드 가입을 놓고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면 막 회복한 중국과 한국 사이의 전략적 상호 신뢰가 필연적으로 손상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아무리 중국매체의 발언이라지만 한국의 외교문제에 대해 저런 식으로 지적하고 비난하며 협박까지 한다는 것은 이는 사실상 내정간섭을 넘어서는 아주 잘못된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글로벌타임스의 내용은 중국 공산당의 속내를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외교적 레드라인을 넘어 발악을 한다 할 정도로 노골적인 협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당시에 중국 정부가 그렇게 반발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11월 왕이 당시 외교부장이 방한했을 때, 한국과 중국이 외교·안보 2+2 대화를 포함해 10가지 공동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왕이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반중(反中) 전선에 서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열심히 수행했다. 왕이가 내세운 명분은 한중일 경제통합이었다. 이를 무기로 한국이 미국 편에 서지 못하도록 압박을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왕이가 꺼내든 카드는 ‘글로벌 데이터안보 이니셔티브’ 동참이었다. 이는 미국의 클린네트워크 구상에 정면으로 맞서는 중국의 대응카드였다.


이 말은 곧 화웨이 등 자국 IT 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에 한국이 동참하지 말도록 요구한 것인데, 왕이를 만난 강경화 당시 외교부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해 주었다. 당시 왕이의 방한에서 바로 이것이 중국측이 얻어 간 가장 큰 성과였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강경화 전 장관의 이러한 답변이 가져온 후폭풍이다. 미국은 국무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클린네트워크에의 동참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동맹국 미국의 요청에도 한국이 동참하지 않고,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안보 이니셔티브’에 줄을 서겠다는 것은 사실상 한미동맹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미국은 받아들였다.


특히 바이든 정부 들어 ‘민주주의 정상회의’라는 가치연대를 적극 추구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은 미국의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봤다.


더더구나 당시 방한했던 왕이는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한국측을 겁박했다. 이러한 중국의 압박에 우리 외교부는 고개를 숙였고, 중국은 쾌재를 불렀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최소한 쿼드같은 동맹체 안에는 ‘전략적 모호성’을 명분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 에 변수가 생겼다. 그것이 바로 미국의 강력한 ‘反中’ 드라이브다. 청샤오허 교수가 지적한 대로 ‘미국과의 관계, 미군 주둔 비용, G7 참여’ 등의 변수로 인해 한국 정부도 결국은 미국 뜻대로 쿼드에 합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정부에서는 쿼드 플러스 가입과 관련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고, 동시에 중국과 한 약속을 어기기도 곤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배려해 미국은 ‘쿼드가 배타적 조직이 아니다’면서 방어막까지 쳐 주었다.


친중으로 가는 한국정부에 미군철수 문제까지 꺼내면서 미국이 한국정부를 압박하자 지난 정부는 결국 쿼드 동참 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중국 정부가 약속을 어겼다면서 강력 반발하기 시작했다. 당시(2021년 3월 13일)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사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선 한일간에 셔틀외교가 복원되면서 준동맹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상황을 최악이라 생각한다. 한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이는 사실상 중국을 포위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속에 완전히 들어가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중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일간 관계 회복을 방해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작업에 한국의 친중파들과 연계해 여론조성 작업도 열심히 해 왔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냉랭해졌고, 또한 한미동맹이 우선되는 외교를 펼치기 시작하자 중국은 사실상 안절부절하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을 중국 편에 붙들어 놓고 미국에 경사되지 않도록 하고 싶었는데, 그러한 계획이 일그러지자 최근들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민주주의 동맹이라는 가치연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 중국을 상전으로 모시고 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자 중국에서 그동안의 좋았던 한중관계를 생각하며 금단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한국을 향해 이런 저런 보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실 한국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저지할 힘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있다. 북핵저지는 오히려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3국간 연대를 통한 방어와 압박이 훨씬 실효적이라 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은 한일간 관계가 파국으로 흘러가기를 원하는 중국의 간계에 더 이상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 한국의 쿼드 참여는 바로 이러한 중국의 노림수를 완전히 박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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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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