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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모기 잡으려 대포 쏜 러시아, 이유 알고보니... - 우크라 향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우크라 타격한 러시아 - 킨잘 공격은 과잉공격, 우크라 공격할 무기 부족하다는 의미 -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했지만 전황에는 영향 없을 듯
  • 기사등록 2023-03-11 05: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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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우크라 타격한 러시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날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벌이면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6기를 포함해 미사일 81발, 자폭 드론(무인기) 8대를 동원했다”면서 “러시아군이 한차례 공습에 킨잘 미사일 6발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이후 가장 많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설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 81발 가운데 47발이 목표물을 맞혔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몇 달간 가장 높은 명중률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일 브랸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권이 조직한 테러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가했다”면서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해 고정밀 장거리 무기가 우크라이나군 기반시설, 군산복합체,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는데, 모든 목표물을 타격했고 공격 목표가 달성됐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최소 5시간동안 공습 경보가 울렸다. 키이우 외에도 르비우와 하르키우,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 등이 주요 공습 목표였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순항 미사일 34기, 자폭 드론 4기를 요격했지만,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들이 민간 시설에 떨어져 서부 르비우에서 5명, 남동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사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낮은 고도에서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날아갈 수 있는 차세대 무기다.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하고 워낙 속도가 빨라 현재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


'단검'이라는 뜻의 킨잘은 전투기에 실려 공중에서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의 도움으로 극초음속으로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공대지·공대함 순항 미사일이다. 이 킨잘 미사일은 지난 2018년 푸틴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러시아 엘리트들에게 공개한 8개의 무적(無敵) 무기 중 하나였다. 이날 연설에서는 킨잘에 탑재한 핵탄두가 캘리포니아에 떨어지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기도 했었다.


일반적인 극초음속 미사일과 달리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개조한 것이어서 트럭에 실린 발사대를 이용해 지상에서 쏘아 올릴 수도 있고, 요격을 어렵게 하는 변칙 기동 기능 등 이스칸데르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 중에는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 디코이(decoy; 바람잡이)를 발사해 요격하기 어렵게 만든 것도 있다.


러시아는 킨잘 외에도 함정발사 순항 미사일인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월 지르콘을 대서양 함대에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최근까지 시험 발사를 한 적이 없으며 실전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적도 없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NYT는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발사 전에 표적정보를 입력한 뒤 날아가기는 하지만 속도가 극초음속이다 보니 사소한 결함으로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공기저항이 발생하면서 목표물 타격시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러시아군이 발사한 킨잘 미사일도 키이우의 의미있는 목표물을 벗어나 주변의 엉뚱한 차량에 떨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지구 성층권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우주에 배치된 정찰 장비에 포착될 수 있다는 것도 약점이다.


푸틴은 바로 이 킨잘 미사일을 지난 해 3월 우크라이나에 처음 발사했으며, 그 이후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공격시 제한적으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중국과 미국이 개발 및 배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호주,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인도, 이란, 이스라엘, 일본, 남북한도 개발중이다.


[모기잡는데 대포쏜 러시아, 이유는?]


눈여겨 볼 것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하지 않고 있던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테러를 이유로 킨잘 미사일 6발을 한꺼번에 발사했다는 점이다.


특히 유의할 점은 러시아가 보유한 킨잘 미사일이 50발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사실상 미국과의 전쟁 또는 억지를 위해 사용해야할 킨잘미사일을 이렇게 재고의 10% 이상을 투입해 공격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부분이다.


일단 간단하게 보자면, 러시아의 구형 순항미사일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70% 이상 요격되기 때문에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킨잘 미사일을 섞어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폭격 성공’이라는 성과가 필요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킨잘미사일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또다른 분석으로는, 러시아의 이번 공습이 교착 상태인 지상전에서 공중전 위주로 전환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시말해 러시아 지상군이 상당히 고갈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손실이 덜한 공중전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 역시 한계가 있다. NYT는 “러시아가 공중전보다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하는 포격으로 더 많은 손실을 입혔다”면서, “병력·무기 고갈로 지상전이 극심한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공중전만으로는 전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공중전이란 결국 지상전 전투에서 피해를 덜 보기 위한 목적도 있고, 동시에 지상군 투입을 손쉽게 하도록 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데, 현재 러시아의 지상군이 거의 괴멸된 상황에서 공중전 중심으로 공격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전략이라 보는 것이다.


결국 러시아군이 이번에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을 무려 6발이나 동시에 발사했다는 것은, 러시아군에게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다른 전투 수단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적군이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기 위해 (6발의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해) 81기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보잘것 없는 전술로 돌아갔다”며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민간인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도 했다.


분명한 것은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로는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NYT도 “공습만으로 전쟁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주기는 힘들”면서 “러시아가 이미 봄 대공세를 시작했으나 병력과 탄약이 부족해 전황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더타임스도 이날 군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킨잘 사용은 과잉 공격(overkill)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력을 협박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러시아의 재래식 미사일 재고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러시아의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의 사용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러시아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일종의 ‘서방 겁주기’를 위한 위협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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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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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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