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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 협박한 중국, “美의 길 고집하면 재앙적 결과” - 시진핑 이어 친강까지 미국에 대해 날세운 공격 - 외부의 적 명확히 해 정치적 실패 원인을 외부에 돌리려는 것 - 미국의 강한 압박에 위기감 고조, 반미선동으로 탈출 의도
  • 기사등록 2023-03-08 05:50:35
  • 수정 2023-03-13 16: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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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랑' 본색 드러낸 中 외교부장]


친강(秦剛)은 역시 친강이었다. 전랑외교의 대명사로 중국의 ‘거친 입’이었던 친강이 외교부장으로 취임한 후 7일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반칙을 일삼는 운동선수’에 비유하며 “미국이 압박과 대항 중심인 대중국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충돌하게 되면서 재앙적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 기자회견을 하는 친강 외교부장 [사진=중국 외교부]


특히 전날인 6일 시진핑 주석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회의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봉쇄·포위·억압을 자행해 중국 발전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가져왔다”고 말한 그 다음날, 중국의 새로운 외교부장이 이렇게 미국에 대해 공격적 발언을 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미중관계가 험악해질 수도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날 친강의 기자회견은 양회(兩會)의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의 일부분이었다.


(1) 미중관계, 충돌할 수 있다!


친강은 이날 회견에서 ‘중미의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 시각은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중국을 주요 라이벌이자 가장 결과적인 지정학적 도전으로 간주하는데, 이는 셔츠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친강은 이어 “미국은 국제질서 등을 위반하며 규제와 불법적 제재를 시행하는 등 이성적이고 건전한 궤도를 벗어났다”고 전제한 후 “미국은 오직 중국을 경쟁자로 보고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미국을 질타했다.


주미대사를 지내다 지난해 말, 외교부장으로 전격 발탁된 친강이 내외신과 가진 첫 공개 회견에서 미국에 강한 돌직구를 던진 것이다.


친강은 이어 “중국은 미국 정부가 (중국) 위협 팽창에 대한 전략적 우려를 해소하고, 제로섬 게임 식의 냉전 사고를 폐기하길 바란다”면서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계속해서 잘못된 길을 광적으로 따라가면, 아무리 많은 보호 펜스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고, 충돌과 대항 국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 육상경기에서 늘 상대 선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심지어 상대 선수를 패럴림픽에 출전하게 만든다면 이는 공정한 경쟁이 아닌 악의적 대항”이라고 주장했다


친강은 그러면서 “(충돌과 대항이란) 재앙과 같은 결과를 누가 책임질 수 있는가”라며 “미국의 억제와 탄압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지 못하고, 중국이 부흥을 향해 나아가는 걸음 또한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2)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대항을 유발한다!


친강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도 ”자유·개방을 표방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패거리를 형성하고,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집단을 형성한다”면서 “지역 안보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대항을유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3) 미국의 대만정책, 중국 과소평가 말라!


미국의 대만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고, 중미 관계 정치 기초 중에 기초”라면서 “누구도 중국의 국가 주권·영토를 지키고자 하는 결심과 의지, 강력한 능력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친강은 이어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첫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대만 해협에서 안정을 원한다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중단하고, 하나의 중국원칙의 원래 의미로 돌아가 중국에 대한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면서 '대만 독립'을 분명히 반대하고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친강은 그러면서 “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말하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지 않는가”라면서 “미국이 대만을 무장하는 동안 왜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막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만 문제가 잘 처리되지 않으면 중미 관계의 근간이 뒤흔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4) 우크라이나 전쟁, 中무기 지원 가능성


친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섰다는 비판에 대해 “중국은 위기를 조성한 당사자가 아니고, 충돌(전쟁)한 어느 한 편에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과거형으로 답변하면서 “중러 관계는 동맹을 맺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기초에서 구축됐고, 세계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친강은 이어 서방을 겨냥한 듯 “보이지 않는 손은 특정한 지정학적 의제들을 위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갈등과 제재, 그리고 압박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친강 부장은 미국은 대만에 왜 무기를 제공하면서 중국에게는 러시아에 무기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하는가?”라고 물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을 대만을 향한 미국의 군사지원과 동일시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그러면서 “중국은 자신들을 평화주의자라고 내세우면서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미 러시아에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N은 특히 “친강 부장이 세계가 불안정해질수록 러시아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지금 현재로서는 러시아에 대해 군사지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 협상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러시아에 대한 군사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미국의 대 중국 제재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 협상할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5) 중-유럽관계, 미국 간섭 말라!


친강은 중국과 유럽간의 관계에 대해 “중국과 유럽의 교류는 전적으로 서로의 전략적 이익에 기초해 독립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3자에게 의존하거나 구속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제3자란 미국을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과 유럽은 양대 문명, 양대 시장, 양대 파워”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되든 중국은 항상 유럽연합(EU)을 전면적 전략 파트너로 간주하고 유럽 통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강은 이어 “중국과 유럽의 교류는 전적으로 서로의 전략적 이익에 기초해 독립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면서도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고난을 겪었으니 통정사통(痛定思痛·고통이 가라앉은 다음 고통의 교훈을 얻는다)하여 전략적 자주를 실현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역시 유럽이 미국의 간섭을 벗어나 중국과 자주적 외교를 진행하는 것을 원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외교안보의 기조는?]


친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전반적인 외교 기조에 대해 “핵심이익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 일체의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 냉전사고, 진영 대항과 억제·탄압에 결연히 반대하고 국가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단호하게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중국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은 매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기간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행사인데, 이를 통해 중국의 그해 외교기조를 대내외에 알리는 의미가 있다.


올해 약 1시간 50분간 총 14개의 질문에 답한 친 부장은 이례적으로 한중관계와 북한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 매체에 질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친강의 기자회견이 의미하는 것은?]


중요한 것은 친강의 이날 기자회견에서 왜 미국을 이렇게 강경하게 몰아 세우면서 대척점에 두었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평소에 ‘특정 국가’라는 단어를 쓰면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던 시진핑주석까지 미국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는 올해 초 소위 '정찰 풍선' 사태로 촉발된 양국 갈등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 검토 의혹, 코로나19 중국 연구소 기원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주도의 제재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자중국 역시 외교적으로 강경 대응 기조를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반도체, 인공지능, 태양광 등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을 형성하는 것을 정면 비판하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하나, 중국이 이렇게 공격의 화살을 미국을 향해 들이대는 이유는, 시진핑 3기가 본격 시작하는 올해 중국의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고 국내정세도 그렇게 호락호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자, 외부의 적을 명확히 해 내부의 정치적 실패 원인을 외부에 돌리고, 자국민 단결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과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럴 경우 중국이 받는 피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긴장감을 계속 지속하면서 중국내 반미선동을 통한 국민적 결집을 올해 내내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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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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