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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전쟁의 역설, “중국 갈수록 고립화 가속!” - 일본의 군사대국화 유발한 우크라전쟁과 중국 - 우크라전쟁, 한국의 대중정책도 변화시켜 - 신뢰 잃은 중국, 고립을 자초
  • 기사등록 2023-03-07 12: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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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군사대국화 유발한 우크라전쟁과 중국]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외교적으로 큰 손실을 입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CNN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일본이나 한국, 필리핀, 호주 등이 중국의 위협을 더 의식하게 됐다”면서 “이로인해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더 쉽게 고립시킬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22년 여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오늘날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동아시아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로인해 일본은 방위비 지출을 두 배로 늘리고 반격능력을 행사하기 위해 미국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을 구매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존 브래드포드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수석 연구원은 “일본 국민들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확실히 알게 됐고, 이로 인해 국가적으로 일본이 더 취약하다고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위협으로 느끼는 국가는 당연히 중국이다. 중국이 만약 대만을 침공해 무력통일을 감행한다면, 당장 일본의 오키나와 서쪽의 열도들은 중국에게 그대로 노출되면서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힐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중국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싸고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우기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대만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천밍퉁 국장은 “중국의 완전 통일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까지 되찾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 국장은 “이에 따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센카쿠 열도까지 무력 행사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이 역내 안보 의제에서 방관자가 아닌 당사자”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일본간에는 센카쿠열도 뿐만 아니라 태평양 필리핀해 인근 산호초 지대인 오키노토리시마(중국명 충즈냐오 암초)를 놓고 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약 1천700㎞ 떨어진 오키노토리시마는 산호초와 바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북으로 1.7㎞, 동서로 4.5㎞가량의 크기다. 만조 시에는 몇 개의 바위만 빼고 모두 물에 잠기는 지역이지만, 일본은 이곳이 섬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은 오키노토리시마가 섬이 아닌 암초라며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부정해왔다.


그러니 일본에게 있어서 중국은 제1의 적국이고, 대만이 무너지면 당장 일본열도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년 동안 군 현대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이다.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도 중국은 국방비를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조5,537억 위안(약 293조 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5%를 훨씬 넘어선다.


이러한 중국의 국방비 증액은 당장 대만에 대한 압박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도미노처럼 일본에 대한 위험도 강화될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중국이 언제든지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CNN은 이에 대해 “일본 지도부는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평화가 자국 안보에 필수적”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일본은 다급하다”고 전했다.


또한 브래드포드 연구원은 “일본은 수년 동안 방위 태세를 강화해 왔다”며 “일본이 작년 말 '국가안보전략' 등 3대 안보문서 개정을 통해 반격능력 보유를 공식화하고, 방위비 증액 등 국방력 강화를 추진하는 데 일종의 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중국의 일본에 대한 위협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일본은 본격적으로 군사대국화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우크라전쟁, 한국의 대중정책도 변화시켜]


CNN은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대만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 상태 변경에 반대한다”며 “이 같은 관점에서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는 미군이 대만 문제로 중국과 충돌할 경우, 핵무장을 한 북한에게 한국이 취약해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일본과 합동 해군 훈련을 포함해 국방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CNN은 그러면서 “한국에서 탱크나 곡사포, 전투기와 같은 무기 생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 NATO 회원국인 폴란드에게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수출했다.


[반중(反中)으로 돌아선 필리핀]


CNN은 이어 “필리핀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호주, 일본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필리핀 정부는 지난달 미국이 군기지 4곳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N은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했으나 중국은 이에 진정으로 감사를 표한 적이 없으며, 후임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미국 등과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제프리 오다니엘 태평양포럼 해양안보국장은 “이전 정부의 (친중정책) 시도가 보답받지 못한 상황에서 마르코스 정부가 친중국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 연구소의 인도-태평양 방위 정책 전문가인 블레이크 헤르징거도 “중국 해안경비대가 최근 레이저로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을 겨냥한 사건 등은 필리핀과 미국의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라고 분석했다.


오다니엘 국장은 또한 “필리핀에 대한 중국의 압력으로 싱가포르와 베트남도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더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토도 중국 경계 촉구]


이런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오늘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이 내일은 아시아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핀란드 헬싱키에서의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는 우리를 취약하게 만들었는데, 우리는 중국이나 다른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며 “우리가 수입하는 상품과 원자재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선 안 되며, 우리에게 맞서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핵심 기술을 수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당연히 중국과는 지속해서 교역하고 경제적으로 관여해야 하지만, 경제적 이익이 우리의 안보 이익을 능가할 수는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더 많은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과 이란에 손을 뻗고 있고,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제공을 계획 중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매우 우려 중”이라고 밝혔다.


[신뢰 잃은 중국, 고립을 자초]


중국은 지금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말하면서도 러시아에 무기도 지원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중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그러한 외교적 신뢰의 추락은 중국의 주변국가들은 물론이고, 유럽사회에까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더 키우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당장 중국과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거나 중국의 공격적 외교로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중국과의 관계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게 되었다.


한국만 하더라도 그동안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 그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 외교를 펼쳐왔지만, 중국이 핵을 개발하는 북한을 오히려 지원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돕기는 커녕 오히려 한국의 대외정책까지 훼방을 놓는 것을 보면서 한미동맹의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더더욱 북핵 위기는 중국이 가장 싫어하고 우려하는 한-미-일 3국간 관계 강화로 이어졌다. 이 모두가 중국의 외교가 자초한 결과다.


결국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주변국에 대한 위협은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불러왔고, 동시에 한국을 포함해 일본, 필리핀 등과의 공조를 강화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와 비슷한 전쟁이 대만해협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대응에 경각심을 가지면서 똘똘 뭉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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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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