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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조롱거리가 된 러시아, "이건 나라도 아니다!" - 우크라 전쟁, 러시아 노리고 서방이 시작했다? - 올해 EU가 붕괴할 거라는 러 메드베데프 - 러시아 종교 지도자의 해괴한 신앙관, 제정신 아니다!
  • 기사등록 2023-03-06 12: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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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러시아 노리고 서방이 시작했다?]


러시아의 최고 지도부들의 황당하고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궤변들이 이어지면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인도 외교부와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 재단(ORF)이 주관한 다자간 정치안보포럼 `라이시나 다이얼로그(Raisina Dialogue)의 한 장면 [사진=라시나 다이알로그]


3일(현지시간) 인도 외교부와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 재단(ORF)이 주관한 다자간 정치안보포럼 '라이시나 다이얼로그(Raisina Dialogue)'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우리가 끝내려고 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이용해 (서방이) 러시아를 노리고 시작된 전쟁”이라 발언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청중들은 폭소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의 피해국이라는 주장을 꺼내려 했지만 청중들의 비웃음이 가득한 폭소가 터져 나오자 당황한 듯 잠시 주춤하다가 “우크라이나 전은 에너지 정책을 포함한 러시아의 각종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군이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름 아래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침략 이유도 우크라이나 내의 나치세력 소탕이라는 엉뚱한 주장으로 러시아 국민들을 선동했었다.


이는 국제사회도 이미 인정한 바 있다. 유엔 총회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직후인 작년 3월 2일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를 비롯한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찬반 141:5, 압도적으로 가결했었다.


그런데도 소위 외무부장관이라는 자가 뻔뻔하게도 스스로 피해자인 척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견강부회하면서 듣는 이들을 황당하게 만든 것이다.


라브로프의 뻔뻔함은 그뒤에도 이어졌다. 청중들이 노골적으로 비웃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 옹호성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러시아는 더는 서방의 그 어떤 파트너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들이 또 송유관을 날려버리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생한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의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것을 암시한 발언이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스를 직수출하는 주요 경로였으나 당시 강력한 폭발로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 설치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됐다. 러시아는 그간 이 사건의 배후에 서방 국가가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올해 EU가 붕괴할 거라는 러 메드베데프]


러시아의 대통령 3연임 불가조항 때문에 푸틴을 대신해 잠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다가 지금은 러시아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도 황당한 궤변으로 조롱거리가 되곤 한다.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12월 26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2023년 새해 전망을 하면서 새해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하고, 가스가격은 1천㎥당 5천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이 EU에 복귀하고, 곧이어 EU가 붕괴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어 폴란드와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점령을 시도할 것이고, 폴란드가 18세기에 프로이센·러시아·오스트리아에 세 차례나 분할된 것처럼 또다시 주변국에 의해 쪼개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독일과 인접 국가들을 바탕으로 나치 독일(제3제국)의 뒤를 이은 신나치 정권(제4제국)이 수립되고, 이 제국이 프랑스와 전쟁에 나설 것이란 황당한 전망도 했다.


더불어 북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분리돼 아일랜드와 통합되고, 미국에선 내전이 터져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가 분리·독립하는 시나리오도 거론했다.


메드베데프의 이렇게 황당한 전망은 한마디로 실성한 자의 넋두리처럼 도대체 밑도 없고 끝도 없는 해괴한 요설이자 궤변에 다름없다. 아무리 농담처럼 던지는 전망이라 할지라도 러시아의 대통령까지 지낸 자라면 그래도 최소한의 수준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저 수준이니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지 이해가 된다.


메드베데프는 최근에도 수시로 핵전쟁 가능성 발언을 하면서 서방진영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저렇게 정신세계가 온전치 않은 자같은 이의 발언이라 서방진영은 아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종교 지도자의 해괴한 신앙관]


지난해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푸틴의 복사(服事ㆍ사제의 미사 집전을 돕는 소년) 노릇을 하지 말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키릴 총대주교가 푸틴의 복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키릴 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방의 반(反)문명ㆍ적(敵)그리스도 세력인 이교도들이 장악하려는

‘예루살렘’ 우크라이나를 구하려는 ‘십자군 전쟁’이라고 선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주장을 한 이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부로서, 2012년까지 10년간 키릴 총대주교의 비서로도 일했던 키릴 호버런(Cyril Hovorun) 교수다. 호버런 교수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러시아 정교회 신학에 해박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으며, 현재 스웨덴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스톡홀름에서 종교 및 국제관계학을 가르치고 있다.


호버런 교수는 지난해 12월 프랑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만행은 우크라이나를 악(惡)에서 구한다는 ‘러시아적 메시아주의(救世主義)’라는 사상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며 “푸틴과 그 일당은 자신들이 십자군이란 생각을 갖고 있고, 그들에게 우크라이나는 예루살렘”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십자군이 이교도들이 더럽힌 성지(聖地)를 정화하려 했듯이, 이제 러시아군은 동성애자ㆍ세속주의자ㆍ가톨릭으로 대표되는 서방의 노예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이교도’들의 땅(우크

라이나)에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동했다는 것이다.


호버런 교수는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은 깊게 사고를 할 수 없는 인물이며, 푸틴의 메시아적 영감은 스스로 러시아의 역사와 경전을 읽어서 터득한 것이 아니라 이 전쟁을 지지한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로부터 온 것”이라고 말했다.


호버런 교수는 그러면서 “교회의 입력이 없었다면, 전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총대주교가 생각하기에는, 복사 노릇을 하는 것은 그가 아니라 푸틴”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이 이렇게 러시아정교회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2번 연임한 푸틴은 헌법에 따라 3선 연임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최측근 심복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잠시 대통령직을 맡겨 놓았다가 2012년 다시 출마해 당선했지만, 엄청난 부정 선거 시위로 정통성이 없었다. 그때 푸틴이 찾아간 곳이 바로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였다.


키릴 대주교는 푸틴의 이러한 의탁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2012년 키릴 대주교는 “푸틴의 지배는 신이 이룬 기적”이라며 칭송했다. 이런 일이 있고난 후 호버런 교수는 총대주교의 비서직을 사임했다.


그로부터 10년후인 지난 해 9월 총대주교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러시아 징집병들에게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면, 신과 함께 있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신성시했다. 그리고 전쟁터로 나아가는 징집병들을 마치 십자군 전사와 같이 예찬했다.


이러한 키릴 대주교의 생각은 메드베데프의 텔레그램 메시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최근 “우리와 대적하는 자들은 누구인가”라고 묻고는, “우리의 언어와 가치, 신앙을 금지하려는 자들, 우리 조국의 역사에 증오를 퍼뜨리는 자들” “미친 나치 쓰레기들과 서방의 개집에서 짖는 개떼들”이라고 했다.


메드베데프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신앙도 이상도 없으며, 보통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도덕성도 부인한다”며 “우리는 창조주의 말에 경청하고 일어남으로써 신성한 파워를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버런 교수는 “푸틴의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키릴 총대주교가 준 선물이고, 이 이데올로기를 구축한 이들은 ‘정치적 이슬람주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를 자신들의 교회에 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러시아 정교회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선과 악의 세력 간 형이상학적인 전쟁을 치르는 중”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메드베데프의 표현으로 표현한다면, “지옥의 최고 군주를 막는 전쟁을 자신들이 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를 어찌 제정신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정신세계에 갇혀 있는 푸틴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리가 없다. 그러니 얼마 전의 우크라 전쟁 1주년 콘서트에 나와 마치 미친개가 짖듯 해괴망칙한 궤변을 쏟아내는 것이고, 푸틴 휘하의 외무부장관이라는 자도 세상 모두가 아는 사실을 엉뚱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러시아의 본질이다. 그런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도 결국은 마찬가지 수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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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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