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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면초가 러시아, “2024년 재정 고갈로 경제 붕괴” - 푸틴 측근 에너지 재벌 올리가르히, “러, 내년 자금 고갈될 것” - 러시아, 재정적자 1년만에 12배로 폭증 - 최악의 경기침체, 결국 경제는 붕괴될 것
  • 기사등록 2023-03-05 05:43:47
  • 수정 2023-03-05 08: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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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러, 내년 자금 고갈될 것” 예측]


러시아가 내년 재정 고갈로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전망을 내놓은 이가 다름아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올레그 데리파스카(Oleg Deripaska)’라는 점이다.


CNN은 3일(현지시간) 에너지 재벌로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에 속하는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전날 열린 한 경제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내년이면 (러시아) 자금이 고갈될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CNN은 이어 “이날 데리파스카의 발언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의 회복력을 추켜세우며 자화자찬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경제 생산 규모가 전년 대비 2.1%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1만1300건에 이르고, 외화 보유액 3000억 달러도 이미 동결됐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러시아는 이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상태라고 CNN은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품 수입 규모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51% 감소했다. EU는 전쟁 이전인 2020년만 해도 러시아 수출의 38%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국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러시아 세입 규모는 작년 대비 35% 줄어든 반면, 지출은 59% 늘어나 재정 적자 규모가 1조7천610억 루블(약 30조 3400억원)에 달했다. 이러니 러시아에 자금 고갈 조짐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데리파스카는 “해외 투자자, 특히 우호적인'(friendly) 나라의 투자자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해외 투자가 이뤄질지는) 러시아가 적합한 조건을 형성하고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한편, 데리파스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며 전쟁을 반대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제재법(국제비상경제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러시아, 재정적자 1년만에 12배로 폭증]


러시아 경제가 이렇게 최대의 위기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은 재정 적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공식 발표자료로도 지난 1월의 재정적자 규모가 지난해 1월(약 20억달러) 대비 12배 넘게 폭증했다. 이러한 적자 규모는 러시아 정부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원래 계획했던 재정 적자 규모의 60%가 1월 한달만에 발생해 버린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체 재정 수입의 45%를 차지하는 석유와 가스 판매 수입이 급감한 데다 전쟁에 투입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그렇다고 개선될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될 가능성만 더 커 보인다.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인 데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가 시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더욱 곤궁한 처지에 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정부는 최근 러시아 방위산업체와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를 추가로 또 준비 중이라고 밝혔고, 유럽연합도 추가 제재 관련 의결에 돌입했다. 이러한 제재의 효과는 러시아에게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러시아는 3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5% 줄여 가격 하락을 막아 보겠다고 했지만, 전쟁 이후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터라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러한 재정적자에 대해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시장경제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장담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러시아에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유럽 시장에서 버림받음으로 인해 아시아 시장 개척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기침체, 결국 경제는 붕괴될 것]


이러한 러시아 경제 상황에 대해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세계 경제분석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에는 2.1%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올해는 3%이상 감소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경제 위축은 지난 2009년 대위기때 8% 축소된 이래 최악의 침체 국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무디스가 러시아 경제를 이렇게 전망한 것은 지난해 12월 발효된 EU의 해상원유 수출금지와 2월에 발효한 휘발유, 디젤 및 기타 정제유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를 포함한 더 엄격한 국제 제재를 반영해서다.


이러한 제재가 러시아 전체 수출의 14%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또한 G7국가와 EU, 그리고 호주가 부과한 러시아 석유에 대한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는 당장의 재정 고갈을 피하기 위해 2000억 달러(약 260조 2000억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활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는 한 수입은 수입대로 더 줄어들게 될 것이고, 반면 전쟁 소요금을 포함해 지출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어 재정의 고갈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러시아 및 유라시아 프로그램 부연구원인 티모시 애쉬(Timothy Ash)는 “올해는 푸틴의 러시아에게 정말 중요한 시험이 다가오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전쟁이 지속되는 한 군비는 늘려야 하고, 반면 러시아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 고갈이 러시아 경제의 붕괴로 이어지면서 이러한 사회적 빈곤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푸틴에게는 엄청난 시험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엎친데 덮친 제재의 본격화]


이렇게 러시아 재정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 가운데 서방세계의 국제적 제재는 더욱 강화되면서 러시아의 위기는 생각보다 더 빠르고 더 급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았던 지난 2월 24일, 미국은 러시아 등에 대한 광범위한 대규모 제재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는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를 위반한 러시아와 제3국 기업들에 대한 수출통제 등 제재와 러시아산 금속·광물·화학물질 등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 등도 포함됐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하는 전쟁에서 이란산 무인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 러시아, 벨라루스 등에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러시아의 군 및 방위산업 기반에 기여하는 제3국 단체도 제재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 비용을 부과하기 위해 대부분의 금속 및 금속 제품에 대한 관세를 70%, 또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5% 각각 인상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번 제재조치는 그리안해도 수출에 애를 먹고 있는 러시아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러시아는 국제적 왕따국가가 되면서 자급자족할 수밖에 없는 그러한 나라로 몰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 제재는 러시아인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영국과 EU가 지난해 여름부터 ‘변기 본체와 물탱크, 비데, 이와 유사한 위생용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너무나도 흔한 이러한 위생용품의 수출규제는 러시아 사회를 10여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에서 5명 중 1명이 실내 배관이 없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변소 사정이 열악해 이러한 '화장실 전쟁'이 러시아인들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본국의 화장실 상태가 좋지 못하다 보니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군인들이 가정집 변기를 약탈해 고향으로 보내는 일도 빈번하다. 러시아군의 변기 약탈은 악명이 높아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EU 외교관은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마을에서 변기를 약탈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의 경제성장 수치가 부풀려졌지만 서방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실제 경제 상황은 악화됐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러시아 치과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내려진 서방 제재로 인해 필수품인 국소 마취제 등을 구하지 못해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 생산업체인 미국 쓰리엠(3M)이 지난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제품이 동난 것이다.


이렇게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제재가 러시아인들의 삶 전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는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제는 사실상 붕괴 상태로 접어들고, 전쟁 수행능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암담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점점 북한 닮아가는 러시아. 푸틴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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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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