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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한국 위협한 중국, “쫄지 말고 강하게 맞서라!” - 중국, “韓, 미국의 볼모 되지 말아야” 잇단 압박 - 중국의 한국 압박, 한국내 친중세력이 부추기는 셈 - 중국의 가스라이팅에 넘어간 한국의 정치인, 지식인들 정신 차려야
  • 기사등록 2023-03-04 06: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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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韓, 미국의 볼모 되지 말아야” 잇단 압박]


한국 정부의 외교방향에 대해 중국의 견제와 위협적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자신들이 핵심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사안 가운데 최우선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이 CNN 인터뷰를 통해 “무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발언한 이후, 한국에 대한 견제 발언 수위와 빈도를 부쩍 늘리고 있는 것이다.


박진 장관은 지난 2월 22일 CNN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 상태 변경에 반대한다”며 “이 같은 관점에서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장관의 발언은 대만 문제에 관련해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이러한 내용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2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거론된 바 있었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몇 번 언급된 바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박진 장관이 CNN을 통해 방송이 나간지 1주일여가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도 없던 중국 당국이 지난 2월 27일부터 돌연 한국을 향한 견제와 협박성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박 장관의 대만 문제 관련 CNN 인터뷰에 대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다른 사람이 말참견[置喙, 치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不容, 불용]”고 거칠게 반응했다.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해 비판한 것이다. '부용치훼'는 청나라 작가인 포송령의 소설에 등장하는 말로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다. 강한 어조로 상대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한다. 외교 관계에서 자주 사용된 표현은 아니지만 홍콩 문제나 동중국해 도서 영유권 문제를 비롯한 자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외교 갈등이 있을 때 이따금 사용됐다.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홍콩특파원공서는 지난해 11월 서방의 홍콩 인권문제 비판에 “홍콩의 사법기관이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해 나무랄 데가 없다”고 주장하며 '부용치훼' 표현을 썼다.


마오닝 대변인은 이튿날인 28일에도 또다시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공인된 기본 준칙이자 중국이 모든 국가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기초”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중국과 어떤 국가와의 외교관계에서든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한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 한다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대변인이 이렇게 연이틀에 걸쳐 한국을 비난하자, 이번에는 중국의 관영언론들도 가세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을 '파트너'로 규정하며 한일협력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한국 내 여론의 역풍에 직면했다”면서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번 연설은 윤석열 정부가 외교정책에서 최면에 걸려 몽유병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외교정책에서 몽유병을 피하고, 미국의 볼모 역할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적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한국은 과거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고 그 전략은 많은 이익을 가져왔다”면서 수교 이후 30년간 비약적으로 늘어난 양국의 교역량을 소개했다. 중국이 한국을 보복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는 경제적 이익 카드를 꺼내들고 협박한 것이다.


또한 대표적인 관변 언론인으로 ‘중국의 거친 입’으로 불리는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微信) 채널에 '한국은 자신의 안보를 미국 군화의 깔창으로 만들지 말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포함한 대일외교 기조,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참여, 박진 장관의 대만 발언 등을 두루 거론하며 “미국이 한국에 대해 직접적인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중요한 힘이라는 점을 한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시진은 이어 “한국이 미국만 포용하고 그 나머지는 헤아리지 않는다면 한국의 안보는 미국의 허리춤에 걸린 물건같이 되고, 심지어 미국 군화 속 깔창이 돼 자주성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며 막말에 가까운 협박을 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동북아 바둑판에서 한 명의 기사가 되어야 할 한국이 미국의 바둑돌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훈계조의 압박도 이어갔다.


[중국은 왜 한국을 거세게 압박할까?]


이번 중국 당국의 한국을 향한 거친 대응은 매우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박진 장관의 발언이 나온지 1주일 여가 지나서야 대응에 나섰다는 것은 분명히 의도가 있다는 방증이다.


그리안해도 올해 들어 상호 단기비자 발급 중단 건으로 상대국에 대한 양국 내 여론이 악화하고, 한중관계가 삐걱거린 데 이어 한미일 공조에 방점 찍힌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가 가득한 중국 당국이 괜히 박진 장관의 발언을 핑계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그동안에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는데, 최근들어 대만 문제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더 이상 한국 정부의 대만 관련 발언을 방기해서는 안되겠다는 의도도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중간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입장에서 최소한 한국이라도 확실하게 중국 곁에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그동안 중국 당국은 한국 정부를 어르고 달래면서 가스라이팅을 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과거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울자 상당히 당황하면서 한국 정부가 더 이상 미국쪽으로 경사되지 못하도록 막으려 한다. 그것이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과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일종의 외교적 관례를 무시하고, 제2의 무역보복을 하기라도 할 듯하면서 한국 정부를 닦달하듯 거친 공세를 하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바로 한국내 친중세력이다.


다시말해 ‘안미경중’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며 친중적 외교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널리 포진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중국당국은 한국 정부를 거칠게 몰아붙이면 한국내에서도 분열적 현상들이 일어나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반중적 행태를 제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지난해 6월말 스페인에서 개최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을 두고, 한국에서 비판적 보도와 논평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신냉전으로의 회귀가 우려된다”며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해서 얻을 국익이 무엇이냐”고 힐난했다.


학계에서도 한국과 거리가 있는 유럽 안보 문제를 다루는 회담에 꼭 가야 했느냐, 러시아를 넘어 중국까지 겨냥한 서방 모임에 끼는 건 자충수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심히 우려했다.


당시 나토회의가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유럽의 이익·안전·가치를 위협하는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대응에도 힘겨워 하면서 중국까지 상대하려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이 경제력을 지렛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안보 공백을 파고들고 있어서다. 이는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해 아시아 패권국이 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 그것을 미국에 요구하기도 했다. 지금도 많은 중국인은 21세기가 다시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될 거라 믿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자유진영 국가들과 손을 맞잡으면서 중국의 세계패권 추구에 맞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이유로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을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디커플링을 하면서 세로운 경제체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국제질서의 대전환을 읽지 못하고 중국을 자극해서는 안 되며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이야말로 중국에 굴종을 자초하는 망국적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중국의 실체를 바로 알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중국을 ‘선한 이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중국이 우리와 평화체제를 함께 열어가는 주체라고? 평화를 지향하는 중국을 패권국가 미국이 괴롭히고 있으며, 한국은 여기에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한국에 널리 퍼진 반중정서가 이른바 ‘짱개주의’라고?


분명히 알아야 한다. 상호존중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외교의 원칙마저 무시하고, 한국을 능멸하려 드는 중국을 결코 우리 대한민국은 그냥 두고볼 수 없다. 당당해져야 한다. 쫄지 말아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미 그럴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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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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