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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침공 이후 최대 탱크戰, 러시아군 최대 굴욕 - 러시아군, 3주간 전차 130대 파괴됐다 - 탱크 공격 실패는 러시아군 장성들의 잘못된 전술 때문” - 동부 바흐무트는 일진일퇴의 공방전
  • 기사등록 2023-03-03 12: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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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3주간 전차 130대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남부 탄광 도시 불레다르 지역에서 최근 3주 동안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탱크전이 벌어졌으며, 이 전투에서 130여 대의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가 파괴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자 지면을 통해 보도했다. 불레다르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와 남부 자포리자 지역 사이의 전략 요충지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탱크를 앞세워 대규모의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우선 도로 주변 들판에 지뢰를 매설해,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량들이 이 도로로만 지나게끔 유도했다. 이른바 러시아군이 이용하는 도로에 킬존(kill zone)을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도로에서 떨어진 들판의 나무숲에 위장막을 치고 매복했다. 그리고 미국이 지원해 준 무기인 적외선 유도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과 우크라이나군의 레이저 유도 스투그나-P 미사일로 무장하고, 러시아군 탱크의 킬존 진입을 기다렸다. 후방에는 포병부대도 대기한 상태였다.


우크라이나군 탱크 부대는 도로를 사정거리 안에 둔 숲 속에 위장한 채 숨어 있다가 기습 공격을 가했다.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엔진을 끈 채로 기다렸다. 시동이 늦게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엔진 옆에 석유난로를 켠 채였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시작되면, 당황한 러시아 탱크가 돌아서려고 하면서 탱크 대열은 가장 취약해진다. 예상대로 러시아군 탱크는 지뢰가 매설된 도로 갓길로 돌아서려다가 폭파됐고, 이어 대열의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이 됐다. 바로 그 순간 우크라이나군 대포가 포문을 열어 집중 포격을 가해 더 많은 탱크를 파괴하면서 혼돈과 폭발의 현장이 이어졌다.


이 과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72연대 제1기갑대대 부지휘관인 블라디슬라우 바약 중위는 “우리는 러시아군의 전술을 알고 있었다. 준비도 돼 있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을 돌파하려고 피해가 커지는데도 3주 동안 계속 탱크 부대를 보냈다”고 밝혔다.


바약 중위는 “우크라이나군이 탄약고 등 고정 표적을 공격하는데 주로 사용해온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으로 줄지은 채 멈춰서 있는 탱크부대를 공격한 적도 있다”고 했다. 포격은 주로 미국산 무기인 M777 곡사포와 프랑스제 케사르(시저) 자주포가 담당했다. 하이마스는 일반적으로 탄약고나 병영과 같이 고정된 목표물을 공격하지만, 발이 묶인 러시아군 탱크 대열을 공격하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우크라이나군 탱크는 또 러시아 탱크의 반격 포탄이 닿지 않는 범위에서, 러시아 탱크의 좌표값을 드론으로부터 무선으로 받아 포격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군 전차장인 드미트로 흐레베녹 일병(20)은 일주일 전에 있었던 마지막 전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새벽에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16대가 다가오는 것이 포착돼 기습 공격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교전 지역에서 몇 km 떨어진, 반격 사거리를 벗어난 곳에서 기다리면서 지뢰지대에 들어서 멈춰선 러시아군 탱크를 드론 조종사와 무전으로 위치를 확인해 포격했다. 일단 교전지역에 들어선 러시아군 탱크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들판에는 러시아군의 망가진 전차들이 널려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뢰 폭발과 포격, 대전차 미사일에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들이 불레다르 인근 들판에 널린 드론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 군인 1명이 탱크 5대와 장갑차 3대 파괴하기도]


동부 도네츠크주(州) 마린카에서 우크라이나군 공습부대가 러시아군과 격전을 이어가던 중 한 군사가 재블린 미사일을 이용해 하루 동안 러시아군의 탱크 5대와 장갑차 3대 등을 파괴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공개한 영상은 우크라이나군 제79공습부대의 부대원이 탱크 5대 외에도 러시아군 BMP 보병전투장갑차 3대 등을 파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다만 정확한 촬영 시점과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에 재블린 8500대 가량을 제공했다. 재블린에 파괴되는 러시아군 전차가 늘자 현지에서는 “러시아의 최신 전차도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 앞에선 나약할 뿐”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재블린 미사일의 사거리는 65m~4㎞ 정도이며, 1기당 가격은 약 8만 달러(약 1억 500만 원)로 알려져 있다.


[참담한 러시아군, 패배를 자초]


탱크 행렬을 앞세운 러시아군의 공격에 우크라이나군이 원격 및 기습 공격으로 맞선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불레다르 점령에 실패하고 대패한 것에 대해, 군사블로거들은 거듭되는 탱크 공격 실패를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바그너 용병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Grey Zone)’은 “탱크 공격 실패가 러시아군 장성들의 잘못된 전술 때문”이라며 “숨진 병사들의 친척들은 이번 전투를 지휘한 장군들에게 전사자 가족들이 피의 복수를 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사실 러시아는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를 상기하며, 지난 수십년간 탱크전을 강조하고 신화(神話)화했다. 우랄 산맥에 위치한 공장들은 수천 대의 탱크를 생산했다.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군이 탱크를 앞세운 전투에서 졸전을 벌이며 패배했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NYT에 “러시아군은 지난 주까지 불레다르에서 너무 많은 탱크를 잃자, 전술을 바꿔 보병 공격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러시아군이 전략적 측면에서 자꾸 실패를 햐면서도 이를 수정하지 않고 되풀이한다는 점이다. 또한 러시아군의 패배는 잘 훈련된 병사가 부족한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NYT는 “러시아군은 정예부대들이 초기 전투에서 패배한 뒤, 숙련된 탱크 지휘관들이 부족하다”며 “우크라이나군은 탱크를 조종하도록 임무가 바뀐 러시아군 의무병을 생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새로 배치된 징집병들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도 숙련된 병사들을 잃고 신병들로 대체하고 있으며, 많은 전차병이 영국과 독일 같은 나라에서 서방 탱크에 대한 훈련 교육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주 간의 탱크전에서 얼마나 많은 자국 탱크가 파괴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탱크를 지휘하는 한 병사는 “러시아 전차병들이 킬존에 일단 들어서면, 살아서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그들이 잘못한 것은 애초 우크라이나에 왔다는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동부 바흐무트는 일진일퇴의 공방전]


한편, 우크라이나가 사수중인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러시아군이 포위하려고 계속 시도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지원군을 증파하면서 전투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바흐무트의 북쪽과 남쪽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포위망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우크라이나 측은 바흐무트 사수가 점점 힘겨워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지원군을 증파하는 등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제28기계여단장 유리이 마댜르 대령은 텔레그램 영상 메시지에서 “바흐무트는 견뎌내고 있다”면서도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한 대가가 커지면서 계속 지키기가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육군본부가 올린 텔레그램 영상에서 제93여단 소속 장병은 “적군(러시아군)이 조금 잠잠해졌다. (바흐무트) 외곽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때때로 폭발이 일어나고 포탄이 날아오지만 우리는 바흐무트를 지키고 있다. 아직까지 아무도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바흐무트의 상황이 여전히 가장 어렵다”며 “전투의 강도가 계속 거세지고 있다. 우리 국토를 해방하기 위한 작전을 위해 우리 전사들이 귀환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반격 작전 계획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바흐무트에 용병집단 바그너 그룹의 최정예부대를 앞세워 바흐무트를 포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SNS에 올린 오디오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군 증파 소식을 전하면서 “수만명의 우크라이나 육군 병사들이 맹렬히 저항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유혈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일단 서방 측이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탱크 등 무기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최대한 러시아의 전력에 타격을 준 후, 봄에 반격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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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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