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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1240조 쏟은 中 일대일로, '시진핑 리스크 끝판왕' - 일대일로를 강타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 “참여하는 족족 경제위기·디폴트”, 위기는 끝이 없다! - 이미 실패 확인된 일대일로, 시진핑 지시라 포기 못해
  • 기사등록 2023-02-27 12: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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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를 강타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BRI)가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촤대 위기에 몰렸다. 이 지역이 세계를 연결하는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잇는 중앙회랑(中央回廊‧Middle Corridor)이어서다.


우선 동남부 해안의 엠바 후누툴루 석탄화력발전소는 일대일로 구상의 일환으로 중국이 튀르키예에 직접투자한 사업 중 최대규모로 지진 피해지역인 아다나주에 위치해 있다.


발전설비용량 1320MW의 초대형 화력발전소를 2019~2022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완공 예정 시한을 넘겼지만 아직 완공하지 못하고 시범 가동중이었는데 이번에 대지진을 만난 것이다.


현재로서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피해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것은 실종자 수색 및 구출에 집중하느라 산업시설 피해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다.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서 아주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는 이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튀르키예와의 경제협력 강화는 유럽 진출의 발판으로도 작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이 발전소 건설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이 발전소의 정상운영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큰 타격은 일대일로를 열성적으로 지지해 온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이번 지진으로 다가오는 5월의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낙선이라도 한다면 중국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튀르키예가 지정학적‧지경학적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무역 실코로드가 거론될 때마다 핵심 루트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다. 중국이 구상중인 중국과 유럽의 고속철도도 이란을 거쳐 튀르키예의 이스탄불로 향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발칸 반도를 지나 서유럽으로 통하게 된다.


이렇게 전반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절대적 후원자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반드시 장기집권을 해야 하는데 이번 지진이 그 전망 자체를 완전히 흔들어 버렸다. 동시에 해상 및 육상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인 튀르키예의 대지진으로 관련 SOC건설도 당분간 전면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


이와 함께 에르도안의 리더십이 도전받음으로써 튀르키예의 위구르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금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튀르키예의 위구르족과 중국의 위구르족이 힘을 합쳐 독립운동을 하거나 이를 부추기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친중국적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으나, 에르도안이 권좌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중국의 고민은 커져가는 것이다.


[“참여하는 족족 경제위기·디폴트”, 위기는 끝이 없다!]


일대일로의 위기는 튀르키예 대지진 외에도 또 있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저소득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으로부터 돈을 추가로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진 데다, 투자했던 프로젝트조차 성과가 부실해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이로인해 일대일로의 미래 프로젝트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불확실성도 나날이 커져 가고 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지난 13일 브래들리 팍스 미국 윌리엄앤드메리 칼리지 원조데이터연구단장의 견해를 인용해 “2022년 중국이 공여한 해외 차관의 60%가 현재 재정난을 겪는 국가에 제공됐는데, 이 수치는 2010년 5%에 불과했었다”고 밝혔다.


포린폴리시는 이어 “중국산 자금을 지원받은 국가 중 상당수가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려, 중국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중국 자체 경제 사정도 좋지 않아서 계획 자체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경제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일대일로는 전성기 때엔 중국이 나머지 세계와 경제적 협력 관계를 맺는 핵심 요소로 여겨졌지만, 이젠 과거의 그림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2022년까지 최빈국 74개국이 갚아야 할 채무(350억달러) 가운데 40% 이상이 중국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로,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항만·공항 등 운영권을 중국에 넘겨줘야 한다.


이러한 일대일로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바로 스리랑카다. 스리랑카는 2010년 중국에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와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지만, 항구 운영으로는 차관을 상환할 수 없게 됐고, 결국 항구 운영권을 중국 업체에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경제난에 허덕이던 스리랑카는 지난해 디폴트(국가부도·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파키스탄도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한 후 중국에 진 빚이 해외채무 중 3분의 1에 달한다. 중국은 파키스탄에 도로, 철도, 송유관 등을 대규모로 지어주고, ‘과다르항’의 이용권을 취득했다. 나중에서야 중국의 간계를 알게 된 현지 주민들은 연일 반중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인구 2억 4천만명의 핵무장국 파키스탄이 중국과 잘못 맺은 인연으로 인해 디폴트로 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대일로로 인해 경제 위기에 빠진 국가들은 이들만이 아니다. 잠비아, 에콰도르, 레바논, 가나, 이집트, 튀니지, 페루, 에티오피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우간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주요 국가자산에 대한 운영 및 소유권을 중국에 넘겨줘야 했다. 이러한 실태에 대해 서방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프로젝트를 내세워 돈을 빌려주고 채무화시킨 다음 그 관리에는 관심도 주지 않아, 결국 많은 국가들을 디폴트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부패로 얼룩진 중국의 일대일로]


이렇게 한 국가를 디폴트로 몰고갈 정도의 위기를 만들어낸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들이 해당국가의 권력층과 밀착해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건설한 프로젝트들이 부실로 이어지기도 해 중국에 대한 비난은 날로 커지고 있다.


에콰도르의 경우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 명목으로 역대 최대 건설 프로젝트로 꼽히는 코카코도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중국수전’(Sinohydro)이 맡은 이 건설프로젝트에는 수백 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현지로 불러들여 2010∼2016년 공사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에콰도르는 27억 달러(약 3조3000억 원)에 달하는 건설비 중 85% 정도를 중국개발은행에서 6.9%의 금리로 빌렸다.


문제는 댐이 완공되었는데, 2018년 12월에만 발전기실 및 주변 설비에 크고 작은 하자 7648건 발견됐으며, 일각에서는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실공사 뒤에는 중국 업체 측에서 대통령을 지낸 인사와 그 가족 등에게 약 1000억 원 정도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수사결과가 나오면서 에콰도르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일대일로 과연 지속할 수 있을까?]


사실 일대일로는 이미 실패했다.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의 ‘2022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에 총 9620억 달러(약 1240조 원)를 투입했다. 이렇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했음에도 이렇다할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문제점들만 드러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중국내에서도 동맹국들이 빚에 허덕이고, 프로젝트에는 균열까지 등장하자 중국의 일대일로 역시 지속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먼 아시아프로그램 부국장은 FP에 “일대일로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중국에서 오랫동안 대출을 받아와 이를 버텨낼 만한 사치스러운 경제구조를 갖지 못했다는 점을 상당수 국가가 이제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대일로를 중국이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최고 권력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를 직접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23년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질 높은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중국 당국에게 있어서 천명(天命)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해내야만 한다.


이미 실패가 명확해졌고 앞으로 더 투자해봤자 중국이 진짜 원하는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들이 이미 확인되었음에도 무조건 ‘GO!’다. 최고 지도자가 직접 챙기는 정책이라서다.


이와 관련해 홍장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의 실패를 인정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일대일로의 실행 방식에라도 오류가 있었다는 말조차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대일로는 시진핑 개인의 정치적 유산과 너무 밀접하게 엮여 있다”고 밝혔다.


이것이 바로 중국을 망하게 하는 ‘시진핑 리스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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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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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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