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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러시아에 무기제공? 시진핑의 선택은? - CNN “中, 러에 드론·탄약 제공 협상중” - 바이든, “中, 러에 무기 지원시 경제적 후과” - 러시아 붕괴는 중국에도 타격, 무기지원도 불가능 상황
  • 기사등록 2023-02-27 06: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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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中, 러에 드론·탄약 제공 협상중”]


중국이 러시아에 드론과 탄약 등의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4일(현지 시각) 익명의 미 정보당국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무기 지원을 위한) 가격과 규모 등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는 중국에 드론과 탄약 등을 여러 차례 요청했고, 중국 지도부는 지난 수개월 간 살상 무기를 보낼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왔다”면서 “중국이 최근 몇 주 동안 장비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부연했다.


CNN은 지난 18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은 최근 러시아 군대에 대해 중국이 들키지 않고 러시아에 치명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를 원한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관리들은 미국이 최근 중국의 태도 변화를 암시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 관리들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충분히 우려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이 대포를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 러시아와 논의 중”이라고 같은 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독일 슈피겔은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공격용 드론 100대를 러시아에 파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인도 날짜는 4월로 예상된다”고 처음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났을 때 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왕이를 만난 뒤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지원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뮌헨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화시킨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이 러시아에 치명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어떠한 조치도 침략에 대한 보상일 뿐이며, 살인을 계속하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더욱 훼손시킬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中, 러에 무기 지원시 경제적 후과”]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설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A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만약 살상 무기를 공급할 경우 미국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일이 실제 벌어질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에 가해지는 엄청난 후과를 고려한다면 중국이 무기지원 카드를 꺼내는 것 자체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러시아를 지원한 뒤 제재를 받은 다른 국가들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그런 일을 한 사람들에게 엄격한 제재를 가했다”고 역설했다. 그러한 후과가 중국에도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를 한 셈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여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나눈 대화에서도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직면할 경제적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맥도날드에서 엑손에 이르기까지 600여개 미국 기업이 러시아를 떠났다”면서 “시 주석에게 중국의 미래는 서방 세계의 투자에 달려 있는데, 중국도 러시아와 같은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무기지원 가능성 강력 부인하는 중국]


중국은 그동안 공식적으론 중립적인 위치를 표방해왔다. 그래서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도 살상 무기가 아닌 헬멧이나 방탄조끼, 위성사진과 같은 것의 제공에 그쳤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은 서방이 제기하는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잠재적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항상 군사(무기) 수출에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분쟁 지역이나 교전 지역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부인은 그렇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던 왕이가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위한 '평화 계획'을 도입하고 유럽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전쟁 활동을 조용히 돕고 치명적인 원조의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서다.


왕이는 이어 “이 전쟁은 계속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선택은?]


사실 중국은 유럽과의 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 입장을 유지해 왔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의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면 중국은 유럽이라는 거대 시장을 완전히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중립을 지켜 온 것이고, 그래서 전쟁 1주년을 맞아 외교부가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방 발로 나오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살상 무기를 공급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실상 전쟁의 제2선 '당사자'가 되는 일로, 그동안 밝혀온 중립 기조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설이 괜히 나온 것도 아니다. 또한 왕이 역시 무기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특히 3월 또는 4월경에 시진핑 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중국의 무기 지원설은 더욱 더 힘을 더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어떠한 결단을 하게 될까? 사실 시진핑은 지금 진퇴양난의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가 연일 고전하고 있는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자니 자칫 푸틴이 권좌에서 물러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이로인해 결국 러시아 제국이 완전히 해체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는 중국에게 있어서 최악의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라는 양극체제가 존재하고 있었기에 중국은 나름대로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사실상 붕괴된다면 이젠 미국과 중국이 정면으로 부딪쳐야 한다. 이는 중국으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러시아 제국의 붕괴는 당장 중국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진핑은 그래서 러시아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 볼 수는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러시아가 승리할 수 있도록, 그게 아니면 최대한 현재 상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러시아를 지원해 주는 방식은 단순한 원유구입 차원을 넘어 이젠 무기 지원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푸틴이 손 벌릴 수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고 러시아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게 되면 당장 미국을 비롯한 유럽사회의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해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의 고삐를 당겨온 미국은 중국 관련 제재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가속 페달을 밟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 경제의 완전한 붕괴를 의미한다. 중국은 서방세계와의 교류가 없다면 당장 과거의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말로는 내수경제를 중심으로 얼마든지 자립경제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당장 식량 자급도 안되는 판이니 중국식 자립경제는 허풍에 불과하다.


결국 시진핑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무너져서도 안되고, 또 그렇다고 무기를 지원해 주기도 곤란한 상황에 몰려 있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시진핑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2023년은 시진핑 3기의 첫해다. 시진핑은 지금 무조건 경제를 회생시켜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다? 이는 사실상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러시아를 외면만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중국이 상당한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살상 무기보다는 민간용·군용 이중용도 품목을 민간 기업 간 거래 형태로 제공하는 정도의 '절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래저래 시진핑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시진핑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그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중국은 러시아의 몰락으로 인한 파도를 정면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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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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