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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결국 중국 손절 수순! - 미국 “중국 내 생산 반도체 기술 수준 제한” - 챗GPT 등 AI시대 도래, 반도체 수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 - 한국 반도체, 지금은 어렵지만 미래는 밝다!
  • 기사등록 2023-02-25 12: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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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내 생산 반도체 기술 수준 제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결국 중국과 손절 수순으로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미국의 이러한 조치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堀起)를 막겠다는 제재 차원이지만, 이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삼성과 SK에 제공한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지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첨단제품 생산 자체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겠다는 것이어서 삼성과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결국 중국 사업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의 입장이 최종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대(對) 중국 반도체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순응할 수밖에 없다.


일단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우리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잘해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대중국 디커플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또한 우리 정부도 미중간 패권전쟁에서 그동안의 중립적 노선이 아닌 미국측의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유예기간을 늘리는 방법 등의 소극적 회피방안 말고는 뚜렷한 타개책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과 네덜란드·일본 당국자들이 지난 1월 26일 밤 워싱턴DC에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최종 합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날 합의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중국 수출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돼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이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제조치만으로도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업그레이드는 물건너 갔다는 점에서 중국내 생산 계획에 있어서 전반적인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두 회사는 당장 생산성을 위해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정부는 또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에 지급하는 총 390억달러(약 50조원) 상당의 보조금에 대한 신청을 다음 주부터 받게 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보조금을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첨단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건설 계획을 밝힌 상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기로 상무부와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반도체 회사들도 결국 미국 정부가 제시하는 대중국 반도체 제재 방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 공장 가동과 관련해 범용(legacy)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존 시설 운영은 제한되지 않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장 업그레이드 불가능이란 문제점 외에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생산후 중국 시장 유입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미국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반도체기업, 앞으로 어떻게 할까?]


현재 상황은 한국 반도체산업들이 결국 중국에서 손을 떼야만 하는 수순으로 몰리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것도 길어야 3~5년이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압박은 정권이 바뀐다 하더라도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강해질 것이다. 그렇기 떄문에 미국은 자신들의 시간표에 맞춰 중국의 반도체 기술들을 봉쇄해 나갈 것이고, 이를 통해 패권전쟁에서 우위를 장악하려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은 이미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투자가 제한되는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에 묶여 있다. 여기에는 중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미만 첨단 기술 관련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진출한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와 패키징(후공정)에 대한 투자 규제는 미 상무부가 향후 2년 이내에 별도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이미 정해진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의 폐쇄를 전제로 한 사업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문제는 생각만큼 중국 공장 폐쇄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안 1기 공장에 108억달러(약 14조원), 2기 공장에 150억달러(약 19조5000억원)를 쏟아 부었다. 그런데 이 시안의 낸드플래시 공장에 기술 업그레이드를 못하게 되면 당연히 경쟁력은 추락하게 될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철이 될 것이다.


물론 중국에 투자를 중단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를 합쳐 약 3조~5조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는 것에 대한 혜택이다. 투자액은 170억달러(약 22조원)인데, 추가 투자도 예상된다.


결국 삼성의 경우, 중국시안공장 포기로 인해 상당한 피해가 올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리는 반도체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어렵지만 미래는 밝다!]


분명한 것은 한국 반도체의 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다는 것이다. 우선 챗GPT를 비롯한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 저장과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될 것이고, 이는 반도체 수요의 급증을 불러오면서 반도체 산업에 날개를 달아주게 될 것이다.


또한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때리기는 중국의 반도체산업을 옥죄이면서 한국의 반도체가 일취월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삼성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 대한 야심 찬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삼성에 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국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묶이게 되면서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미 바이든 정부의 행보는 삼성을 비롯한 한국 업체들의 중국 공장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YMTC처럼 급성장하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성장을 막는 효과도 크다”고 전망했다.


사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쌓고 있는 중국 업체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어서다.


스마트폰·PC 등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데이터 저장용 반도체인 낸드 플래시는 고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저장 공간을 마치 고층 빌딩처럼 높이 쌓는 경쟁이 치열하다. 20년 연속 낸드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현재 176단을 양산 중이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중국 YMTC는 232단 낸드를 개발했다고 발표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물론 아직 상용화에 들어갈 정도는 아닌 시제품 제작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을 추격해오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또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1위인 대만 TSMC의 ‘지정학적 위기’도 삼성에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바이어들이 대안(代案)으로 업계 2위인 삼성전자를 찾고 있어서다.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이 모두 삼성에게는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끝내 모든 것을 이겨내고야 마는 한국 특유의 저력도 한몫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러한 상황에 정치가 발목잡는 일이 없도록 국민들이 철저한 감시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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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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