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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현실로 다가온 ‘왕따 중국경제’, 세계공급망 무너졌다! - 문닫은 ‘세계의 공장’, 좌절하는 중국 노동자들 - 지난 30년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 스스로 문닫아 - 미국의 공급망 압박이 두려운 중국
  • 기사등록 2023-02-25 06: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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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왕따 중국경제’, 세계공급망 무너졌다!]


미중간 패권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성으로 인한 후유증이 중국에서 현실로 나타나면서 중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23일,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오던 중국이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하면서 장쑤(江蘇), 저장(浙江), 상하이(上海) 기업들이 사실상 인력 채용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최근 선전 옌톈항에 적재된 수많은 빈 컨테이너들이 먼지로 뒤덮여 있고, 빈 컨테이너가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장쑤성, 저장성, 상하이의 가공 및 수출 기업의 90%가 인력채용을 위한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컨테이너항인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내 주요 컨테이너 항들은 교역량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무역산업이 큰 전환점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동안 중국을 향하던 주문들이 이제 태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가면서 결국 중국 항구에는 빈컨테이너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인 교세라의 다니모토 히데오 사장은 “중국의 생산 및 해외 재수출 비즈니스 모델이 더 이상 실현 가능하지 않으며,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RFA에 말했다.


쑤저우에서 무역업을 하는 기업가 마야친도 “중미 무역 전쟁의 영향과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조치로 인해 기업들이 공급망을 외부로 옮기는 속도를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마야친은 이어 “최근들어 중국내 수출업체가 받은 주문은 전년 대비 약 90% 감소했다”면서 “결국 미중간의 디커플링, 곧 미국은 확실하게 중국과 분리될 것이며 이는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RFA에 말했다.


마야친은 또 “많은 사업가들이 손실로 인해 대학 연구 또는 학술 프로젝트 후원을 중단했다”면서 “중국 사회 전체가 급격한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20일 “이미 해외의 바이어들이 중국으로의 발길을 끊었고, 공장들도 동남아시아로 이전들을 했기 때문에 올해 수출 시장은 최악이 될 것 같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SCMP는 이어 “제로코로나 3년을 지나면서 경제엔진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로부터의 수요 감소와 지정학적 요인이 풀리지 않음으로 인해 경제 위기는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CMP는 그러면서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컨테이너가 없어서 수출을 더하지 못했었는데 이젠 그 엄청난 빈 컨테이너에 먼지만 쌓여 있고, 이를 옮길 트럭들은 주차장에서 하염없이 잠을 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으로 인해 개항한 지 29년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컨테이너 동향은 중국의 경제상황과 세계 무역의 중요한 바로미터인데 지금의 중국 항구 상황은 그저 암울해 보인다는 것이 SCMP의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 12월의 중국 수출은 2020년초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전년 동기대비 무려 9.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개월 연속 하락세이기도 한데, 문제는 이러한 동향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30년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공장은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1960년대 시작된 전 세계 제조업의 공장 해외 이전 추세를 생각하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이러한 공장 이전은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는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거대한 시장을 갖춘 중국이 그야말로 최적 조건이었는 점에서 당연했다.


그러나 중국이 낮은 임금이라는 강점을 유지하지 못함에도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자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들을 했지만, 미중간 충돌은 이 모든 전망을 뒤집어버렸다. 특히 중국의 무모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신뢰성과 영속성을 완전히 깨버렸다는 점에서 대대적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중국이 스스로 문을 걸어 닫고 해외와의 교류를 차단한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리안해도 미중간 패권 전쟁으로 공급망 이전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폐쇄적 방역 정책은 공급망 재편에 불을 당기는 역할을 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로서 당연한 선택이었다. 공장 가동 자체를 아예 못하게 하는 중국에 계속 미련을 두다간 기업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중국 대신 세계의 엔진으로 부상한 인도]


이렇게 중국이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바로 그 시기에 오히려 문을 더 활짝 열고 중국보다 더 저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유혹한 나라가 바로 인도다.


이미 중국보다 더 많은 세계 제1의 인구대국으로 부상한 인도는 중국을 대신할 세계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강력하게 부상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가 됐다는 통계와 함께, 2029년에는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동안 세계 경제의 '엔진' 노릇하다가 팬데믹을 고비로 흔들리는 중국과 대비된다.


지금 인도의 모습을 보면 마치 ‘세계의 공장’으로 막 진입하던 중국의 30년전과 거의 비슷하다. 14억명을 넘는 엄청난 인구가 '경제 체급'을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내수가 인도 GDP의 70% 정도를 주도한다.


특히 인도사회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 인도가 글로벌 엔진으로 부각되는 중요한 이유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사회주의식 폐쇄 경제체제를 고수하던 인도는 1991년 시장친화적 개방체제로 탈바꿈했다. 더더욱 2014년 출범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정치도 안정적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포인트는 인도가 미국과 중국간의 패권경쟁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가 또한 중국과 국경분쟁을 하면서 대 중국 강경정책을 채택하고 있고, 미국-일본-호주 등과 쿼드연합체를 만들어 미국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이다.


이러한 국내외적 환경이 인도를 세계의 엔진으로서 부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에 공장을 두었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인도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14 조립 일부를 계획하는 등 중국의 생산 설비 상당 부분을 인도로 옮길 예정이고, 이미 일부 공장은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차이나리스크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공장만 인도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중국에서 인도로 넘어오고 있다. 2021년만 하더라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를 전면에 꺼내들면서 빅테크와 사교육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조치에 들어갔다. 그러자 중국내 및 해외의 주식 시장까지 휘청거렸다. 이때 중국 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인도로 몰려들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는 “중국 증시가 약세장을 면치 못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로 몰려 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인도의 주식 시장 자체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인도는 중국 경제 위기의 대체 국가로서 반사이익을 누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미국이 중국을 정치·경제 전방위에서 압박하는 사이 인도는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이 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미국의 공급망 압박이 두려운 중국]


이렇게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두려운 것은 미국 등의 서방국가들이 밀어붙이는 공급망 배제 압박이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0일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과 유럽이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무기화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원활한 흐름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유럽은 지정학적 충돌이 없으며, 오직 광범위한 공동 이익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공급망 배제 압박에서 유럽이라도 끈을 놓지않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가득하다. 특히 반도체 등의 첨단제품에 대한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유럽까지 참여하게 된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설 땅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기를 쓰고 유럽의 동참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유럽은 이미 미국 주도의 대 중국 디커플링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러니 중국이 몸이 달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중국 경제의 현실이 중국의 컨테이너항구에 빈 컨테이너가 적재할 곳이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눈앞이 캄캄한 중국경제,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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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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