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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戰 1년,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전쟁 미래 보여준 푸틴과 바이든의 우크라 1년 연설 - 이미 전쟁에서 패배한 푸틴, 자신이 살기 위해 전쟁할 뿐 - 푸틴, 허세 가득한 연설했지만 내심 두려움 가득
  • 기사등록 2023-02-23 06: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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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1년,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벌써 1년이나 지났지만 당초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전략, 전술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유럽 주둔 미 육군 사령관 출신인 마크 허틀링 예비역 중장이 기고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전쟁 1년이 되도록 러시아군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되풀이하는 것을 감안할 때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허틀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금까지 5단계를 거쳐 왔는데, 매 단계마다 우크라이나군이 유연한 군대 문화 덕분에 러시아군보다 크게 우월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러시아군은 유연하지도 못하고 지도력과 추진력도 부족해 결국 우월한 국방력을 가지고도 전투에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양국 군대가 가지고 있는 기초적 본질이 전쟁에서의 성패를 갈랐다는 의미다.


허틀링은 이어 “유럽주둔 미 육군 사령관 시절 우크라이나군 지휘관 및 병사들이 훈련을 받으며 적응력이 커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제한 후, “반면 여러 차례 러시아군의 훈련을 목격했지만 그들은 부패가 심해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허틀링은 더불어 “푸틴의 전쟁 목표가 무엇이든 침공이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처음부터 알았다”고 전했다. 허틀링에 따르면, 푸틴은 러시아의 장군들이 이해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저 우크라이나는 원래 러시아 땅이라면서 당연히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전쟁을 일으킨 푸틴의 계산으로는 지난 2014년에 돌연 크름반도를 급습해 차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수도 키이우를 공격해 우크라이나를 차지하려는 간단한 계산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우크라이나 정권을 뒤집고 군대를 해체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복속시키고 흑해와 아조우해 항구를 장악하는 것이 푸틴의 계획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푸틴의 구상은 완전히 벗어났다.


무엇보다 러시아군은 통합지휘라는 가장 중요한 원칙을 무시했다. 러시아 장군들이 9군데 방면에서 제각각 공격하면서 해군과 공군력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1주일 정도면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던 전쟁이 푸틴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침공 6주 만에 러시아군의 패배로 1단계가 끝난 것이다.


그래서 푸틴은 지난해 4월 2일부터 전술을 바꿔 2단계로 돌입하기 위한 재정비를 시작했다. 러시아군을 동부로 옮기고 새로운 장군들을 임명한 것이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군대를 동부로 옮긴 뒤 몇 주 이내에 재편성하도록 지시했으나, 결정적으로 1단계 전투에서 패배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들을 하나도 개선하지 않았다.


이미 러시아군 병력의 40% 가량이 무력화됐고, 보급선과 지휘부는 궤멸된 상태였다. 러시아 장성들 모두가 궤멸된 군대를 물리적, 심리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았다.


그리고 4월 18일 러시아가 동부 공세에 나서 2단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러시아 지상군은 여전히 무기력했다. 분열되고 사기가 낮은 부대를 충분한 정찰과 제대로 된 지휘도 없이 무계획적으로 전선에 투입했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는 달랐다. 장군들은 빠르게 배웠고, 병사들도 혁신적이고 적응을 잘했다. 당연히 러시아군은 패배를 거듭했다.


3단계는 7월부터 9월까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이 수미와 하르키우 지역에서 대대적으로 철수하면서 소규모 반격만 했다. 사실 이는 남부의 대공세를 위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단계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큰 역할을 했다. 전선 후방의 러시아군을 교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여름 내내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은 1,2단계의 손실을 넘어섰다.


9월말 들어 푸틴이 남부 점령지 합병을 선언하면서부터 4단계 전투가 시작됐다. 푸틴은 이때 30만 명을 추가로 징집해 전선에 투입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러시아군의 능력은 변하지 않았다. 임시변통 징집으로 훈련도 장비도 불충분하고 지휘력도 부족했다.


그러나 이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는 이 시기 서방 지원 무기를 활용해 인상적인 공격을 펼쳤다. 또 특수부대와 빨치산이 협력해 러시아군을 더욱 교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주요 인프라스트럭처와 민간인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또한 러시아군 지도부의 전쟁 범죄가 지속됐다.


그리고 12월부터 5단계가 이어지고 있다. 전선은 큰 변화가 없지만 양측의 피해가 큰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교착상태는 아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느라 고전하고 있다. 푸틴이 계속해서 인해전술식의 총알받이들을 투입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장군들은 부족한 대공 방어능력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앞으로 공격할 표적을 확보하기 위한 정찰 활동과 반격을 지속하고 있다. 서방으로부터 신무기를 지원받아 군대를 훈련하는 한편으로 방어선을 고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앞으로 서방 첨단무기로 반격에 나서면 질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틀링은 이렇게 5단계로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돌아보면서 “군대는 사회의 특성과 가치를 반영한다”고 정리했다. 다시말해 장비, 교리, 훈련, 지휘력 모두 군대에 중요하지만 전투력의 핵심은 국가의 성격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푸틴의 권위주의 도둑정치는 우크라이나의 기민한 민주주의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니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쟁 미래 보여준 푸틴과 바이든의 우크라 1년 연설]


그런데 허틀링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미래를 극명하게 또다시 보여준 것이 전쟁 1주년을 맞아 행한 푸틴과 바이든의 연설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극적인 우크라 수도 키이우 방문은 앞으로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는 사실 푸틴에게는 충격적 사건이었다. 키이우로 간 바이든의 메시지는 “푸틴은 패배했다. 결코 러시아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모습을 본 푸틴은 당연히 흥분할만 했다. 그동안 공개연설을 꺼리던 푸틴은 21일(현지시간) 전국에 생중계된 상하원 합동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 주도 나토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했으며, 러시아 국가안보 확립과 역사적 정의 회복의 목적 달성을 위해 우크라 '특별군사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 밝혔다. 도발하지 않는 주권국을 침공한 것으로 결코 정당화할 수 없음에도 푸틴은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푸틴은 심지어 “우크라에 핵을 제공하려는 의지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런 서방의 동진 침략 노선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에 군사력을 먼저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푸틴은 1년 전 개전 때부터 '서방이 우크라를 무기 발사대로 삼아 러시아 국경을 위협하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우크라로 먼저 들어갔다'고 주장했는데, 1년 후 이런 자세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CNN은 푸틴의 연설에 대해 “푸틴이 1시간 45분이나 장황한 연설을 했지만 새로운 것은 전혀 없었다”면서 “이날 연설은 결국 전쟁 장기화로 인해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인들을 선동하는데 주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텔레그래프도 “핵무기 사용 가능성 카드까지 꺼낸 푸틴의 이날 연설은 크렘린궁의 허세를 그대로 드러냈으며, 그럼에도 진실을 숨길 수는 없었다”면서 “푸틴의 전쟁은 러시아를 망쳤다”고 평가했다.


반면, 푸틴의 공개적 연설 이후, 바르샤바 대통령궁 앞에서 수천명 군중을 대상으로 전쟁 1주년 기념 연설을 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생각은 틀렸고, 우크라이나는 1년 간의 전쟁에도 여전히 굳건하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 단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푸틴은 그의 탱크를 우크라이나로 굴리라고(roll into) 명령했을 때 쉽게 이길 것(roll over)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틀렸다”면서 “민주주의는 매우 강했고, 푸틴은 쉽게 승리하는 대신 러시아 군대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독재자들은 오직 한 단어만 이해한다. 아니오(No)라는 단어”라면서 “아니, 당신은 내 나라를 뺏지 못할 것이다. 아니, 당신은 나의 자유를 뺏지 못할 것이다. 아니, 당신은 나의 미래를 가져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바이든과 푸틴의 연설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황과 미래를 여실히 보여준다. 분명히 말하지만 러시아는 이미 전쟁에서 졌다.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수단을 강구한다 할지라도 계속해서 패배할 것이다. 이것이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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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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